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를 사랑할 수 있기까지 많은 갈등의 과정이 있었어요.
그 갈등의 종지부는 지난 주일 베트남에서 오신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서 부터였지요~~~
자신을 두 번씩이나 정부에 고발을 해서 무려 7년이 넘는 시간동안을
가족들과 떨어져서 감옥에서 살아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고발한 친구 목사를 사랑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셨다는 그 목사님...

사랑하지 못하는 것으로 인해 하나님앞에서 늘 괴로워 했는데
하나님게서
자신이 많은 실수와 죄악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사랑하신 그 사랑을 다시 깨닫게 되셨다는 말씀....
말씀을 들으면서
제 자신의 모습이 무척 부끄러웠지요~~~

나의 부끄러운 많은 모습가운데서도 주님께서는 늘 저를 사랑해 주셨건만,
우리반 아이를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지 못하고
여전히 어떤 조건을 걸고 사랑하고 사랑하지 않는 저의 못된 모습을 보게 되었답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사랑의 마음이 회복되고 나니...
정말 그 아이가 달라 보이더군요.
그리고 결심을 했지요...
그 아이가 내게 어떻게 대하더라도 (설령 나에게 계속 냉대하더라도....)
그 아이를 사랑하기로 말입니다.

그래서 되도록 그 아이에게 수업시간에도 꾸중을 하기보다는 칭찬을
다그치기 보다는 오래 참아 주었어요.
물론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월요일 화요일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아이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나 저에게 대뜸 하는 어처구니 없고 버릇없어 보이는 행동이나 말도
눈에 띄게 줄어 들었고,
일기장을 쓰기 싫어서 엉망으로 썼던 글씨는
너무 반듯하고 예쁘게 변했더군요.

참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사실 눈에 보이는 변화까지 기대하지는 못했거든요.
그리고 정말 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관심과 사랑... 함께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퇴근후 그 아이를 잠깐 만나기로 했습니다.
떡볶기라도 사주고 가려구요^^
하나님께서 그 아이를 다시금 사랑할 수 있게 해 주셔서...
아니...
무엇보다도 내가 주님앞에서 어떠한 존재인지를 처절하게 깨닫게 해 주셔서
무척 감사하답니다.^^

지난주 한주간내내 힘겹게 보냈는데...
이 한주를 기쁘고 감사하게 지나게 하심이 정말 감사하네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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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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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철

2001.11.30
00:00:00
(*.245.225.174)
선생님의 글을 보며... 올핸 우리반에 이런 아이가 없습니다. 그래서 전보다 사랑이 없는 교사로, 덤덤히, 안일하게 서게 되는 것을 돌아봅니다. 지난날 나로 하여금 눈물나게 기도하게 했던 아이들이 하나님이 내게 주신 축복이요 은혜의 통로였음을 돌아보게 되네요. 감사... [11/07-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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