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시는 하나님

 

  혼자 기차나 버스를 타고 여행을 할 때면 차창 밖 풍경을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을 정리하거나 감상에 젖곤 한다. 해질녘에 창밖을 바라보다보면 산기슭에 있는 외딴 집의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한 장면이 눈에 들어오면, 저녁 시간의 어스름한 분위기와 시골집과 굴뚝 연기가 묘하게 작용하여 고향과 집에 대한 그리움이 은근히 밀려오게 된다. 아마도 나무와 산야가 짙은 갈색으로 돌아가는 11월의 여행에서 그런 정취를 더욱 느낀 것 같다. 돌아갈 곳이 있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여행이기에 아련하고 아름다운 정취로 느껴지지만, 갈 곳이 없고 기다리는 사람이 없는 방랑이라면 그 정취는 마음을 슬프게 할 것이다.

 

  레위기에서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거룩하게 하기 위한 의식과 규례들을 설명하신다. 그리고 26장에서는 그러한 규례와 계명에 순종했을 때 우리가 받게 되는 복과 불순종했을 때 받게 될 징계에 대해서 말씀하신다. 순종했을 경우의 평화와 풍성한 삶,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해서 한차례 말씀하시고는, 불순종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로 반복하며 점점 커져가는 재앙과 징벌에 대해서 강조하신다. 그런데, “이런 일을 당하여도~”, “너희가 이같이 될지라도~”로 시작되는 문장들 속에서는 징계 자체의 처참함 뿐만 아니라, 돌이키고 돌아오기를 원하시는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진다. 그리고 26장 뒷부분에서는, 깨닫고 마음이 낮아져서 형벌을 순히 받으면 언약을 기억하시고 다시 우리의 하나님이 되실 것을 약속하신다.

 

  누가복음 15장에는 우리가 잘 아는 ‘돌아온 탕자의 비유’가 나온다. 둘째 아들이 자기 몫의 재산을 강청하여 받고는 먼 나라에 가서 허랑방탕한 생활을 한다. 궁핍하여져서 비참한 처지가 된 후에야 비로소 아버지와 고향 집을 그리워하게 된다. 아버지의 종으로 사는 것이 차라리 낫겠다고 생각하며 뉘우치고는 겨우 용기를 내어 돌아오게 되는데, 애타게 기다려 온 아버지는 멀리서부터 보고 환영하며 잔치를 베푸신다. 한편, 아버지와 함께 살며 착실히 일을 해오고 있던 맏아들은 이 과정을 못마땅하게 여겨 화를 내며 불평을 하게 된다. 아들이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던 아버지의 마음을 몰랐기 때문이리라.

 

  기다리시는 하나님의 모습은 호세아에서 더 극적으로 나타난다. 하나님은 선지자 호세아에게 음란한 여인 고멜과 결혼할 것을 명하신다. 고멜이 자녀들을 낳은 후에 다시 음란에 빠져 다른 남자와 함께 살게 되자 몸값을 치르고 다시 데려와 함께 살라고 명하신다. 하나님은 우리가 죄에 빠졌을 때 죄에서 뉘우치고 돌이키기를 기다리고 계시며, 더 나아가 우리를 찾아와 죄값을 치르시고 우리를 회복시키실 정도로 우리를 한없이 사랑하신다.

 

  우리가 잘못했거나 죄에 빠져 있을 때에도 포기하지 않으시고 우리가 돌아오기를 기다리시는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은 우리에게 큰 힘이 된다. 징계를 당할지라도, 그것은 버림받은 결과가 아니라 돌이키기를 기다리는 아버지의 마음에서 나온 것임을 안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데 큰 소망이 된다.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은 기다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를 찾아와 죄에서 회복시키시는 데까지 이어진다. 나그네 길인 우리의 인생 여정은 비록 아픔이 있을지라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겨질 것이다. 우리의 삶에는 기다리시는 하나님이 계시고, 돌아갈 하늘 집이 있기 때문이다. 징계를 받게 되더라도 기다리시는 하나님께로 돌이키자! 그리고 넘어지더라도 하나님 쪽으로.......!

조회 수 :
2001
등록일 :
2010.12.19
22:35:23 (*.58.82.18)
엮인글 :
http://www.tcf.or.kr/xe/freeboard/159811/fd3/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59811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sort 비추천 수 날짜
418 [좋은교사] 고려대학교 동문을 찾습니다 [1] 1349     2010-11-25
기 선생님, 언론을 통해서 보셨겠지만, 고려대학교가 이번 수시모집 가운데 ‘세계선도전형’을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한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입학사정관제가 금지하고 있는 토플, 텝스, 토익 등 외국어 스펙을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417 회개하고 기도할때입니다!!! [5] 1650     2010-11-24
http://www.youtube.com/watch?v=sE7jsWqaJ4A http://www.youtube.com/watch?v=rMQzNZpApL4&feature=related 연평도를 보며 맘이 너무 아픕니다. 유튜브동영상 한편, 보세요... 어느 목사님이 우리나라에 전쟁이 있을것이라고 예언했답니다. 아이티지진과 ...  
416 누구와 함께하는가? [1] 1297     2010-11-26
누구와 함께하는가? 여행을 다녀온 이야기를 나누거나 다른 사람의 경험을 듣다 보면 한 가지 정리되는 생각이 있다. 여행의 만족은 어디로 가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가느냐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어쩌면 여행의 진정한 가치는 ‘어떤 장소를 가는 것...  
415 글없는 책으로 구원의 메시지를 전하기 4084     2010-11-29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한다. 한 쪽을 미워하고 다른 쪽을 사랑하거나 한 쪽을 중히 여기고 다른 쪽을 업신 여길 것이다.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아울러 섬길 수 없다." (마태복음 6장 24절) 마태복음 6장 24절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어린이 전도에 대...  
414 등대지기학교 소감문(8강)..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1197     2010-11-29
8강 송인수 선생님 강의..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은 꼭 옵니다." 이 운동은 전문가의 운동이 아니다. 소중한 부분이 재정으로 후원하는 것이다. 회원이 된다는 것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충분히 의심해 봐야 한다.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을 처음 시작하게 된 ...  
413 보이지 않는 사람들... [2] 1099     2010-11-30
어렸을 적부터 신앙생활을 하다 보니 '묵은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주일학교 시절의 친구들 중에는 한 때 보였다가 보이지 않는 친구들이 있었고, 그 친구들 중에는 다시 볼 수 있던 친구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래도 학...  
412 2011년 1월 울산 협동학습 기본과정 '직무연수' 안내 [1] file 1984     2010-12-03
 
411 아이들 기도제목을 올리실때.. 1441     2010-12-04
아이들 기도제목을 게시판에 올리실때, 한글 첨부 파일로 올려주셨으면 합니다. 가끔 아이들이 네이버 등 검색엔진에서 자기 이름을 검색하다가 TCF 홈페이지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 기도제목을 올리실때.. 첨부파일로.. 부탁드립니다.^^  
410 성경사전... [6] file 2498     2010-12-05
 
409 포항지역방문 그리고 겨울수련회 [10] file 3530     2010-12-08
 
408 겨울수련회 등록이 시작되었습니다. [2] 2834     2010-12-10
겨울수련회등록이 시작되었습니다. 1. 선택식강좌 김태현쌤강좌는 정원 40명 고정입니다. 다른 강좌도 40명정도가 기준이 될 것 같습니다. 정원이 차면 해당강좌는 닫히게 되어 신청이 안됩니다.^^ 2. 입금계좌는 아래와 같습니다. 입금계좌 안내 농협 351-027...  
407 '뭐어 어린이캠프' 수련회홍보영상재미있네요 1812     2010-12-17
이영호쌤의 딸 이시은 학생의 연기력이 아주 출중한 것 같습니다^^ 정말 귀가 막히고 코가 막힐 정도로 훌륭하게 흉내낸 것 같아요. 그리고 장국한쌤의 뭐어 어린이 어린이캠프 하는 부분이 웃음을 자아내는데요. 처음에는 '소는 누가키우나'라는 멘트가 조금 ...  
» 기다리시는 하나님 이현래 2001     2010-12-19
기다리시는 하나님 혼자 기차나 버스를 타고 여행을 할 때면 차창 밖 풍경을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을 정리하거나 감상에 젖곤 한다. 해질녘에 창밖을 바라보다보면 산기슭에 있는 외딴 집의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한 ...  
405 전화번호가 바뀌었습니다 1576     2010-12-21
핸드폰을 바꾸면서 전화번호가 바뀌었습니다 016-9243-육칠육공----------> 01공-오칠육공-6760 으로 바뀌었습니다. 먼저 전화에서 연결이 되지 않으니 참고하세요~  
404 Math in God-기독청소년 수학 캠프 1584     2010-12-29
샘들 오랜만입니다. 방학을 맞아도 여전히 바쁘시지요? 제가 몇분 샘들과 함께 주님인도하심이라 느끼며 준비하고 있는 작은 움직임 하나 나눠봅니다. 이곳에 가장 먼저 홍보합니다.^^ 울 세 딸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을 더 많은 아이들과 나누면 좋겠다는 ...  
403 거룩 - 일상으로 드리는 예배 [3] 1655     2011-01-01
거룩 - 일상으로 드리는 예배 깨끗함, 흠이 없음, 구별됨을 의미하는 거룩은 신구약성경 전체에서 일관되게 중요시되는 주제이다. 거룩은 하나님의 대표적인 속성이며, 피조물인 우리가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구약에서는 이...  
402 예수 아름다우신(beautiful saviour) file 7242     2011-01-03
 
401 2011 실행위 워크샵 후기 [4] file 2623     2011-01-04
 
400 주님은 산 같아서.. [1] file 2431     2011-01-08
 
399 눈물 흘리시는 예수님.. [3] 2205     2011-01-11
요즘 시각장애와 정신지체를 공부하며, 제 자신이.. 하나님 앞에 영적인 시각장애이며 정신지체임을 고백하게 됩니다.. 어쩜.. 이렇게 영적인 눈이 어두울 수 있을까?.. 죄 때문에 죽을 수 밖에 없었던 나사로를 보며, 마음이 아파서 눈물을 흘리셨던 예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