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랬만입니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네요
요즘 모두 성적을 하신다고 바쁘시죠

본론: 요즘 대부분의 학교에 공공 근로가 들어오게 되었을 거예요
저희 학교도 공공근로가 오셔서 일을 하고 계십니다.
50은 훨신 넘어 보이는 초라하고 남루하신 할머니!!!
그 분을 보게 되면 그 모습에 절로 동정을 느끼게 되고,
항상 마음 한쪽이 아파옵니다. 눈물이 스미기도 합니다.
제가 민감해서가 아니라 그분의 모습은 그런 감정을 유발합니다.
그 분이 20대의 제게 " 안녕하게요 선생님" 이라며
치아가 빠져 불분명한 발음으로 말씀하실때
참 묘한 감정이 듭니다.
그 목소리는 정말 친근하고, 벽이 없으며, 나에 대한 존경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옆반 선생님은 특히 그분에게 친절하게 대하십니다.
오늘 그 할머니가 옆반 선생님에게 화분을 하나 선물하셨습니다.
그 화분 말이죠.. 이 화분이 감동입니다.
화초는 손바닥 크기도 안되는 작은 허브입니다.
화분요? 여러분이 흔히 보시는 컵라면 껍데기 였습니다.
컵라면 껍데기에 흙을 담고, 그 안에 허브를 심어
옆반 선생님에게 주시면 '너무 작죠' 라며 말씀하시던
그분의 수줍은 미소와 행복해 하는 표정..
왜 이렇게 나를 슬픔을 주는지, 왜 이리 마음 한 구석이 찡한지,
그 분 앞에 서면 모든 욕망이 헛되어 보이고 더러워 보이며
그런 교만함을 내려놓을 수 밖에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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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02.02.08
09:58:57 (*.106.137.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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