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릴레이 기도
교사들의 모습
학교현장의 회복이 시급히 필요하다.
십수년 간 학교 현장에서 생활하며 느끼는 것은 학생이나 학부모, 관리자들의 회복 뿐만이 아니라, 무엇보다 교사들의 회복이 조속히 요구된다는 것이다.
전문지식의 부재로 학생들에게 비난을 받는 교사, 폭력과 폭언 등으로 학부모들에게 지탄과 비난을 받는 교사, 불성실과 시기, 질투 등으로 동료교사들에게 외면을 당하는 교사, 학교측의 정당치 못한 사항에 부화뇌동하는 교사, 가정의 문제점을 안고 잘못된 생활관을 주입하는 교사 등이 있다. 이런 여러 모양의 좋지 못한 점이 드러나는 학교 현장의 교사들의 모습이 보이는 것은, 단지 시대 상황의 변화만을 탓할 일은 아니다.
교사는 학생들의 인생의 향방을 좌우할만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그렇기에 교사 한 사람이 수천 수만의 학생들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엄청난 영향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교사의 중요성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폭력과 폭언의 교사
새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학교에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한 선생님이 학생에게 맞아 그 학생이 징계를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학생이 선생님을 때린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하면서도 선생님들은 태연했다. 당연히 있는 일이고, 다만 우리 학교에서는 그동안 발생하지 않았을 뿐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제 염려하던 일이 터졌고, 그것을 수습하는 것이 필요했다. 모두들 말세라고 말씀들을 하셨다. 학생놈들이라고 하면서 역정을 내시는 분들도 있었다. 그러나 학생들의 의견은 또 달랐다.
"할 수 있는 말인지 모르지만 그 선생님은 사실 맞아도 싸요."
학생 입장에서 자신을 가르치는 선생님에 대해 이렇게 말할 정도라면, 그리고 그것도 한두 명의 편파적인 말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입을 모았다면, 이것은 교사에게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학생들의 말로서는 그 선생님은 '무조건 자신의 말만 들어야 한다', '돈을 너무 밝힌다,' '욕을 빼면 말을 하지 못할 정도다.', '폭력자다.', '편애를 한다.', '전공과목에 대해 전혀 가르치지 못한다.', '학부모의 자존심을 건드린다.' 등이었다.
그 날도 이 선생님이 학생의 뺨을 때리는 과정에서 비롯되었다 한다. 교사들의 행위가 정당한 지도가 아니라, 폭력으로 학생들이 느꼈을 때 아이들의 감정이 위와같이 폭발하기도 한다.

선생님들을 변화시켜 주세요
무엇보다 내가 몸담고 있는 학교에서 이와같은 일이 발생한 사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더욱이 기독학생들과 기도할 때마다 빠짐없이 기도하는 것이 우리 학교 선생님들에 대한 기도였다. 특히 예수님을 알지 못하는 선생님들을 만나주시고, 폭력과 폭언을 사용하시는 선생님들을 변화시켜 달라고 기도하며 여기까지 왔다.
씁쓸한 마음을 가지고 아이들과 정해진 예배 시간에 모였다.
"여러분, 여러분들은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우리 학교의 한 선생님이 학생에게 맞았다는 사실을요. 물론 그 선생님이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하고, 또한 부당하게 학생의 뺨을 때렸다고 들었는데, 이유야 어떻든 생겨나지 않았으면 하는 일이 우리 학교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우리 학교를 위해 더 기도해야겠어요. 교사 한 분이 이토록 중요하답니다. 한 선생님과 한 학생을 통하여 학교의 분위기가 무척 좋지 않지요? 여러분! 여러분들의 담임선생님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여러분들이 사랑하는 선생님들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우리를 힘들게 하시며 기도 못하게 하는 선생님들을 위해, 우리를 괴롭히는 분들을 위해서도 예수님의 사랑이 가슴 깊이 심어지도록 기도해주세요."
이내 아이들은 기도하기 시작했다. 고개 숙인 아이들의 기도소리는 점점 더 커졌고, 예배실을 가득 채웠다.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는 아이들 사이에서 나도 기도하기 시작했다.

매일 아침 기도회
기독학생들과 '신입생을 맞이하기 위한 2주간 아침 작정 기도회'를 매일 아침 7시부터 7시 30분까지 하였다. 그 기도회를 마쳤을 때 바로 이어서 성령이 주시는 마음으로 신입생들이 잘 적응하기를 소망하며 아이들과 나흘을 더 연장 기도했다. 그 기도회가 계속되는 가운데 위와 같은 불미스러운 소식을 들은 것이다. 기도할 때마다 애통한 마음이 내 가슴을 짓눌렀다. 그러면서 주시는 마음은 더욱 기도하라는 음성이었다.
2004년 3월 19일부터 매일 아침기도회를 하라는 음성을 들려주신 것이다. 이미 그 기도회는 시작되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기독학생들도 시간과 여건을 맞추어 기도하고자 했다. 기도를 강제로 하게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성령이 주시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음성을 아이들에게 전했을 때, 아이들은 다섯 명에서 열 명 등 그 이른 아침에 모이기 시작했다. 기도회를 새롭게 시작할 때 우리가 소망하는 것은 비단 인원의 문제로 국한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하나님께 나아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기도회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이며, 도한 하나님과의 약속된 시간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그렇기에 지속성이 요구된다. 이제 시작된 영훈고 안에서의 아침 기도회는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선생님들을 위한 릴레이 기도
하나님께서는 선생님들 위한 기도의 방법까지도 알려주셨다. 그동안 기도했던 모습을 생각나게 하시며 다시금 재점검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기도하게 하신 것이다.
영훈고의 선생님들은 모두 90여명이다. 그 동안은 이 선생님들 중 특별한 기도가 필요한 분들, 즉 몸이 불편하신 분, 폭력과 폭언을 사용하시는 분, 하나님께 대적하거나 선한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는 분들, 그리고 신우회 선생님들을 먼저 기도했고, 다른 분들은 구체적으로 이름을 거명하지 않은 채 뭉뚱그려 기도했었다.
하나님께서는 지혜를 주셨다.
90여명의 선생님들 명단을 서너 명씩 정리해 용지에 적어 나누었다. 그리고 작은 컵에 담았다. 예배를 드리며 기독학생들에게 그것을 한 장씩 뽑도록 했다.
"여러분, 오늘부터 선생님들을 위한 기도를 새롭게 시작합니다. 그동안 우리가 너무 편하게 기도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정말로 우리 선생님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알고 실천하시는 분들이 되시길 소망하며 우리가 진심으로 기도했으면 합니다. 여러분. 그래서 하나님께서 이와같은 방법을 알려주셨어요. 지금 이 컵안에 있는 쪽지를 뽑으면 선생님들 성함이 있습니다. 그 명단을 뽑는대로 일주일간 그 선생님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기도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뒷면에 기도한 본인의 이름을 적구요. 그렇게 일주일 기도한 다음에 다시 컵에 넣어 또 뽑은 다음에 계속 릴레이로 기도하려 합니다."

끝까지 끝까지 기도하라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나는 말을 계속했다.
"여러분! 우리가 이렇게 기도하기 시작하는 것은 이제 기도의 끝은 없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선생님들을 위한 기도는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한 분 한 분을 위해 지속적으로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여러분! 우리 기도하면서 그 선생님들을 정말 예수님께서 만나주시나 그렇지 않나 우리 한 번 두고 봅시다. 여러분들이 기도하다가 졸업하면 여러분들의 후배들이 또 이 기도의 끈을 이을 것입니다. 영훈고등학교의 모든 선생님들이 모두 예수님을 믿는 분들이 되실 것이 틀림없습니다. 우리 인내와 소망을 가집시다. 여러분! 하나님을 믿으시지요? 실수하지 않으시는 하나님께서 여러분들의 기도에 분명히 응답하시리라 믿습니다."
아이들은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얼굴을 마주 보고 있는 나의 눈에도 깊은 감동의 눈물이 고이고 있었다. 교사들의 회복이 전적으로 필요한 학교 현장에서 기도하는 교사로, 또한 기도하는 학생들로 우리를 묶어주신 은혜에 감사하였다. 나는 울먹이며 말했다.
"여러분. 여러분들은 나의 귀한 동역자입니다. 이 학교를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것은 기도하는 자를 들어 쓰시는 하나님이시랍니다. 하나님께서는 바로 기도하는 여러분들을 사용하시는 거지요. 우리 힘을 내어 기도합시다. 우리 학교에 더 이상 폭력 사태가 생겨나지 않도록, 왕따 학생이 생겨나지 않도록, 우리 끝까지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기도하며 나아갑시다."
아이들과 나는 마음을 모아 기도하기 시작했다. 기도 소리는 하나가 되어 영훈고에 가득 차고 있었다.
-------------------------------------------------------------------
끝까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게 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하며
지혜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조회 수 :
848
등록일 :
2004.03.21
20:02:18 (222.110.15.192)
엮인글 :
http://www.tcf.or.kr/xe/diary4/109520/d8f/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09520

'1' 댓글

오경일

2004.11.17
09:19:59
(*.104.188.1)
하나님 감사드립니다. 이 나라가 하나님의 나라였습니다. 회복하게 하옵소서.. 저들이 능히 그일을 감당케 하옵소서...주님 !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옵션 :
:
: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sort 비추천 수 날짜
65 TCF에 낚였다...?? [3] 1946     2010-04-22
안녕하세요? 이번에 리더모임 신청한 현유진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TCF에 제대로 낚인 것 같아서... 글 하나 올리려고 합니다. 08년 여름, 대학 때의 선교단체 친구들, 후배들에게 선교한국 같이 가자고 꼬셔서(?) 다같이 가등록 해놨는데 갑자기 2주짜리 연...  
64 4월 27일 [3] 2026     2010-04-27
날씨 흐림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나자신에게 이야기하기 위해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지역대표모임을 은혜롭게 마치고 와서 어제 우리 반 학생 하나와 복도가 떠나갈 듯하게 시끄럽게 계급장을 떼고- 순간 내가 교사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멱살을 서로 ...  
63 4월28일 [1] 1918     2010-04-29
교단일기 또 써본다. 중간고사기간이다. 일종의 해방감과 안도감이 드는 시간이다. 여유가 좀 생겼다 싶었는지 인터넷을 이리저리 검색하다가 풀무고등학교 홈페이지에 접속해보았다. 아이들의 자유분방하면서도 행복한 표정이 사진으로 올라와있었다. 물론 교...  
62 5월 13일 1707     2010-05-13
학부모 수업공개가 지나갔다. 수업을 공개하는 것이 민망하고 부끄럽고 부담스러웠다. 다행히 고 3 학부모들은 고등학교 현실을 잘 아시는지 적당히 5분정도 있다가 대부분 나가시거나, 국어나 국사 혹은 윤리 같은 과목으로 --아마 알아들을 수 있거나 재미있...  
61 5월 14일 [2] 2029     2010-05-14
오늘 날씨는 서늘하면서도 뭐랄까 청량감있는 기분좋은 날이었다. 배움의 공동체에 관한 자료를 tcf게시판에서 모조리 섭렵해서 다 읽어보았다. 그리고, 예전에 TESOL 교사 연수하면서 수업발표관찰하던 때를 떠올리며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가지려 애쓰고 있다...  
60 13년 4월 11일 회복적 대화를 하고서 [7] 297     2013-04-12
어제 청소시간에 우리 반 학생 2명이 싸우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녀석들은 상담실로 데려갔다. 거기서 약 1시간 30분동안 회복적 대화로 해묵은 갈등을 발견하고 풀어냈다. 작년에 대구고등학교에서 좋은 교사 박숙영선생님에게 배웠던 회복적서클에 대한 기억...  
59 교단일기 새 필자는 조정옥 선생님입니다~ 1496     2003-03-03
2003년 새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학기 이정경 선생님에 이어 이번 학기에는 "마지막 불어 수업", "시가 있는 낙엽"의 주인공이신 상주의 조정옥 선생님이시랍니다. 학교도 옮기시고, 담임에 학년부장에, 게다가 영어 과목을 맡게 되어서 정신 없이 바쁘...  
58 학부모님께 보낸 3월 편지 file 795     2003-03-10
 
57 꿈봉투 걸기 file 629     2003-03-12
 
56 현기를 칭찬해요 447     2003-04-12
지난주 주번이 박정민과 반현기였다. 정민이는 배치고사 성적이 전교 꼴지지만 반에서 제일 씩씩하고, 현기의 글씨는 암호문 같아 읽기가 힘들고, 친구들이 라는 별명을 부르며 약간 어리숙해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주번보다 활동을 너무 잘해 ...  
55 마음,마음,마음 [2] 472     2003-04-17
며칠전 남수 어머니께서 전화를 했다. 남수 아버지께서 일하시다 다쳐서 의식불명상태로 입원중이라 어머니께서 돌봐주지 못하고 있는데 남수가 학교생활 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내용이었다. 아침에 남수를 불러 얘기하는데 눈물부터 뚝뚝 흘렸다. 아직 어...  
54 부활절 달걀 유래 [1] file 573     2003-04-18
 
53 5월 학부모통신 [1] file 417     2003-05-07
 
52 봄소풍 427     2003-05-15
다들 눈빠지도록 기다린 소풍. 14일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가슴 두근두근..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다른 분위기와 추억을 만들 수 있다고 격려했다. 아이들의 간절한 소망 때문인지 비가 오지 않았다. 대전 국립과학관으로 출발... 물론 1학년 전체...  
51 야영장 답사 [1] 428     2003-05-31
30일 학생들 신체검사 날이었다. 6월 19일부터 실시되는 야영에 프로그램들을 갔다 줘야 하는데, 수업이 없는 어제로 정했다. 장소는 울진이다. 운전못하는 2학년 부장선생님과 함께 갔다 와야 했다. 가는데 4시간 넘게 걸린다고 했다. 하루 8-9시간 운전. 그...  
50 6월 학부모 통신 file 453     2003-06-04
 
49 축구 준결승 437     2003-06-15
특기적성이 없는 월,금요일날 하는 축구대회가 그동안 학교행사와 날씨 관계로 오랫동안 열리지 못하다가 지난 금요일에 열렸다. 부전승으로 올라온 5반과 우리반의 준결승전이었다. 전반전에 우리반이 3-0으로 앞섰다. 후반전은 5반이 3-3으로 따라 붙었다. ...  
48 어렵게 글을 올려봅니다. [7] 592     2003-08-28
저는 7년째 접어드는 기독교인인 초등학교 00교사입니다. 여러가지 학교생활의 어려움으로 교직생활을 그만두고싶은 생각에 어렵게 글을 올려봅니다. 혼자 결정을 내리기엔 너무 큰일이고 마음이 착잡하여 여러 선생님들의 지혜를 빌리고 싶습니다. 교사직분은...  
47 9월 교단일기 시작되다? 508     2003-09-01
교단일기 개편(?) 계획 공지를 보았습니다. 그동안 조정옥 선생님과 많은 분들이 수고하셨고 개인적으로는 주옥같은 사연들에 많은 도전,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립니다. 운영진의 계획대로 여러분들이 함께 바톤을 이어가면 좋겠습니다....  
46 Re..넌 정말 뭐가 되고 싶니? [1] 464     2003-09-09
저는 상고 교사랍니다. 인문계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학생들의 진로(직업 탐구)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지금은 출판사가 문을 닫아서 절판되었지만 창작시대사에서 나온 은혜경님의 '넌 정말 뭐가 되고 싶니?'는 이 방면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