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68
"얘들아, 엄마 다녀올게. 계란찜 만들어서 꼭 밥먹고 학교가라"
아이들이 잠결에 한놈은 "녜"
한놈은 고개를 끄덕이고 한 놈은 그냥 잠을 푹 자고 있고...
오늘은 북한 학생들 가르치고 사무실 업무도 좀 돕고 회의도 하고...
모든 일을 몰아서 서울 다녀오는 날.
여러가지 하루에 다 해야하기에 아이들 일어나기 전에 이 엄마가 먼저 집을 나섭니다.
밥을 해줄 겨를도 없습니다.
언젠가부터 우리집 밥당번이 되신 어머님이 전기 밥솥에 밥을 해놓으셨는데 아이들에게 반찬을 만들어줄 겨를이 없더군요.
서울에 도착해서 터미널근처에서 제가 좋아하는 이삭토스트를 사먹으며 아이들이 눈에 밟히더군요.
"전화해볼까?"하는 맘.
"아니야, 잘 챙겨먹고 갔을거야"
그러다가 그냥 길을 갔죠.

길을 걷다가 문득 "내가 지금 아이들 챙겨야할 시기에 뭘 하고 다니는 건가?" 하는 맘이 들곤 합니다.
그래서 길가면서 기도합니다.
"주님, 다 아시죠?"
주님이 말씀하시는듯합니다.
"그래, 세 아이는 너보다 내가 더 잘 키워주마."

늦은 밤,
사무간사님들은 피곤한 얼굴로 야근을 하고 있고
정책팀 회의가 아직 진행중인데 저는 춘천행 무정차 버스를 타야하기에 먼저 사무실을 나옵니다.

집에 오니 아빠와 아이들이 주몽을 보느라 제가 온줄도 모릅니다.
드라마가 다 끝나고 물었습니다.
"오늘 아침밥 잘 먹었니?"
흡족해하며 밝은 얼굴로 아이들이 대답합니다.
"아주 맛있는 걸 먹었어요."
아이들은 할머니께서 어제 끓여놓으셨던 된장국에 밥을 맛있게 비벼먹었다고 자랑을 하네요.

"너희들 엄마가 이러고 다니는 것이 이해가 되니?"
하니까 또 대답합니다.
"그럼요. 엄마는 하나님 일 하고 다니잖아요."

편하게 대답하는 하진이,
"엄마를 이해한다는 것은 엄마가 집에 없을때 잘 지내겠다는 대답이 되어야해" 엄마의 무거운 반응에 황당해함.

아무튼 스스로 밥을 먹는 아이들.
어느날은 고구마와 우유와 꿀을 섞어서 고구마 라떼로 아침을 먹고
어느 날은 우유와 달걀과 소금을 넣어서 전자렌지에 달걀찜을 해먹기도 하고
어느 날은 비엔나 쏘시지와 어묵구이와 냉동식품을 튀겨먹기도 하는 우리 아이들.

그 아이들이 고맙고 감사한 이 밤입니다.
아이들 두고 학교에 가는 아줌마샘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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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06.09.12
09:42:42 (*.58.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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