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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즘 교원승진제도 문제로 교육단체들과 토론하면서

가장 힘들고 뜨거운 쟁점이 되었던 것을 꼽으라면

교원평가제도이었습니다.


학부모 단체는 맹렬히 주장하고, 교원단체는 방어하기 급급한

이 주제를 우리는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그것도 학부모 단체의 주장을 상당 부분 동조하는 수준으로 이야기했습니다.


학부모 단체들의 주장에 대해서

당신들이 현장을 어떻게 알아 라고 말하며 반격하였지만,

저희들의 주장이 현장 교사의 이야기인지라

함부로 폄하할 수 없어서 난감해 하던 그분들의 표정이 기억납니다.


어느날 밤, 함께 이야기하다가

교사 출신 교육위원이 술김에 저에게 퍼풋던 말이

지금도 또렷이 기억납니다.

"송인수 선생. 당신도 선생이야?"

우격다짐으로 저를 파고들며 쏘아붙이던 그분의 눈,

합리적인 이야기를 할 겨를도 없이 시정 잡배처럼

저를 향해서 투쟁적으로 댓쉬하던

그분의 저를 향한 증오의 눈길을 저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함께 오랜 동안 시민운동을 해왔던 그분에게

이제 저는 돌이킬 수 없는 적과 같은 존재로 내몰리는

그 아픔을 저는 처음으로 경험했습니다.


지금도 생각해 봅니다.

'교원평가제도'를 주장하는 것이 교사들만 힘겹게만 하는,

우리 교육의 발전에 하등 도움되지 않는 주장은 아닌가.

맑은 양심과 깨끗한 눈을 가지고 시대를 보는 사람이

응당 가져서는 안되는 편협한 '대중의 손들어주기' 행동인가.


한 인간의 생각에 절대적 진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생각으로 제 생각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저는 교원평가제도가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물론이요

교사들에게도 유익하다고 생각하는 마음은 변함없습니다.

또한 그것이 아이들과 교육을 위해 유익하지만

교사들에게는 유익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와도

저는 우리가 손해를 보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은 우리를 편하게 하자고 하는 일이 아니며,

학생의 일차적인 교육권은

비록 전문성은 떨어지지만 아이들의 부모들에게 있는 것이 분명하고

그것이 성경적인 관점인 이상,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을 전개하고

그것을 제도화시키는 일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담임 교사의 한때 잘못으로 가슴에 멍이 들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가슴 속 상처로 남아

평생 기를 펴지 못하고 살아가던 자기 동생을 이야기하며

교사에 대한 분노를 터트리던 제 친구의 이야기가

어디 소수의 이야기이던가요.


'선생'의 길은 아무나 가는 길이 아니라는 것,

참으로 두렵고 떨림으로 감당해야할 일이라는 것,

모든 인간은 연약하고 나약한 인생이기에,

스스로를 긴장시키는 법이 없다면, 나도 언제든지

나태하기 쉬운 '별 수 없는 인생'이라는 것을

우리는 인정해야겠습니다.


18일, 목요일 6시

이제 마지막 토론회입니다.

서울 tcf 샘들 한번 오세요.

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홀 6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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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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