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미동이 한겨레, 서울신문에 이어 국민일보(매주 토)에서 연재를 하게 되었습니다. 김태현 샘의 첫번째 글입니다. 이 글이 나가고 김태현 샘 핸드폰에 불이 났다고 합니다. 각지에서 반응이 너무 좋았다고 합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마음 열기

통합논술 열풍이 거세다. 서점가에서는 통합논술 교재가 쏟아져나오고 학원가에서는 저마다 ‘통합논술의 드림팀’이라고 내걸고 학생 모으기에 분주하다. 학교에서도 교사들이 방학 내내 통합논술 연수를 들으며 수업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덩달아 학부모들도 초등학생들을 통합논술 학원에 보낸다고 난리다. 정서발달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논술의 비판적 사고만 기르게 되면 학생들이 말끝마다 꼬투리를 잡는 바리새인들만 될까 봐 두렵다.

사도 바울은 수제자 디모데에게 “망령되고 허탄한 신화를 버리고 오직 경건에 이르기를 연습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대학에 가야 하는 입시생들에게 경건에 이르는 연습만 하라고 강요할 수 없다. 삶 속에서 하나님이 쓰시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준비도 해야 되기 때문이다. 이것의 대안은 입시를 준비하면서 경건도 연습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신앙과 입시가 통합될 수 있을까? 그것은 의외로 간단하다. 매일 아침 말씀 묵상하는 것을 글로 적으면 된다. 그러면 경건에 이르는 연습을 하면서 저절로 논술에 필요한 글쓰기 실력이 배양된다.

◇생각 쌓기

아침 말씀 묵상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성경을 잘 읽어야 한다. 논술도 주어진 제시문을 잘 읽는 것부터 시작된다. 논술 제시문도 어렵지만 성경을 읽는 것도 그리 쉽지 않다. 성경 속 숨은 뜻을 살피려면 논술 제시문을 분석하듯이 꼼꼼히 읽어야 한다. 시대 배경을 알아야 하고 단어의 사실적 함축적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무엇보다 주어진 성경 구절에서 하나님께서 무슨 의도로 이 말씀을 기록하게 했는지를 잘 생각해야 한다.

논술 제시문을 이해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사실적인 이해만 해서는 안된다. 사실적 이해 수준을 넘어 행간에서 작가의 숨은 의도와 결론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성경 묵상을 잘하면 저절로 읽기 능력이 향상된다. 신앙과 함께 입시를 잡으려는 학생들은 마음에 끌리는 단어와 구절만 얄팍하게 보지 말고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서 구절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성경을 잘 읽었다면 다음은 QT 교재에 있는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이 문제들은 희한하게도 논술에서 묻는 형태와 매우 유사하다. 대개 QT 교재의 문제는 성경에 나온 사실들을 이해하는 문제가 가장 먼저 나오고 두번째 문제로 성경 맥락을 추론하는 문제가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에는 삶을 돌이키고 적용하는 문제가 나온다. 이것은 논술 문제 순서와 거의 비슷하다. 논술 문제는 ‘사실적 사고-추론적 사고-비판적 사고-창의적 사고’를 묻는 문제들이 순차적으로 나온다. 그러므로 논술도 잡으면서 경건 훈련을 하려면 QT 문제를 잘 풀어야 한다. 시간이 없으면 대충 QT 해설이나 보고 마는데 이제는 성경을 정독하고 한 문제씩 깊게 풀어가야 한다. 그러다보면 성령께서 동행해 논술에서 요구하는 사고 능력을 주실 것이다. 성령께서 함께 하시는데 능치 못할 일이 어디 있겠는가?

◇생각에 날개 달기

여기까지 했다고 말씀 묵상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이제 가장 중요한 작업이 남았다. 많은 사람은 대개 여기까지 하고 말씀 묵상을 끝마친다. 그러나 비장한 각오로 입시와 영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사람은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그것은 논술하듯이 아침에 말씀 묵상한 내용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럴 때 말씀 묵상한 내용이 내 안에서 새로워지고 말씀을 통해 내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결단하게 된다.

말씀 묵상을 글로 쓰는 데에는 특정한 형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논술 준비 차원에서 ‘서론-본론-결론’ 3단 구성으로 나누어 쓰면 된다. 서론에서는 묵상한 내용에서 가장 깊게 다가왔던 부분을 적는다. 혹은 가장 궁금했던 부분을 적는다. 그리고 본론에는 가장 깊게 다가온 이유를 적거나 궁금했던 부분을 나름대로 파헤치는 내용을 적는다. 대개 이 과정 속에서 내 안에 변화되지 않는 죄성들이 말씀 앞에서 보이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결론에서는 묵상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결단하거나 회개할 제목들을 적으면 된다. 이렇게 되면 논술문 못지않은 아주 깔끔한 형태의 글이 나오게 된다. 이때 논술 실력이 많이 길러지기도 하지만 쓰기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이 더욱 깊게 느껴진다. 여기에서 하나님과의 깊은 사귐이 일어난다. 말할 수 없는 은혜에 영성이 충만해지고 입시를 떠나 ‘오직 주님만이 내 삶의 주인’이라는 새 힘을 얻게 된다.

◇삶과 접속하기

입시를 준비하는 논술도 약간의 유익은 있다. 그러나 말씀 묵상과 함께 하는 소감 쓰기는 논술 능력을 키워줄 뿐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깊게 체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다.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이여! 논술을 준비시키려는 학부모들이여! 그리고 하나님을 더욱 깊게 만나려는 그리스도인들이여! 아침마다 말씀 묵상을 깊게 하고 그 내용을 글로 깊게 표현하여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참된 리더로 도약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

“육체의 연습은 약간의 유익이 있으나 경건은 범사에 유익하니 금생과 내생에 약속이 있느니라”(딤후 4:8)

◇지혜의 돋보기

1. 이번 주 말씀 묵상 시간과 기도 시간, 예배 시간을 적어보세요. TV 시청 시간, 그냥 놀았던 시간, 독서 시간을 적어보세요. 어떤 시간이 가장 많았나요?

2. 내가 지금 시간을 많이 쏟고 있는 것은 무엇(돈 명예 권력 신앙 가족 무목적 등) 때문인가요? 그것에 대해서 하나님은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3. 말씀 묵상을 하고 그 내용을 쓰는 것이 내게 어떤 도움이 될까요? 그리고 그것을 생활화하려면 내 삶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야 할까요(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QT 교재 사기, 성경 연구 방법에 관한 책 사기 등)?

김태현(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 운동,백영고 국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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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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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2007.03.09
08:50:49
(*.242.29.147)
저도 이런 생각해본 적 있습니다. 큐티, PBS 잘하면 논술의 내공이 엄청 깊어진다. 좋은 글 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young b kim

2007.03.15
14:28:15
(*.116.192.169)
세계 유명 고전들의 background 는 대부분 Bible 이라잖아요. 말씀을 열심히 읽은 사람이 글 못 쓰는것 못 보았어요. 말씀이 하나님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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