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내의 학교는 방학식-종업식-이 있는 날이다.
아침부터 들떠 있는 아내의 모습이 꼭 방학을 앞둔 아이들과 같아 보였다.
그처럼 아기다리고기다리던 (?) 방학이 아니였던가...

학창시절 가장 기대되어지는게 바로 방학....
대학생때도 마찬가지 였지만...

사실 나의 방학은 무계획이 상팔자였다.
방학이 되면 보통 아이들은 스키를 배운다, 학원에 다닌다, 친척집에 놀러간다, 바닷가로 산으로 놀러간다며 좋아하곤한다.
그렇지만 나의 방학은 그런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스키도, 학원도, 바다/산/친척집도 나와는 거리가 멀었다.
부모님께서 늘 일을 하셔야했기때문이다.
그리고 친척들이 거의 대구에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방학때 하는 일들이 몇가지 정해져 있었다.

1. 아침 운동하기
집이 경대 후문에서 멀지 않았기 때문에 매일 새벽 경대운동장에 가서 운동을 했다. 시간이 나면 테니스장에 가서 공도 주워드리고 빵과 우유도 얻어 먹기도 했다.
지금의 단련된 몸(?)은 그때부터 다져진 거다....
기초체력 튼튼...음...

2. 오락실 가기
운동이 끝나고 집에 와서 아침밥을 먹고 나면 바로 오락실로 간다.
집근처에 있는 오락실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주위를 배회하곤 했다.
그당시 하루 용돈은 50원, 100원이었다.
오락 한 판은 50원...
한 두판만 하면 끝인데, 나는 하루종일 거기서 오락을 할수 있었다.
그당시에는 2인용이 한창 유행이었기 때문에 오락에 큰 재능을 갖고 있는 나를 스카웃(?)하려는 아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점심도, 저녁도 거른채 밤 10시, 오락실 문닫을 때 까지 꿋꿋하게 그 자리를 지켰다.
집에 들어가면 난리가 났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3. 여름/겨울 성경학교 가기
우리 집은 원래 불교였다.
그런데, 나는 방학만 되면 꼭 빠지지 않는 행사가 있었다.
그건 바로 교회에서 방학때마다하는 성경학교였다.
그당시 나는 가난하게 살았기에-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랬다.- 많은 선물과 먹을것을 주고 여러가지 게임으로 재미를 더하는 그 행사(?)에 절대 빠질리가 없었다. 유일한 오락프로그램이었으니깐...
또 개근하면 바로 김창욱아닌가.
새벽에 일어나는 건 자신이 있었기에 그 기간동안은 운동을 생략하고 교회로 갔다. 명찰을 챙기고 도장을 받고 마지막날에는 꼭 개근상을 탄다.
또 엄청 열심히 하기에 우수상등의 상을 덤으로 탄다.
행사가 끝나면 교회와도 안녕이었다.

지금은 열심히 교회를 다니고 있지만...하하하

3-40일간의 방학은 늘 이렇게 보냈었다.
방학 계획표는 있으나 마나 였고, 방학숙제는 늘 개학을 앞둔 2-3일내에 몰아서 처리하곤 했다. 내가 그러니 동생들도 마찬가지였다...나쁜 놈.....

그도 그럴것이 부모님께서 집에 계신것도 아니요.
돈이 많아 학원에 갈 형편도, 취미생활을 할 형편도 아니였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교회를 다니게 되면서부터-중3- 나의 방학생활은 180도 바뀌었다.
직접 교회를 지었기에 방학만 되면 벽돌과 모래를 날랐고, 주말마다 모여서 기도회다 임원회다 모였고, 수련회, 발표회준비등으로 나의 방학은 쉴틈(?)이 없게 되었다.

대학교때는 더욱 그랬었다.
그래서 방학때 아르바이트 한다는건 상상도 못했다.
그렇지만 채워주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에 늘 감사 했었다.

하나님을 믿지 않을때의 방학과 믿고 나서의 방학은 이렇게 많은 차이가 있었다.

좀더 어릴때 하나님을 알았더라면 더욱 알찬 방학생활을 보낼수 있었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이번 방학생활가운데 기대되는 일은 3가지 .
1.아내나 나나 이번 방학은 아이에 집중되어 있다.
내년 2월초-예정일- 아이를 출산한다.
2. TCF 겨울수련회
얼마전에 등록을 마쳤는데 지난 여름에도 갈려도가 마지막에 포기했는데, 이번에는 맘단단히 먹었다. 아내가 좀 걱정이긴 하지만...
3. 교회 부부계모임
매 방학때마다 모이는데, 이번에는 경주쯤에서 갖기로 했다. 겨울바다를 벗삼아서...

그래서 아내에게 있어서 이번 방학은 더욱 기대되어지는듯 하다.
아침에 들떠 있는 아내의 모습에 나도 덩달아 붕뜨는걸 자제하느라 애를 먹었다.

암튼, 알찬 방학이 될수 있길 기대한다....
조회 수 :
546
등록일 :
2001.12.19
10:18:19 (*.228.213.236)
엮인글 :
http://www.tcf.or.kr/xe/freeboard/100255/979/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0025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sort 비추천 수 날짜
1418 동부교회 청소년부의 동아리 지원 제안(대구/경북) [1] 610     2009-10-06
선생님 안녕하세요? 연휴는 어떠셨는지요? 짧은 연휴라 저희 가정은 좀 쉬는 모드로 보냈습니다. 동부교회 고등부 및 청소년 사역부의 협조요청입니다. 동부교회는 이미 사대부고, 신명고, 성광고, 성화여고 등에서 학원복음화를 위해 여러가지 사역을 하고있...  
1417 '전심으로'-with all I am [2] 616     2009-10-09
최근 새롭게 은혜받고 있는 찬양입니다. 가사와 음원 모두가 가슴에 와 닿네요~ 얼마 전 서울모임에서 함께 찬양하며 은혜를 나눴습니다. 여러 샘들과 함께 하고 싶어서 올립니다. Q.T나눔도 좋구요.. 찬양 나눔도 함께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네요^^ [예수전도...  
1416 "토기장이 학교" 입학설명회(전주) 1074     2009-10-13
1. 입학자격 가. 지원학생은 토기장이 학교의 교육목적과 교육방법에 동의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원하는 부모의 자녀이어야 한다. 나. 지원학생의 학부모는 학교에서 실시하는 학부모 대상 교육과 모임에 의무적으로 참석할 수 있어야 한다. 다. 본교 후...  
1415 가을 리더수련회-(안준길샘 사진) [4] file 1260     2009-10-14
 
1414 학생들을 평가한 것일까요? 교사를 평가한 것일까요? [3] file 467     2009-10-14
 
1413 after 시험 - 꽃보다 아이들 [2] 475     2009-10-15
시험 친다고 수고한 아이들과 함께 학교 앞 코스모스 밭으로 나가 보았습니다. 9명뿐인 우리 아이들, 혼자 보기엔 너무 아까워 자랑해봅니다.  
1412 글없는 책으로 구원의 메시지를 전하기 [4] file 602     2009-10-16
 
1411 [좋은교사] 본질에 일치를, 지엽에 자유를, 이 모든 것에 사랑을.. 596     2009-10-19
서혜미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메일 내용입니다. ... <아버지께서 바라보시는 곳을 나도 바라보기를 원해요.> 선생님, 지난 주 학교에서는 국가 수준 학력 평가로 몸살을 앓았지요. 특히 초등이 심했던 것 같아요. 설문 조사 결과를 보니 50% 가까이 되는 초등 ...  
1410 [오늘의 책]교육개혁은 왜 매번 실패하는가 [1] file 424     2009-10-19
 
1409 2주 뒤에 보는 TCF리더모임 사진 [4] file 520     2009-10-20
 
1408 이번 전국 체전에서 소프트볼 경기는 언제인가요...? [12] 676     2009-10-21
새롭게 선출되신 안준길 대표간사님이 이번에도 대구 대표로 출전하실텐데, 정확히 언제 시합이 있는가요...? ^^ 암튼 대전까지 가셔서 승전보를 울리시길 기도합니다. TCF 화이팅! 소볼 화이팅!  
1407 글없는 책으로 복음 전하는 일이 쉽지 않지요~? [2] 976     2009-10-26
"또 하나님 앞에서 아무도 율법으로 말미암아 의롭게 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니 이는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 하였음이라" (갈라디아서 3장 11절) 지난 가을 전국 리더모임 때, 글없는 책으로 복음 전하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제가 붙들었던 말씀이에요. 우리는...  
1406 전국체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11] 665     2009-10-26
공동체 선생님들의 따뜻한 격려속에 전국체전 무사히 치르고 돌아왔습니다. 동메달을 목에 걸었구요, 많은 것을 배웠고, 서로를 많이 격려하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안상욱간사님 가정이 직접 시합장까지 찾아와서 점심을 사주셔서 몸둘 바를 몰랐다는....  
1405 2009 민주시민교육 교사연수(교실속 살아있는 민주주의) file 345     2009-10-26
 
1404 가을 선물~ [8] file 551     2009-10-30
 
1403 그새 겨울~ [4] file 428     2009-11-02
 
1402 겨울수련회 홍보.. [2] 547     2009-11-02
겨울수련회를 조금씩 홍보하려고 합니다..^^ TCF 회보에서 장소와 일정을 확인했던 것 같은데.. 공지사항에도 글을 올려주셨으면 합니다..^^  
1401 겨울수련회 기도제목 [4] file 524     2009-11-04
 
1400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아깝다 학원비’ 소책자 1006     2009-11-05
송인수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메일 내용입니다. ... 선생님, 송인수에요. 잘 지내셨지요? 지난 번 월간 좋은교사를 통해서 보내드린 ‘아깝다 학원비’ 소책자 잘 받으셨지요? 지역모임으로도 200부씩 보내서 나누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만... 요즘 이 소책자에 대...  
1399 [좋은교사] 북한 학교 돕기, 토론회 결과, 기타 소식 469     2009-11-05
오늘 북한 학교에 학용품을 보냈습니다. 2007년 좋은교사운동 차원에서 북한 학교에 학용품 보내기를 실시한 이래 2007년에 15,179,137원, 2008년에 5,917,092원의 모금액에 해당되는 공책과 문구류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2009년 들어서는 오늘 6,344,493원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