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바빠진 저의 삶
집에만 있어도 쉴 새 없는 아이들의 주문에 정신없는 나의 삶

뜻하지 않게 밖으로도 바빠지면서
세 아이들을 방목만 하기에도 너무 벅찬 삶

남편이 어느 날 꼬리뼈가 아프다며
허겁지겁 한의원에 달려가는 뒷모습을 보며

여간해서 병원 안가고
아프다소리 안하는 참을성 많은 남편이건만

얼마나 아팠으면 저렇게 정신없이 달려갈까
덜컥 미안하고 두려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예전엔
저렇게 말도 없고
속내를 표현 할 줄도 모르는
독덩어리 같은 남편

나나 되니 함께 살아주지
사람들은 터지는 내 속을 알까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나처럼 뒤죽박죽
정리도 잘 못하고
요리도 잘 못하고
옷도 잘 못챙겨주고
짜증나면 바로 화내고
맨날 아이들 속에서
바쁘게 사는것이
벼슬인양 시끄러운
나 같이 형편없는 아내를

소중한 아내라고 여기며
한결같이 변함없이 살아와준
남편이 참 대단한 사람이라
말합니다.

늘 해야하는 일 속에서 장도 별로 안좋고 꼬리뼈도 아프고
눈은 안구건조증으로 뻘겋고 잠은 아이들 재우다가  어쩌다가
쪽잠 자고 ..

결혼 후 두 달만에 첫아이가 생기고 정신없이 임신 출산 하다보니
어느덧 결혼 9년째가 되어갑니다.
아이들 속에서 바쁜 일상으로 남편이 제 눈에 가려져 있었네요
참 미안한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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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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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2007.07.01
15:20:46
(*.25.130.186)
숙진샘.....저랑 비슷한 고백을 하시는 듯하여 공감이 많이 되네요. 사진으로 보는 형일샘 얼굴이 정말 많이 수척하시더니만 여기저기 몸도 아프신데가 많으신가봐요. 건강하시도록 기도할께요. 아.. 참... 그리고 저도 애들 방목하는데...^^;;;

민들레

2007.07.01
20:34:14
(*.150.199.170)
가슴 아픈 글인데 웃지 않을 수 없네요...
사랑합니다. 숙진 샘...참 대단한 사람...
이렇게 나를 돌아 보고, 남편을 돌아 보고, 갈수록 두 사람의 사랑과 이해가 깊어 가는 결혼을 축복합니다.

조숙진

2007.07.02
08:38:41
(*.182.34.8)
저요~ 정말 염치없는 사실이 있답니다. 이렇게 글 써놓고 어제 주일과 전날 토요일 이래저래 일많이 하고는 지쳤는지.. 갑자기 저의 권리를 주장하고싶은 생각에 사로잡혀 가을에 서울과 전주 겨울에 춘천에서 연주가 있을 예정인데 노래연습도 하나도 못하고 사는 제자신에 제가 짓눌려 애꿎은 남편에게 반항이랄까 .. 침묵의 때갱이(?)를 써서 또 불쌍한 우리남편 내 기분 풀어줄라고 비싼 음식점
가서 먹여주고 그랬답니다. 정말 부끄럽습니당~

조숙진

2007.07.02
08:43:33
(*.182.34.8)
아! 민들레쌤~ 때갱이란 말은 절라도 사투리로 어린아이가 조르듯이 때를 쓴다는 의미지요 또 다른 사투리로는 땡깡을 놓다라는 말도 있답니다. ㅎㅎ 워낙에 전북 정읍내장산 자락 (친정) 사투리(전남 광주가 가까운 탓에!)가 톡톡 튀어나오니...

민들레

2007.07.06
22:30:41
(*.150.199.170)
ㅎㅎㅎ 고마워요. 주석까지 달아 주고...^^ 땡깡을 놓는다는 말은 대구에서도 쓰는데...
조샘의 마음이 그저 이해되는 거 아시죠...? 힘들 때 때 쓸수 있는 남편이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죠^^.
여유를 가지고, 재밌게 연주를 준비하도록 기도할께요.
바쁘네...이제 비상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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