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일기 !
아이들끼리 주고 받는 교환일기를 떠올리시겠지요?
근데요,
이내용은 다르답니다.
교사와 아이와의 교환일기....
모 신문에 난 기사인데요. 참 좋겠다 싶더군요.
소개 합니다.
쓰는 요령과 주의할 사랑까지 자세하게 실려 있답니다.


지난해 1학기까지 서울 영파여중 주희(가명·당시 3학년)는 잘 나가는 `일진'이었다. 힘센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나쁜 짓'도 많이 했다. 그러던 주희가 변하기 시작했다. 담임이었던 조원배 선생님과 `교환일기'를 써갔던 것이 계기였다.

처음 주희는 공책 한 권에 자기 일기를 써서 주고받는 것이 낯설었다. 괜한 숙제쯤으로 여기던 주희는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 조금씩 달라져 갔다. 조 교사는 잔소리나 따분한 교훈 대신 선생님들끼리 술 마신 얘기 등 마치 친구한테 수다떨듯이 써나간 것이다. 주희도 속 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이렇게 2~3달이 지난 뒤 주희는 다른 일진 아이들을 피하기 시작했다. 다른 일진 아이들이 `건방지다'고 욕을 해도 참았다. 일진 후배 아이들이 옛 선배라고 90도로 인사를 할 때도 이를 받지 않았고 다음부터는 후배들이 없는 쪽으로 피해 다녔다. 당시 심정을 주희는 교환일기에 이렇게 썼다. “힘들지만 이젠 이런 데서 빠져 나오고 싶고, 더 이상 망가지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저 잘하고 있는 거죠?”

교환일기는 이렇게 서로의 닫힌 마음을 열어준다. 사춘기 시절 엄마한테도 숨겼던 일기를 단짝 친구에게 보여줬던 것에서 한 걸음 나아가 공책 한권에 함께 일기를 써가는 것이다. 이러면 차분하게 정돈된 글로 서로의 생활과 고민을 나눌 수 있다. 따라서 교환일기는 자칫 동떨어지기 쉬운 교사와 제자 사이를, 부모와 자녀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가 될 수 있다. 1993년부터 제자들과 교환일기를 써왔던 조원배 교사는 “아이들이나 교사는 여유 없고 팍팍한 학교생활로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 힘들다”며 “한주에 2~3번씩 글로 만날 때 내가 먼저 진솔하게 내 얘기를 꺼내면 아이들도 어느새 자신의 가슴 속 얘기를 꺼내놓았다”고 말했다.

교사라면 교환일기가 필요한 대상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무작정 시작하면 교사가 힘들어지게 마련이다. 문제아든 얌전한 아이든 소외된 아이를 대상으로 관심과 애정을 쌓은 뒤 교환일기를 제안해야 한다.

겨울방학을 맞아 자녀와 교환일기를 쓰려는 부모도 마찬가지다. 자녀와 일정한 신뢰가 없이 무작정 교환일기를 시작하면 실패하기 일쑤다. 교환일기를 쓰기 시작하면 첫 글이 제일 중요하다. 교훈이나 잔소리 대신 먼저 자기 얘기를 솔직하고 편하게 써야 한다. 처음부터 아이를 생각대로 바꾸려고 하면 아이는 반감을 갖기 쉽고 형식적인 나눔밖에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교환일기를 쓸 때 조급해서도 안된다. 교환일기를 통해 아이를 바꾸려고 생각하기 이전에 아이가 자기 고민을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 `어른들과도 얘기가 통한다'는 신뢰를 쌓는 것만 해도 큰 성공이다.

교환일기는 숙제가 아니기 때문에 시간을 재촉하거나 하루만에 써야 한다는 압박감을 주지 않아야 한다. 편지처럼 주고 받는 것이므로 편안히 기다려 교환하고, 그렇게 쌓이다 보면 일기장은 모녀간에, 부자간에 둘도 없는 추억거리가 된다. 한국청소년상담원 이은경 상담교수는 “초등학생이라도 일기는 비밀 이야기이므로 부모가 비밀을 지켜줘야 한다”며 “아이한테 조언을 해야 할 때와 안 해야 할 때를 구분해 신뢰를 쌓아간다면 교환일기는 더 없이 귀중한 대화의 매개가 된다”고 말했다.

부모가 당장 공책을 마련해 자녀와 함께 교환일기를 쓰기가 쑥스러우면 인터넷의 일기쓰기 사이트를 이용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일기나라'( www.ilginara.com)와 `사이버일기'( www.cyberilgi.co.kr)에는 교환일기 꼭지가 따로 있어 부모와 자녀가 한 모둠이 돼 교환일기를 써갈 수 있다. 아버지가 직장에서 자녀와 대화할 수 있는 매개로 유용하다. 또 `디그'( www.dig.co.kr)에서는 초등학생들끼리 교환일기를 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놓고 있어 부모가 이끌어줄 경우 자녀는 소중한 친구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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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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