이민수, 이서연 가정이 K국에서 드리는 편지 - 2016년 4월

평안히 지내고 계신지요? 이곳에선 다들 이때쯤 눈이 한 번 내려야 하는데 비가 일 주일에 한 번씩 내리는 유난히 따뜻한 봄입니다. 4월 초나 되어야 벚꽃 구경을 할 수 있었는데 여기에선 해만 나면 20도까지 올라가 3월 초부터 벚꽃, 앵두꽃을 시작으로 순서대로 만개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희가 어떻게 지내고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함께 손 모아 주실 제목들을 나누고 싶습니다.

1. 살아가는 이야기
 저희가 비쉬켁에 거주한지 8개월이 지났습니다. 겨울동안 채소, 과일이 없다고 하여 많이 걱정했는데 웬걸요. 요즘은 수입이 많이 되어서 귤이며 오렌지, 사과, 배, 바나나 등 과일도 계속해서 쏟아져 나왔고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반찬의 주재료인 감자, 당근, 양파는 여전히 아주 낮은 가격으로 나와서 먹는 걱정 없이 겨울을 무사히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살고 있는 아파트도 도시 전체 중앙난방으로 겨울 내내 더울 정도로 따뜻하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지난 편지에서 말씀드렸던 새로 산 집도 보일러를 틀어보니 아파트 못지않게 매우 따뜻해서 큰 어려움 없이 계속 수리를 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아이들이 많이 자랐는지요. 처음 도착했을 때 기저귀를 차고 유모차를 타고 다녔던 상진이가 이제는 엘리베이터 버튼도 곧잘 누를 정도로 키가 자랐습니다. 민지는 그동안 읽고 듣고 속에 담아 놓기만 했던 영어실력이 많이 늘어서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고 수업시간에도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선생님들께서 칭찬을 많이 하십니다. 새별이는 지난 겨울에 한국에서의 추억을 붙잡고 있는 듯 했지만 이내 학교에 다시 적응하고 여전히 애교쟁이로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귀여운 아이들이 갑자기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고민하게 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 3월 부활절과 봄방학을 코앞에 두고 민수 집사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의 학생이 갑자기 천국으로 가버렸습니다. 고작 16살인 남학생인데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내고 밤에 자러 갔는데 그러고는 눈을 뜨지 않았습니다. 민수 집사가 가르치는 아이는 아니지만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학교에서도 이런 일은 개교 이래 처음이라 무척 당황스러웠지만 전교생과 학부모들이 모여 함께 추도예배를 드리고 특히 부활의 소망을 더욱 품게 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저희를 단련시키기 위해 돈도, 집도, 차도 가지고 가셔도 상관없지만 저희 아이도 데리고 가신다면 저희는 이 일을 못합니다’ 하고 작년 이곳으로 떠나기 전에 기도한 적이 있습니다. 늘 노심초사 조심하고 주의를 주고 손을 꼭 잡고 다녀도 나의 노력과 상관없이 그냥 이렇게 데리고 가버리시면 나의 모든 노력이 헛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결국 삶과 죽음의 주관자는 우리 하나님이시니까요. 다음 주면 본국(영국)으로 돌아가 장례를 치른 가족이 학교로 돌아옵니다. 많은 위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2. 일하는 이야기
이민수 집사 : 생물교사인지 체육교사인지 헷갈릴 정도로 두 가지를 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체육을 담당하던 선생님이 지난 성탄절을 앞두고 온가족을 이끌고 본국으로 가셔서 안식월을 보내고 계셔서 모든 남교사와 새로 오신 초등 체육 선생님이 체육을 가르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민수 집사는 선택과목으로도 체육을 맡아서 축구, 하키, 아이스스케이팅, 수영 등 만능 스포츠맨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학교를 마치면 저녁에는 집으로 가서 손수 집수리를 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손수 하다 보니 시간이 길어지고 있지만 앞으로 두 달 안에는 이사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올해 있을 학습캠프에 오시는 한국교사들의 숙소로도 사용할 예정입니다. 누구든 오시면 편히 쉬실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서연 집사 : 과외를 받던 학생의 개인사정으로 과외를 그만 두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 양육과 집안일, 리본공예, 그리고 무엇보다 저희가 이곳에 온 가장 큰 이유인 ㅅ교사 자녀 캠프를 집중적으로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지교회에서 리본 헤어핀 강의 요청이 와서 여성모임에서 하루 강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헤어핀을 팔기도 하고 리폼도 하고 있습니다. 리본공예 강의와 판매 수익은 얼마 안되지만 전액 한인교회 건축헌금으로 내고 있습니다. 또 3월부터 ㅅㄱㅅ 자녀를 포함한 교민 자녀 대상 학습캠프(저희 가정이 2년 전에 참여했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4월부터 접수가 시작되었고 현지에서의 접수, 장소 섭외, 학부모 안내 등 실무를 보고 있습니다.
이민지, 새별, 상진 : ㅈ일 아동부에 성실하게 출석하고 있고, 특별히 아동부에서 매월 시편을 한 편씩 암송하고 있습니다.

3. 손 모아주실 소원
1) 저희 가정이 ㅎㄴㄴ을 기쁘게 ㅇㅂ하고 섬기는 가정이 되고, 왜 그리고 어떻게 그 분이 저희 가정을 이곳으로 보내셨는지 잊지 않고 기억하며 순종하는 가정이 되도록
2) 가족의 건강(특히 새별이 피부)과 안전(등하교길, 집수리, 신변안전 등)을 위해
3) 맡은 사역(엠케이 교육, 한인교회 아동부, 선생님들 위로, 리본공예를 활용한 사역 협력 등)을 성실하게 감당하도록
4) <중요 ★> 현재 근무하고 있는 호프 아카데미가 정식 국제학교로 전환하여 등록하기 위해 재단을 설립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만 엠케이(ㅅㄱㅅ 자녀) 학교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에 합의를 하고 계속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의사소통의 문제, 신뢰의 문제 등이 있고 또 교사가 더 필요합니다. ① 재단설립을 위한 협의과정이 정의롭게 진행되고 모든 학교 구성원들이 원만하게 합의할 수 있도록, ② 엠케이(ㅅㄱㅅ 자녀) 학교로서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도록, ③ 부족한 교사 자리(중등 영어, 중등 과학, 특수, 상담, 초등 교장, 디렉터)가 채워지도록 손모아 주세요.
5) <중요 ★> 8월에 있을 학습캠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① 학습캠프를 준비하면서 하나님과 더 깊은 교제로 성령충만 하도록, 준비와 운영의 과정에서 ㅅㄷ의 공격이 없도록, 있더라도 충분히 이기도록 ② 현지 선생님들과 한국 교사들이 거리를 넘어 ㅅㄹ으로 소통하여 한 마음으로 캠프를 준비하도록 ③ 수업을 잘 준비해서 실제적으로 이 곳 엠케이(ㅅㄱㅅ 자녀)와 교민 자녀들에게 도움이 되는 캠프가 되도록 손모아 주세요.

 멀리 떨어져 있지만 더욱 성령의 교통하심을 누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 안에서 늘 강건하시길 소원하며 이만 줄입니다. 다스비다냐.

2016년 4월 9일
이민수, 이서연 가정 드림.


P.S. K국이 우리 TCF에서 진행하는 R국 캠프, 같은 나라인 것은 아시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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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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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호

2016.04.21
11:20:34
(*.251.223.106)

기도 편지 감사합니다~^^

우리가 힘모아서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관리자

2016.04.22
20:59:49
(*.197.214.48)
profile

감사합니다.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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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0 소망을 주시는 하나님! 1217     2001-10-15
지난 이틀간 제가 한 일은 비상식 그 자체였지 않나 생각합니다. 세 아이를 버려두고 그멀리까지 떠났었고 새벽을 달려 서울로,서울 거리에서의 새벽 3시간의 방황,그리고 서울에서 첫차 6시 버스를 타고 청평으로 그리고 청평에 세워 두었던 전혜숙선생님 차...  
3259 Re..나도... 1079     2001-10-17
전혜숙선생님처럼 선생님의 가족애에 도전을 받았어요.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끼리 예의있게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고 정성껏 섬기는 모습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가족은 서로 편해서 마음놓고 대할때가 있으니까요. ...그날 정말 감사했어요. 윤선하: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