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나라가 전염병으로 시끄러워지면서 학교들은 휴교를 하고, 많은 행사들이 취소되었습니다. 대학생 선교단체들의 수련회도 취소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수련회에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염려하기도 하였습니다. 1차 등록 기간을 뒤로 늦추어 등록을 시작했지만, 예년과 달리 등록인원이 많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간사회의에서는 수련회가 취소될 수도 있으니 다른 대안을 준비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우려는 현실이 되었고, 1차 등록 결과 100명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예산을 재편성해야 했고, 숙소 규모를 줄이고 여러 지출항목을 대폭 줄였습니다. 
수련회가 잘 운영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나의 부족함때문에 TCF 공동체성이 약화되고 침체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자책감이 한없이 밀려왔습니다.

사람들을 끌어모으지 않아도 사람들이 밀려오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전국 각지에 지역모임이 세워졌고,수련회 참가인원은 계속 증가했으며, 홈페이지에는 날마다 수십건의 글과 댓글들이 달리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교회의 퇴락, 캠퍼스 사역의 위축, 기독교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교사운동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습니다. 학교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을 더욱 압박하고 바쁘고 분주하게 몰아갑니다. '운동'을 한다는 것이 너무나 어려운 시대를 지나고 있는 것입니다. 수련회가 시작되자 전국 각지에서 오신 선생님들 한분 한분의 모습이 얼마나 귀하고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영광의 시대를 함께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저는 그 단맛을 맛본 세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같은 어려운 시대, 암흑의 시대에 자리를 지키는 것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얼마전 영화 <암살>을 보니, 상황에 따라 변절하지 않고 자신의 목숨을 걸고 싸웠던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죽음때문에 역사가 이어졌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자리를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자신의 역할을 감당하는 신실한 사람들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TCF의 역사에서는, 지역모임이 약화되고 인원도 줄고 침체기를 겪었던 부족한 리더이겠으나, 그 자리를 잘 지켜왔던 사람으로 남겠습니다. 잘리워지고 밑둥밖에는 남은 게 없지만, 우리가 이 땅의 그루터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오늘 이 시간, 여러분과 함께 이 찬양을 부르고 싶습니다.

"우리가 이 땅의 그루터기라"

-TCF 수련회 소망나누기를 마무리하며

조회 수 :
935
등록일 :
2015.08.07
00:36:42 (*.168.28.119)
엮인글 :
http://www.tcf.or.kr/xe/freeboard/234682/3ac/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234682

이민정

2015.08.07
08:33:20
(*.138.69.109)
우리가 이 땅의 그루터기라....
선생님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선생님은 귀한 축복의 통로입니다.^^

정진우

2015.08.07
11:00:48
(*.116.85.27)

선생님~페이스북에 올라온 글 까지 몇번을 읽으며 곱씹어 봅니다~~ "두 번 안올 우리의 젊음이여 누굴 위해 사는가 무얼위해 사는가 오직 우리 구주 예수시라" 라는 노래말을 계속 묵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 우리 공동체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도울게요^^ 그리고 피곤하신 몸을 이끌고 학교안내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간략하게 후기를 남기면 처음에는 시설에 "와~"하며 놀랐지만 그것도 잠시, 곳곳에 있는 예수님의 흔적과 선생님들의 노력들을 발견하면서 "와~"하며 많은 감동과 배움이 있었네요~

가정사역자

2015.08.10
09:10:45
(*.200.207.167)

전형일 선생님 아니 대표님, 암살영화 전체에 가장 오래 가슴에 남는 말은 "저는 끝까지 갑니다."

전형일 선생님과 각 간사님들, 지녁모임 대표님들, 그리고 그 지역모임에 꾸준히 나오시는 그루터기 선생님, 모두가 어떤 일을 하기에 사랑받는 애굽문화를 버리고 하나님의 사람으로 하나님의 영광이 부음받음 엄청난 가치로 존재하는 분들입니다.

앞으로 세상은 손익과 상관 없이 옳은 일이기에 곁에 있어주는 베드로 옆으로 11제자의 머무는 영성, 엘리야 시대의 7,000명 그리고 110명의 이 번 수련회 동역자 선생님들, 그 것이 그 어떤 위대한 일보다 큰 영성입니다.

요셉 목사님 곁에 묵묵히 있어준 아내 사모님의 영성이 그 것이었습니다.

  저도 부족하지만 말씀을 올리면서 수련회 스텝 주변에서 간식 축내며 머물러 주는 바보 목사이고 싶습니다. 벌써 22년 머물러 있었습니다. 수련회만 40번이 넘어 섰네요. 왜냐하면 tcf 기독교사 그 이름은 선교사보다 나쁘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득기선생님이 일찍와서 간식 배분하고 있던데 그도 바보 중에 바보입니다. 그 분은 저보다 더 오래 이 머무는 삶을 하고 계시니까요.

  전형일대표간사가 마지막 나눔 때 가슴 속 깊이 울먹이던 그 무거운 어깨 분명 주님의 어깨 였습니다. 당신과 수고하시는 모든 선생님께 주님의 쉼이 주어지길 기도합니다. 저 같은 마음으로 머무는 이들이 그래도 많습니다. 힘내세요. 아니 힘내실 자격이 있으십니다.

  저는 기독교사 수련회에 참석하는 것이 압니다. 주님의 소원의 산에 오르는 것입니다.

  "저는 끝까지 갑니다."

   서상복 목사드림

(추천 수: 1 / 0)

곽이섭

2015.08.10
16:41:50
(*.219.125.127)

헌신하고 손해보지 않으려는 시대!

섬기고 나누어주시는 모습들에 감사를 드립니다.

함께 작은 힘과 기도를 보태고 나누겠습니다.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비추천 수sort 날짜
3178 두팔이 없고 한쪽 발이 짧은 레나 마리아의 찬양 [2] 1339     2001-10-31
뉴스와 .. 노래 장면이 있습니다.. 세계적 가스펠 가수.. 두 팔이 없고.. 한쪽 다리가 짧지만.. 아름다운 가수.. 레나 마리아의 찬양을 들어보세여..  
3177 Re..예레미아를 묵상하며-신앙의 다양한 모습 772     2001-11-02
그런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 복음 안에 숨어서 사회 문제에 무관심한 경우들을요. 그런 모습에 상처를 받기도 했구요.. '어쩜 저럴 수 있을까?' 그래서 저의 신앙은 한쪽으로 치달았던것 같습니다. (기독교 사회운동으로) 그런데 친구의 대화를 통해서 그런 ...  
3176 Re..예레미아를 묵상하며-신앙의 다양한 모습 827     2001-11-02
현 사회 문제를 외면할 수 없다는 선생님의 말씀이나 친구의 복음 우선이라는 말씀이나 다 같은 말씀이라고 봅니다. 만일 선한 사마리아인의 강도 만난 사람을 구제하는 행동과 강도 만난 사람을 보고도 그냥 지나간 레위인 또는 제사장의 행위 중 어느 것이 ...  
3175 예레미아를 묵상하며-신앙의 다양한 모습 921     2001-11-01
바벨론의 포로 신세가 된 이스라엘 백성에게 그는 말합니다. " 이제 내가 이 모든 땅을 내 종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의 손에 주고 또 들짐승들을 그에게 주어서 부리게 하였나니 열방이 그와 그 아들과 손자를 섬기리라 ... 중략... 바벌론 왕 느부갓네살을 섬...  
3174 라캄파넬라 1330     2001-11-02
리스트가 편곡한 라캄파넬라를 들으면 난 눈내리는 크리스마스가 생각이 난다. 흰 눈이 쌓인 고즈넉한 분위기의 아침 창문 밖으로 살며시 나리는 하이얀 눈을 생각하며 내 귓가로 라캄파넬라의 아름다운 선율이 노크한다. 피아노 소리를 참 좋아하면서도 마땅...  
3173 Re.. 세번의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한 무사고 운행 916     2001-11-05
일이 있을 때마다 매번 수고해주시는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피곤은 좀 풀리셨는지요?... 정말 저도 동시에 목격했지만 아찔했습니다. 우리가 1차선에 있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니 등에서 식은 땀이 날 정도였습니다...이제는 두시간 넘는 거리는 가능...  
3172 Re.. 세번의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한 무사고 운행 [2] 1205     2001-11-05
학교에서 12시에 출발 다음날 오전1시에 집에 도착한 토요일이었습니다. 우선 안미정 선생님과 장명월,이정현 선생님들의 댁앞까지 바래다 들이지 못한 걸 사과드리고요-지하철로 무사히 귀가하셨을 줄 믿구요.. 김천-구미간 경부 고속도로의 교통체증으로 결...  
3171 홍순영선생님의 혼인예식에 다녀와서... 1143     2001-11-05
3일 오후 1시경 2호선 성내역에서 유수현선생님의 차로 구미를 향해 떠났습니다. 저와 이민정선생님, 그리고 오늘 처음보는 전선생님, 의정부에 근무하시는 박선생님이 타셨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토요일 오후인 오늘의 고속도로는 고속도로가 아니었다는 점입...  
3170 다 끝났어. 858     2001-11-05
1학기에 아이들 집을 방문하고 2학기에 아이들을 저희 집으로 초대해서 같이 잠자고 이야기하는 시간들이 지난 금요일로 모두 끝이 났습니다. 생각해보면 참 힘든 시간이었다는 느낌이 제일 먼저 들고 보람도 느껴집니다. 아이들의 취침 시간(대개 12시 이후부...  
3169 Re..항상 힘이 되는 것은... 855     2001-11-06
항상 힘이 되는 것은 말씀인 것 같습니다. 건강하시고...  
3168 제1회 한국유학생선교대회가 있었습니다 [2] 929     2001-11-05
평안하심니까? 주님의 이름으로 여러분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일본에 와서 매일 들어오는 곳이 있다면, 기독교사회입니다. 하루의 일과가 되어버린 지금, 더욱 없어서는 안되는 모임이 되었습니다. 매일의 힘은 교사회에 들어오면서, 하나님과의 살아있는 교...  
3167 Re.. 저희도 그랬어요 1055     2001-11-05
서울 모임이 PBS를 시작한 게 5년 정도 되나요. 그러니까 박영덕 목사님께서 도영하시기전 매달 한번씩 강해설교를 해주셨는데 항상 그 날은 평균 회집인원수를 웃돌았어요. 하지만 1년 후 하지영 선생님이 용기를 내어 격주 PBS를 시작했지요. 하지만 예습해 ...  
3166 격주모임에서 매주 모임으로.... [1] 1130     2001-11-05
여러 선생님들 께서 기도해 주시는데 그때 그때 소식을 전하지 못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 곳에서도 여러 선생님들의 기도의 힘이 느껴집니다. 저희 제주 모임에서 '기독교사학교' 자료집을 가지고 나눔을 하다가 성경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고 같이 보...  
3165 Re..정보부장보다는....연구부장이 더... 841     2001-11-06
정보부장보다는 연구부장이 더 힘이 세지... 정보야 연구와는 비교가 되지 않지.. 성규로부터 지안후배 일 잘한다고 이야기 들었다. 연구 부장님.. 열심히 하시고..  
3164 Re..게시판에 글 올리는 사람들은 대단하다. 770     2001-11-09
시범학교는 하루빨리 없어져야 합니다. 전시성, 업적위주의 행정이 만들어낸 폐단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말 수고가 많으시겠습니다.  
3163 게시판에 글 올리는 사람들은 대단하다. [1] 908     2001-11-06
몇번이나 글을 쓸까 말까 하다가 용기를 내어서 글을 써 본다. 옛날 TCF의 다락방은 천리안에 있었다. 그리고 레스토랑같은 곳이 아닌 시골집같은 곳이었다. 그래서 글솜씨가 없어도 글을 쉽게 올릴 수 있었다. 그런데 형일형제가 너무 잘 만들어 놓아서 시골...  
3162 남이 없는 것 갖게 하신 하나님! [1] 973     2001-11-06
저도 오랜만에 `이곳에 글을 올립니다. 제주도의 모임소식,홍순영선생님 결혼식에 어렵게 다녀오신 이야기,일본 소식,... 모두 반갑고 이 홈페이지에서 이렇게 전국의 TCFER가 교제를 나누고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합니다. 저는 요즘 어느 미혼 선생님과 넌크리...  
3161 자동차 운전을 배우지 않으려고 했는데... 905     2001-11-06
자동차 운전을 배우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런 내 뜻과는 달리 이제는 기어이 배워야 할 것만 같다...지난 일요일 어머니를 모시고 벌말(평촌)에 있는 숙부댁에 다녀온 것이 이런 내 생각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교회 예배를 마치고 팔순에 가까우신 어머...  
3160 사랑이 어렵다. [2] 1068     2001-11-06
사랑이 어려울 때도 있다. 말 한마디 참기 힘들어 쉽게 뱉은 말이 지독한 상처를 줄 때도 있다. 먼저 사랑하고 섬기라고 하지만 누가 더 사랑했는지 비교하며 타인의 깊지 않은 섬김에 그냥 속상한 날도 있다. 이런 저런 이야기 가슴에 담아둔 채 그냥 속 좁은...  
3159 수능 때문에 [2] 805     2001-11-07
수능 때문에 5시에 나왔습니다. 3년째 방송요원으로 하고 있습니다 수동으로 시간만 보고 있다가 종을 치는 관계로 수능 시간에는 항상 긴장이 됩니다. 제작년에는 종을 10분이나 일찍 친 적도 있었죠(최고령자가 우리학교에서 시험 본 관계로 기자들이 잔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