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주 내내 학교 수영장에서 학년별로 돌아가면서 수영을 했다.
아이들의 사전지도를 동학년 선생님들과 의논하다가
아이들이 수영장안에 '쉬~~'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좋은 방안을
2반 선생님이 내 놓았다.

"난, 아이들에게 수영장 물이 특수처리를 해 놓았기 때문에 요오드화 반응을 해서
보라색으로 변한다고 얘기했더니 얘들이 그대로 믿더라구!!!"(정말 말도 안되는 얘기임~)

모두 박장 대소가 터졌다.
그래서 선생님들끼리 짜고 아이들에게 물에 특수처리를 해 놓아서 실례를 하는 순간에
그 주변이 보라색으로 변하노라고 이야기하기로 했다...

우리반아이들에게도 수영하기 직전 그 얘기를 했더니...
정말로 그대로 믿는 눈치다.
우리반에서 제일 똑똑한 기훈이마저도

"선생님! 그러면 '약물처리'를 했으니까 절대로 물 마시면 안되겠네요?"
한다...

나의 대답
"아~~니야... '약물처리'는 하지 않고 그저 '특수처리'만 한거니까
마셔도 해롭지는 않단다~~~"(^..........^;)

하하...
별로 말도 되지도 않는 이야기에 기훈이는 그렇구나 하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일은 그 다음날 일어났다.

아이들에게 수영한 소감을 일기로 적게 했는데....

<보라의 일기>
........... 그런데 잠수를 하다가 물이 푸른 보라색으로 변하는 것을 봤다.
누가 실례를 한 것이었다. 드러웠었다.

<솔지의 일기>
보라와 함께 수영을 하는데 물이 보라색으로 변하였다.
주변에서 누가 '쉬~~'를 한 모양이다.
......................


그 일기를 읽으면서 웃음을 참느라 혼이 났다.

그저 '선의의 거짓말'일 뿐이었는데 정말로 봤다니....

선생님의 말이라면 무조건 그대로 믿는 순수한 아이들...

그 아이들이 내가 지금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이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내 마음도 이 아이들처럼 하나님앞에서 더 순수하고 싶다.

하나님께서 주신 약속의 자손인 이삭을 그대로 바쳤던 아브라함의 순수함...
애굽왕실의 편안함을 충분히 누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백성들과 함께
고난받기를 더 좋아했던 모세의 순수함...
그런 순수한 신앙을 본받고 싶다.
.
.
.
아이들을 통해서 내가 하나님앞에서 어떠해야 하는지 많이 배우게 된 한 주간이었다.

근데 정말 수영장 물이 보라색으로 변한 걸까? *^^*
조회 수 :
431
등록일 :
2002.07.13
21:44:05 (*.32.232.72)
엮인글 :
http://www.tcf.or.kr/xe/freeboard/101291/c23/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01291
List of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