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전시회를 열며...

 

저는 우리 학교의 사진반을 맡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의 사진반원은 모두 20명입니다. 그러나 대개가 3학년 학생들이므로 실제 활동 인원은 1학년 뿐으로 불과 4명 밖에 되지 않습니다. 2학년은 한 명도 없습니다. 제가 새학기에 들어오자마자 2명 남아 있던 2학년을 제명했기 때문입니다.

2학년을 제명한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습니다. 1학년 내내 얼굴도 나타내지 않다가 작년 개교 기념 전시회 때에 비로소 모습을 나타냈는데 작품도 한 점 출품하지 않았고 안내만 했습니다. 그랬어도 그 뒤부터라도 특활 시간에 정신을 차리고 잘 참석했다면 제가 성격은 그다지 좋은 사람이 아닐지라도 그들을 용서하고 그들이 사진반 활동을 하도록 내버려뒀을 지 모릅니다.

그런데 1학년 마치도록 작년 후반부에도 특활 시간에 계속 도망을 가버렸습니다.

새학기 사진반 첫 시간에 뻔뻔스럽게도 그들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특활은 3학년들은 이름만 걸어 놓는 학년이며 1학년은 뭐가 뭔지 모르므로 2학년 애들이 가장 중심이 돼서 활동하는 학년인데 2학년이라고는 그들을 빼면 한 명도 없는 우리 사진반에서 저라고 해서 왜 제명처분하는 그들이 왜 아쉽지 않았겠습니까?...그러나 저는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너희들은 미안하지만 다른 반을 찾아봐라. 나는 너희들을 신뢰할 수 없다. 2학년 없이 새로이 들어오는 1학년만 데리고 사진반을 해보겠다'

이렇게 선언하자 그들은 제게 용서를 구하지도 않고 도리어 화난 듯이 미련 없이 교실을 나가버렸습니다. (요새 애들은 이렇습니다. 그 때 좀 사정을 해본다든가 하는 그런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래서 우리 학교 사진반은 2학년이 한 명도 없이 올 새학기를 시작했습니다.

1학년 4명으로 사진반 활동을 해왔고 마침내 오늘 사진전을 열게 되었습니다. 한 명이 5작품씩 출품했으니까 모두 20점에 제 작품이 3점, 졸업생 찬조 작품이 하나 해서 모두 24작품을 걸었습니다.

미술반이 거의 삼분의 이나 차지하고 있던 3층 전시실에서 이번에 조금 더 장소를 얻어내 3층 전시실의 반 정도의 공간을 사진 전시실로 할 수 있었던 것도 큰 소득입니다.

사람이 많아야 일이 되는 것이 아님을 이번의 사진반 활동을 통해서 다시 깨닫습니다. 요는 제대로 하겠다는 사람이 몇이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사진 세 점 중 하나는 지난 9월에 있었던 교내 체력 검사 때의 사진이고 다른 하나는 지난 수련회 때에 찬양하는 김소영선생님의 사진, 또 하나는 지난 9월 초 서울의 모임 때 홍소영선생님이 하드 드시는 사진입니다. 두 분의 사전 양해를 얻지 못하고 전시해서 죄송합니다. 그 대신에 전시가 끝나면 두 분께 그 사진을 드리는 것으로 보답하겠습니다. 25일까지 전시를 하니까 혹시 두 분께서 이 글을 보신다면 제게 연락을 주시거나 직접 우리 학교로 오셔서 사진 전시회를 구경하시기 바랍니다. 김대영


조회 수 :
1068
등록일 :
2001.10.19
17:28:19 (*.248.247.252)
엮인글 :
http://www.tcf.or.kr/xe/freeboard/99905/84a/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9990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비추천 수 날짜sort
2718 Re..은혜로운 결혼식 401     2002-02-24
시간,날짜 모두 제가 서울에 있을수 있는 상황이라 결혼소식 알고부터 참석하리라 마음먹었는데 은혜로운 결혼식 정말 잘 다녀왔다는 생각듭니다. 신랑님의 인상이 너무 좋았고,같이 갔던 하윤이는 집에 와서도 윤선하선생님 얘기를 계속하고(예쁘다고 계속 감...  
2717 Re.. 신혼부부를 축복합니다 [1] file 491     2002-02-24
 
2716 구하게 하소서 437     2002-02-24
우리들은 갈급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주님의 은혜를 구합니다. 하나님께서 내려주신 은혜에 감사하며 성령충만한 삶을 영위하기도 하지만 문제가 해결이 되고 내 안에 어려움이 없어지면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지 않고 내 자신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베풀어 ...  
2715 Re.. 축하해요(키르키즈) 525     2002-02-25
결혼 진심으로 축하한다. 선하야 너의 예쁜 모습을 보고 싶구나. 우리가 키르기즈 올때만해도 애인이 없었는것 같은데 하나님의 은혜는 참으로 놀랍구나. 박은철 선생님의 글을 보니 신랑이 참 좋은 사람인것 같구나 꼭 가 보고 싶은 결혼식이 었는데 아쉽구나...  
2714 마지막 약속과 소원 543     2002-02-25
2월 23일 종업식날. 새벽기도를 갔는데 교회에 들어서자 들리는 찬양이 '지금까지 지내온 것'이라는 찬양이었다. 평소에도 내가 참 좋아하는 찬양이다. 내가 어릴 적 우리 집이 많이 힘들 때 가정예배 시간에 매일 불렀던 찬양. "지금까지 지내온 것 주의 크신...  
2713 Re..덕분에 박영옥선생님도 432     2002-02-25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전 결혼식장에 늦게 도착해서 예배를 제대로 드리지 못했지만 뒤에서 서성거리다 6년전 대전에서의 전국리더모임 시즌에 대전에서 결혼 한 박영옥 선생님을 (깜짝) 볼 수 있었지요. -서울 tcf에서 헌신적인 모습으로 회계봉사하던 분이었...  
2712 첫 발령받았읍니다. 349     2002-02-26
안녕하세요. 울산의 신규교사 노현정입니다. 저의 첫 발령지는 울산천곡중이랍니다. 이 곳의 선생님들과 함께 열심히 해나가야겟어요.  
2711 주님! 저는 이런 영혼입니다 348     2002-02-26
겸손한 마음으로 날마다 하나님께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기도 응답의 은혜와 축복은 하나님께 감사하며 영광돌리는 삶을 살아가도록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것입니다. 이 시는 회개하는 시입니다. 은혜 받음을 감사하기보다 내 자신을 바라보고 내 의를 드러내...  
2710 창원으로 발령났어요 380     2002-02-27
오늘이 연수 마지막 날이었슴다. 1교시 시작때까지 아직 발령이 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오늘 인터넷에 게시한다고 하데요. 1교시가 끝나자 마자 다들 동시에 일어서더니 휴대폰을 귀에대고 나가는 겁니다. 헉~~ 어찌 다들 똑같은지.. 전 전화할때도 없고 그...  
2709 인사드립니다. [1] 345     2002-02-27
샬롬! 저는 중국 연변의 한국학교에 있는 사람입니다. 중학교 수학을 가르치고 있고, 연변과기대를 통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mknest에 들렀다가 우연히 알게 되어서 들어왔는데, 진짜 보물창고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들까지 남기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2708 Re..인사드립니다. 339     2002-02-27
김 아지랭이 님의 글을 읽고.. 넘 반갑네요.. ^^ 저도 연변과기대 유치원에 근무했었거든요 정말 잊을수 없는 시간들이였는데.......... 중학교 수학을 가르치시면... 지금 어떤 애들을 가르치시나요? 이름이 잘 기억이 안나는데............ 주일학교에서 애...  
2707 교원대 근처로 이사를 마치고 소식 올립니다 [3] 528     2002-02-27
이사를 마치고 이제야 대략 정리를 하였습니다. 금요일 8시 반에 이사를 마치고 새벽 1시까지 급한 청소를 하였고, 그 다음날부터 청소와 정리를 하였습니다 전입신고와 희주 취학문제,자동차 주소/번호판 변경 등등 낯선 동네에서 새롭게 해야할 것들이 생각...  
2706 기도의 응답이 지연될때. 784     2002-02-28
기도의 응답이 지연이 될때 기도의 응답 ... 이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하에 있습니다. 기도의 응답이 늦어지는 만큼 우리들은 하나님께 집중하며 더욱 더 기도해야할 것입니다. 더불어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도 더 큰 은혜로 기도의 응...  
2705 하나님의 은혜를 받기 위해서는... 529     2002-02-28
@ 하나님의 은혜를 받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은혜를 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들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고민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농부들이 많은 수확을 얻기 위해서 땀을 흘리며 일을 하듯 우리들도 하나님의 은혜를 받기 ...  
2704 구룡포에서 [1] 405     2002-02-28
tcf 구룡포에서 한 새봄수련회.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서 사랑하는 좋은 선생님들과 함깨 한 시간. 너무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잠언 PBS를 통해 사랑과 성실의 사람으로 하나님과 사람 앞에 존귀히 여김을 받는 자가 되길 원하시며 모든 일에서 그분을 ...  
2703 대구경북tcf새봄수련회 좋았습니다. 333     2002-02-28
새봄 수련회가 감포옆에 구룡포에서 있었는데, 멋진 모임이었습니다. 친구도 사귀고요...건호, 연욱선생님 새학기를 계획하는 시간도 좋았구요.. 선생님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더없이 행복했습니다. 수고하신 모든분들께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tcf모임에 더 ...  
2702 Re..단체사진입니다. file 355     2002-02-28
 
2701 말씀 묵상과 기도 생활. 704     2002-02-28
@ 말씀 묵상과 기도 생활 @ 저는 하루에 평균 1시간 정도 기도 생활을 합니다. 여기에 말씀 묵상 시간은 기도생활보다 좀 더 많이 합니다. 더불어 찬양을 듣는 시간은 말씀을 읽는 만큼 합니다. 저의 기도 생활을 소개하는 이유는 그만큼 삶속에서 말씀묵상과 ...  
2700 당신에게 귀한 영혼이게 하소서 469     2002-03-01
사람은 누구나가 세상적으로 유명해지고, 명예를 가지며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한가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하나님을 믿는 우리들은 하나님께 사랑을 받고 귀하게 여김을 받을 수 있기를 소망해야 합니다. 하나님께 사랑 받고 귀히 여김을 받을때 하나님께서...  
2699 신규같은 떨림으로.. [4] 368     2002-03-01
지난 2월 20일.. 교무실에서 떠나는 선생님들이 한 줄로 섰을때 저도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그것도 눈물, 콧물을 줄줄 흘리면서.. 부산을 떠난다는 생각에..이제 좋아하는 선생님들과 함께 할 수 없다는 생각에.. 그리고 어머니와 딸 현지와 떨어져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