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
즐감해보세요..^^*








◆◆◆ 우리들의 어머니 이야기 ◆◆◆
( 이한규 )


매년 이맘때가 되면 부모님 생각이 납니다.
특별히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납니다.

어머니는 34살에 8번째로 저를 낳으셨습니다.
12년 동안 8명을 낳으셨으니 참으로 고생하셨습니다.
이 사실만 생각해도 어머니에 대한 존경심과 사랑하는 마음이 절로 우러나옵니다.

제가 7살 때 아버지는 사업에 실패하고 폐병으로 쓰러졌습니다.
그때 어머니는 폐병 3기로 사경을 헤매는 아버지를 지성으로 병 간호 하시면서,
수줍음이 많아 남 앞에서 말씀 한마디 못하시는 분이
보따리 이불장사를 하시며 우리 8자녀를 먹여 살렸습니다.

그 정성으로 아버지는 1년만에 병상에서 일어나셨는데,
저는 그때 어머니가 겉은 유하지만 속은 강한 분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제가 선생님으로부터 계속 야단맞는 것을 아시고
어머니는 어려운 중에서도 돈 약간을 마련하여
사람들 보는데서 봉투에도 넣지 않고 눈치 없이 드렸다가
선생님한테 크게 무안을 당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어머니는 세상물정이 어두우신 매우 순박하신 분이셨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가족들이 남한산성에 놀러가서,
난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어머니가 가족들 앞에서 노래부르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때 어머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노래부르셨습니다.

"울밑에 선 봉선화야 네 모습이 처량하다...."
그때 어머니가 얼마나 측은하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어머니가
조금 일찍 하나님을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이 하나님을 모르고 산다는 것은
정말 "울밑에 선 봉선화"의 모습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청소년기에 방황했던 시절을 생각하면
저는 항상 어머니께 죄송한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그로 말미암아 어머니는
그때부터 태어나신 지 53년만에 처음으로 교회를 다녔습니다.

결과적으로 저의 방황이
어머니에게 하나님을 찾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어 드렸습니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의 방황을 보게 되어도
우리는 너무 실망하고 낙담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방황의 시간조차
하나님은 충분히 선으로 활용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처럼 청소년기에 방황을 해서
사랑하는 어머니를 마음 아프게 한 기억 때문에
1980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저는 한번도
어머니의 마음을 아프게 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자녀들이 한 때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 때문에 너무 속상해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자녀가 철이 들면 그 일 때문에 더 효도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87년 2월 7일은 참으로 불길한 날이었습니다.
그날 따라 아버지가 새벽 2시가 넘도록 전화도 없이 집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몇 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새벽 2시 30분 불길한 전화 벨소리가 울렸습니다.
서울 약수동에 있는 아버지의 자동차 부품 대리점에 불이 났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때 어머님은 침착했습니다.
아버지가 그 일 때문에 늦으시는가보다 하고 생각하셨습니다.
얼마 후 아버지는 새벽 3시 넘어서 집에 들어오셨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가게에 불이 난 사실을 모르고 계셨습니다.

가게에 불이 났다는 소리를 듣고 곧 바로 아버지는 묵묵히 가게로 향하셨습니다.
그렇게 떠나는 아버지의 뒷모습이 측은하게 보였습니다.
그때 아버지는 상당한 재산피해를 봤습니다.
곧 아버지의 가게는 부도가 나면서 돈 한 푼 없이 가게를 정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 부모님은 자녀들이 마련해 드린
몇 푼의 돈을 가지고 미국으로 떠나가셨습니다.





그때 7명 자녀는 모두 결혼했고 저만 결혼하지 않고 남았는데,
저만 홀로 남겨두고 미국으로 떠나는 것이 못내 미안한지
어머니는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러 들어가시면서
몇 번이나 고개를 돌려 저를 불쌍하게 쳐다보셨습니다.

그때부터 몸은 떨어져 있었지만 저는 어머니의 기도를 항상 느끼고 살았고,
어머니의 기도는 저를 어려운 고비 때마다 지켜주었습니다.

부모님이 미국에 떠난 지 5개월만에
저는 미국 유학을 위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면서 식사를 불규칙하게 해서인지 1개월 이상 체기로 고생하다가,
마침내 8월 3일 급성 위경련을 일으키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의 병들 중에서 제일 고통이 큰 병이 위경련이라고 합니다.
저는 그때 극심한 고통으로 인해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습니다.
3일간 저는 집안을 뒹굴었습니다.

전화를 걸어 다른 사람의 도움을 요청할 힘도 없었고,
다른 사람에게 힘든 소리를 잘 안 하는 성격 때문에 전화를 걸 의지도 없었습니다.
물론 3일 동안은 병원에 갈 힘도 없었습니다.
그저 배를 쥐어짜고 혼자 헉헉거리며 신음하기만 했습니다.

8월 6일 저녁 10시경에 전화 벨소리가 들렸습니다.
미국으로부터 온 어머니 전화였습니다.
저는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리고 어머니 걱정을 시켜드리지 않으려고 태연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얘야! 아무 일 없냐?"
"네. 아무 일 없어요.
"어떻게 전화하셨어요?"
"지난 며칠간 꿈속에서 네가 너무 아파하더구나!
그런데 꿈을 꿀 때마다 이상하게 내 몸도 똑같이 아파 와서 한번 전화해 봤다.
정말 아무 일 없냐?"

저는 그때 아무 일도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전화를 끊고 밤새도록 어머니의 사랑을 생각하며 울먹였습니다.

저는 그때 어머니가 정말로 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태어나서 가장 절실하게 체감했고,
어머니가 정말로 저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사랑이 얼마나 강했으면 저의 고통이 그대로 어머니의 몸에 느껴지겠습니까?
그 뒤 어머니의 기도만 생각하면 왠지 힘이 솟고
얼마나 마음이 든든한지 모르겠습니다.

어제 아침에 미국에 계신 부모님께 안부전화를 드렸습니다.
비록 전화상이지만 부모님의 목소리를 들으면 언제나 힘이 솟습니다.

사실상 부모님의 삶은 자식 잘되기만을 바라며 살았던 삶이었습니다.
우리의 부모님들은 대개 그렇게 살아오셨습니다.
저의 어머니 이야기는 사실상 우리들의 어머니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부모님에 대한 우리의 시선은 어떤 경우에도 따뜻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부모님의 주름살을 추하게 생각하지 말고
주름진 그 얼굴을 우리 아들딸의 얼굴보다 더 아름답게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우리 인생은 진정한 의미의 철든 인생이 될 것입니다.

< 이한규/ http://www.john316.or.kr >





조회 수 :
436
등록일 :
2002.03.04
06:32:08 (*.221.59.136)
엮인글 :
http://www.tcf.or.kr/xe/freeboard/100832/eff/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00832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sort 추천 수 비추천 수 날짜
2858 삼천리 교육원을 다녀와서 1456     2001-10-14
참 먼 길이더군요. 멀리 부산에서 오시는 분들은 얼마나 멀었을까요? 그리고 서울분들 정말 멀었겠습니다. 더구나 밤에 졸음을 쫓으며 차 운전하신 박은철 선생님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처음에는 삼천리 교육원이 아니라 '삼청 교육대'아니냐며 모르는 길 ...  
2857 겨울수련회를 함께 섬길 예배팀을 찾습니다.~ [2] file 1451     2008-11-24
 
2856 감사합니다~ [8] 1449     2010-10-13
바쁘신 중에도 먼길을 마다 않고 달려와주신 샘들!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기도와 섬김으로 아버님의 장례를 잘 치를수 있었습니다. 이제 더이상 고통이 없는 천국으로 평안히 가신 아버지의 모습을 뵈며 윗분께 그리고 그동안 함께 두손 모아 주신 여러분들...  
2855 아이들 기도제목을 올리실때.. 1441     2010-12-04
아이들 기도제목을 게시판에 올리실때, 한글 첨부 파일로 올려주셨으면 합니다. 가끔 아이들이 네이버 등 검색엔진에서 자기 이름을 검색하다가 TCF 홈페이지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 기도제목을 올리실때.. 첨부파일로.. 부탁드립니다.^^  
2854 (전국지역대표모임) 지역 모임 기도제목~^^ [2] 1432     2010-04-26
지난 4월 23일~24일 "전국 지역대표 모임" 때 나눴던 지역 기도제목을 올립니다..^^ 함께 중보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 1) 울산 지역 모임을 위한 기도제목 우리를 믿음의 교사로 부르시고, TCF 공동체를 통해 만나게 하신 주님, 이런 교사가 되길 원합...  
2853 [좋은교사] 신우회자료, 전도자료, 제자양육자료 사이트 1427     2009-05-08
좋은교사에서 하는 daum 까페가 있어서 알려 드려요~^^ 신우회자료, 전도자료, 제자양육자료들이 있어요 http://cafe.daum.net/soulcommunity/3d8s/1  
2852 겨울 수련회 장소와 리더모임의 모습 file 1423     2001-10-16
 
2851 형제침례교회 게시판에서 [3] 1422     2005-08-21
수련회 주강사셨던 목사님께 인사차 교회홈피에 들렀다가 게시판에 올려져 있는 한 글을 보고 교사의 삶도 이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퍼왔습니다. 존경하는 조경호목사님, 개인적으로는 목사님을 첨 뵌게 1995년도 교회 앞 그림가게였을거에요. 제가 먼저 인...  
2850 영화'금발이 너무해'(정말 제목이 너무해^^;) 1419     2001-10-19
제목이 참 유치하죠? 원 제목은 Legally Blonde입니다. 좀 낫죠? ^^; 아주 바쁜 수요일 .. 갑작스럽게 약속이 펑크나서 하늘이 주신 기회라 생각하고 영화관에 갔습니다. 수요예배에 갈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 뭐.. 제가 늘 그렇죠 와~~~ 8개 상...  
2849 2010 기독교사대회 준비하는 한성준입니다. [1] 1409     2010-05-18
선생님, 반갑습니다. 학교, 행복의 날개를 달다 2010 기독교사대회 준비하는 한성준입니다. 사무실에만 있다 보니 현장감이 떨어지는 것 같아 여러 단체들과 여러 지역들의 상황을 살피고자 이곳에 왔다고 온 김에 글도 남기고 갑니다. 회원 가입도 했어요. 회...  
2848 가정방문 상담록 참고하세요~^^ [1] file 1408     2010-04-20
 
2847 140 : 큰 일 날 것 같습니다. [1] 1396     2006-04-12
이러다 큰 일 나겠습니다. 대회 등록 개시 및 홈피를 오픈한지 2,3일 지났는데, 벌써 140명 정도가 등록 신청 입금을 했습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5월 중순에 마감될 것 같습니다. 작년보다 한달 일찍 마감 될 것 같은 생각입니다. 사무처 걱정은 입금자가 1차...  
2846 엘리야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2] 1395     2010-11-14
몇 년 전에 친척 어르신들과 함께 할아버님들 묘소를 새로운 곳으로 이장한 적이 있었다. 먼 일가 분들과 함께 조성한 가족공원묘지에 가족별로 6기씩 화장한 유골을 이장하였다. 아울러 부모님과 우리 가족을 위한 자리도 마련하였는데, 우리 부부와 아들 부...  
2845 대구대(경산캠퍼스) 오는 버스 및 지하철 안내(수련회게시판에서 펌) file 1388     2010-01-24
 
2844 비그리스도인 학생 대상 성경공부 자료 [1] file 1387     2010-05-19
 
2843 철도요금 할인받기 [2] file 1376     2010-01-30
 
2842 내가 교실에서 기대하는 것 [5] 1372     2010-10-08
내가 설명할 때, 한 사람도 빠짐없이 나를 쳐다보는 초롱초롱한 눈 시각 자료를 보여줄 때, 모두의 시선이 화면을 향하며 고정된 모습 내가 책을 펴라고 했을 때, 모두가 신속히 정확한 쪽수를 펴고 있는 모습 교과서에 무엇인가 쓰라고 했을 때, 모두가 일사...  
2841 기독교사대회 월요일 저녁이나 화요일에 출발하시는 분 있나요? [1] 1369     2010-07-18
안녕하세요~ 대구인지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이상훈입니다. 모두들 어제를 전후해서 방학을 맞이하셨지요? 또 기독교사대회도 등록하셨지요? 이와 관련하여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모임에는 나오시진 않으셨고 또 기독교사대회에 처음 등록하신 우리학...  
2840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1363     2009-05-30
복음에 대해 묵상하는 중에, 이사야 61장 1절 말씀이 생각이 났습니다. 올해 초에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란 말씀을 묵상했었는데..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자유함이 있는 주말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  
2839 수련회 야사 [5] 1360     2010-01-30
수련회를 마치고 여러 선생님들이 올리신 감격에 찬 글들을 보면서 개펄의 힘과 감동을 다시금 느낍니다. 선생님들 여독은 좀 풀리셨는지요? 오늘은 잘 알려지지 않은 수련회 비사를 한번 써보려 합니다. 원래 교무실 안에서 벌어지는 야사가 수업보다 더 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