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에서 '아이스크림 안 먹기 운동'을 하신다 합니다. 아마도... 아이스크림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무언가 다른 식의 수업 방식을 보이려는 선생님들을 응원하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아마도 그동안 들은 바를 토대로 생각해 볼 때, 학생들의 저항이 만만찮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집행부에서 나름대로 준비한 것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저항을 약간 누그려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생각이 드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이, '열심히 수업준비해서 이끄는 교사의 수업은 학생들이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이런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많으신 편입니다. 그러나...

 

학생들을 가르치는 시간이 길어져 가면서 느끼는 생각은, 이런 학생들이 점차 줄어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 보니 교원평가를 마친 뒤에 어려움을 겪는 선생님들이 여럿 보이기 시작하고, 그것이 점차 늘어난다는 생각이 듭니다. 몇몇 잘못된 생각을 가진 학생과 학부모들이 작당하면... 그 선생님은 그야말로 퇴직해야 하는 지경으로까지 몰아져 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그러다 보니 교원평가의 경우에는 다양한 학부모를 참여하도록 독려하라고 하더군요. 그게 너무 지나치면 안되지만...

(이거 귀찮아 하시는 선생님은 동료교사를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어느 정도까지는 참여를 유도해 주시길...)

 

요새 정말 많이 느끼는 것은, 교사가 교육과정을 비롯한 각종 자료를 참고하여 자신의 주관을 교육과정 및 교과서와 조화시켜 진행하는 수업에 대해 태클을 거는 분들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특히 동료교사들이 그러는 경우도 있고, 관리자 교사들이 평교사들에게 압력을 넣기도 합니다...

 

정말 많이 느끼는 것은... '배움중심 수업'이라는 것이 거의 '모둠수업'으로 진행되고, 저희 수석교사님 말씀으로는 강의식도 배움중심 수업으로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모범사례라 불리는 것들을 보면 거의 모둠수업으로 하는 것이 아니던가요...

 

몇년 전부터 '배움의 공동체' 수업 방식이 우리에게 소개되었는데, 요새 정말 느끼는 것은... 그런 흐름을 보면서 참 힘이 빠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교사의 익숙한 수업에 '다양성'과 '학생을 배려하는 마음'을 빌미로 각 교사가 가진 달란트를 묻어버리라는 식의 행동을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의식으로 준비 잘 하고, 학생들에게 호응이 좋은 교사에게 모둠수업 방식으로 수업을 해보도록 계속 유도한다면... 그게 과연 바람직한 방식일까요.

 

구태의연하다 하겠지요. 그렇지만 정말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우리가 누구 때문에 수업을 하는지...

 

교사가... 자신의 교육적인 판단에 따라 강의식으로 할 수도 있고, 모둠수업 방식으로도 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한시간 내내 문제만 풀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선생님들을 부끄럽게 하지는 않았는지요... 중3이나 고3 학생들에게는 모둠수업보다 문제풀이가 중심이 된 강의식 수업이 더 효과적인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선생님들을 얼굴 못 들게 다니게 하는 식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특히 수능 100% 전형의 필요성을 느끼시는 분들이 그러신다면 정말 이런 모순만한 모순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요즘 정말 많이 드는 생각은... 교사의 자존심을 가지고 노력하는 분들을 '학생들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고 교사의 편의만 찾는 교사'로 보는 분들이 없다 할 수 있을까요... 말로는 그러지 않으시겠지요... 그렇지만, 그러한 느낌이 드는 모습을 우리가 보이고 있지는 않은지...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선생님들'이 아닌 '우리들'입니다...

 

교사가 자신의 모습을 일정 부분 변화시켜 나가고, 그러한 변화를 통하여 상황에 맞는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MBTI를 빌려 말씀드린다면... ISTJ 선생님들에게 ENFP의 모습을 강요하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듭니다.

 

이런 말씀 들으면... '모임에서 이런 말씀 나누면 안 되나?'고 생각하시는 선생님들이 계실 듯 싶어서 말씀을 드린다면...

 

제 아내가 며칠 전에 딸을 낳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회 가는 것도 눈치가 보이는 지경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모임이라... 

 

그리고, 다른 지역에 계시면서 인연이 있는 분들께도 말씀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입니다.

 

편안한 주일 되시기 바랍니다...

 

조회 수 :
2415
등록일 :
2013.06.01
23:09:38 (*.108.233.122)
엮인글 :
http://www.tcf.or.kr/xe/freeboard/206601/acd/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206601

Joy

2013.06.03
10:37:10
(*.251.19.13)

초등쌤이 아니면 아이스크림을 알기도 힘들죠.. ^^;;

줄곧 고등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입장에서 강의식/주입식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ENTP 유형의 영어 교사입니다. 물론 저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뭔가를 하길 바라는 성격이죠. ^-^

하지만 요즘 TCF 모임에도 못 나가고 저녁 7:00-10:00 과외식 영어 특강 수업을 하면서 다시 한 번 깨닫는 건 교사로서 수업방식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훈련시키셨듯이 우리 또한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서로 본받기 위해 노력할 뿐이라는 것입니다. 교육에 옳고 그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기준이 될 뿐, 우리의 시각이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 한국 교육에서 온전한 방학을 보내는 고등학교는 정말 있을 수 없는 것인지.. 그냥 쓸데없는 소리 한 번 해 봅니다. ㅋㅋㅋ

오흥철

2013.06.03
18:25:59
(*.153.64.74)

예... 정말 많이 느끼는 것이...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느끼게 됩니다. 해당 교사의 달란트에 가장 맞는 쪽으로 지도하도록 유도해야 하는데, 그게 참... 합니다.

뭐 직장인들은 우리보고 놀면서 봉급 받는다고 합니다. 그래도 선생님 같은 분들께는 뭐라고들 안하던데... 우리 사회가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지 않다 보니 그런게 아닌가 싶고, 그것이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쳐 보고자 하는 교사들을 좌절시킨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래도 우리 이후에는 뭔가 더 좋은 쪽으로 가겠지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현승호

2013.06.03
14:27:00
(*.230.182.130)

아~ 이렇게 저희 운동이 교육에 대한 고민들을 끌어 낼 수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

우선, 아이스크림보다 한우국밥 운동이야 말로 저와 선생님이 동일하게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과 가장 맞아 떨어지는 문제입니다.  아이스크림 이야 말로  "다양한 동영상과 교사에 대한 배려를 빌미로 각 교사의 다양한 달란트를 묻어 버리고 있습니다.  MBTI를 빌려 말씀드리자면  ISTJ, ENFP 등 다양한 성격의 생님들을 전부 ISCR 로 만들어 버리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분이 많은거 압니다.)

  제가 늘 주장하는 것이 가장 좋은 수업은 가장 "나" 다운 수업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좋은 수업을 하려하기 보다 좋은 교사가 되려하는 것이 수업의 수준을 높이는 일입니다. 그 어떤 수업 방법도 나의 일부분이 되었을 때에만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스크림이 그것을 방해하는 것이 작금의 초등교육 현실입니다.

  학교에서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전교사에게 쓰도록 하고 있습니다. 동학년에서 특정한 반이 저는 아이스크림을 안쓰겠다고 말하면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입니다. "쓰기 싫어도 일단 신청해 놓고 쓰지 말라고..."

  그래서 그 좋은 아이스크림을 잠시만 금식해 보자는 것입니다.  많은 선생님들의 동참을 부탁드립니다.

오흥철

2013.06.03
18:30:51
(*.153.64.74)

'나다운 수업'을 하면 '학생에 대한 배려'를 빌미로 무능한 교사를 만들어 버리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 아니던가요... 전교사가 아이스크림을 쓴다면 아이스크림을 안 쓰더라도 교재연구를 할 때 아이스크림을 참조할 필요는 있을 듯 싶은데... '아이스크림을 녹여서 팥빙수로 만들어 먹이면' 시비거는 분들이 왜이리 많으신지...

우리 TCF가 '나다운 수업'을 하는 분들을 기운 빠지지 않게 하였으면 좋겠습니다...

푸른나무88

2013.06.04
09:37:54
(*.158.208.30)

"교사가... 자신의 교육적인 판단에 따라 강의식으로 할 수도 있고, 모둠수업 방식으로도 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라고 쓴 현선생님의 생각과

 

"아이스크림을 녹여서 팥빙수로 만들어 먹이면" 이라고 쓴 오선생님의 생각에 다른 차이를 못 느끼겠어요. 두 분의 생각에 다 공감을 하는데요^^

오흥철

2013.06.10
03:13:31
(*.108.233.122)

자신의 교육적인 판단에 따라 수업하는 선생님들의 수업에 대하여 '떠드는 아이들, 잠자는 아이들'이 생겨나는 이유를 전적으로 교사 책임이라 주장하는 분들이 정말 교사들을 어려움으로 몰아넣는 분들이라는 생각이 계속 듭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비추천 수 날짜sort
3018 Re..제게도 도움이 됩니다. [1] 380     2001-12-10
10수년전부터 tcf로 인해 알게 된 이용세 강도사님,늘 우리에게 든든한 분이지요. 두분의 만남이 어떠했을지 눈에 선합니다. 힘을 얻는 시간이었을것 같구요. 춘천 tcf의 앞날을 위해 기도하며 고민하는 제게 큰 도움이 되는 조언이라 좋은교사 강원 카페에도 ...  
3017 Re..이전 답변 보충입니다. 359     2001-12-10
선생님 아래의 답변을 조금 수정 및 보충을 하겠습니다. 2번  
3016 어머니를 생각하며 410     2001-12-10
중환자실 병상에 편안하게 잠자듯이 누워있던 엄마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처럼 아무 생각없이 편안하게 쉬어 본적이 없었지 엄마? 하나님께서 너무 열심히 일했다고 쉴 기회를 주시나봐요' 늘상 병원 전도 사역을 해 왔던 엄마였지만 당신께서 그...  
3015 Re..사전이란........... [1] 335     2001-12-10
안녕하세요? 윤선하 선생님..... 답변 감사합니다. 그런데 궁금한 것이 또 있어서요. 1번 답글에서 사전에 취소를 하면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사전이란 수련회 바로 전날까지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궁금합니다. 수고하시고, 건강하세요.  
3014 마음이 아파요... 354     2001-12-11
벌써 한반을 맡아서 그 아이들과 생활을 해 온지도 거의 1년이 됩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학기초부터 계속 기도해 왔던 일, 기독교사 모임의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 가정방문 했던 일, 아이들의 깜짝 생일 파티를 받은 일, 아이들과 개인별 노트 나눈 ...  
3013 시 한편 읽어보세요. [2] 381     2001-12-12
혹시 기억하시나요? 10월 정도에 올렸던 우리반 아이들의 시 .. 그중 가장 인상깊었다고 말씀해 주신 시가 바로 이 시였습니다. 제목: 낙엽 나무의 자식 나뭇잎 가을이 되면 자식이 집을 나간다. 빨갛게 노랗게 성이나 집나간 자식들 자기이름 스스로 낙엽이라...  
3012 기도 응답 & 겨울 수련회... 감사, 감사 ~^^~ file 364     2001-12-13
 
3011 저 수련회 못가는데요...준비팀에게 알림 [1] 385     2001-12-13
안녕하세요? 수련회 등록을 11월에 했는데 못갈 것 같습니다. 연수 때문에요. 사전에 알려 달라고 하셔서 알려드립니다. 수고하세요  
3010 10년후 우리 모습-춘천 [1] 503     2001-12-14
춘천 6년사(수련회 자료)에 들어갈 글인데 제가 이제야 썼습니다.(자꾸 잊어서...) 다른 지역과 다르게 늦은 발전을 하고 있지만 저희 나름대로 하나님앞에서 진보가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10년 후의 춘천 tcf의 모습! 마음 설레는 주제이다. 하지만 겸허하게...  
3009 발자국 392     2001-12-14
..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삶이 힘들고 어려워 지치신 분들에게 용기와 소망을 드리고 싶습니다. .. .  
3008 아! 난감... 기도해 주세요. 503     2001-12-14
- 작은 학교에 계신 선생님들을 생각하며 이곳에 띄워 봅니다. - Subject 아! 난감... 기도해 주세요. - 쓰다 보니 중보 기도해 주셨으면 싶어서 자세히 쓰게 되었네요. 무척 길답니다. 죄송~ - 저희 학교 농어촌 점수 개정 논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거의 확실...  
3007 오늘이 마지막이듯 423     2001-12-14
*.* 오늘이 마지막 이듯 *.* 언제라도 주님께서 날 부르시면 손에 잡은 모든것 다 내려놓고 주님품에 안겨야 하리 헛되고 헛된 세상것들 하나도 영원한것이 없네 이 세상 떠나는 날 가지고 갈것은 하나도 없네 잠시 이 세상 사는 날 동안 주님 영광위해 사용...  
3006 크리스마스 트리 같은 사람 400     2001-12-14
 
3005 우리삶의 연주 [1] 331     2001-12-14
 
3004 울산인데요^^ 358     2001-12-15
안녕하세요.. 저는 울산에 있는 초등교사입니당 수련회에 참석하고 싶은데요..혹시 울산에서 출발하시는 분이 있나 해서요.. 지리도 잘 모르고, 논산은 한 번도 가본적이 없어서용... 혹시 울산이나 울산 근처에서 출발하시는 분이 계시면 멜로 연락 부탁드릴...  
3003 신재식 선생님 368     2001-12-15
선생님 선택 강의안 메일 용량이 초과되어 자료실 학생 문화란에 올렸습니다. 만약 거기도 안되면 깨미동 홈페이지 http://cleanmedia.njoyschool.net/common/main.asp 이쪽으로 오셔서 대중문화 자료실로 가셔서 다운 받으시면 됩니다.  
3002 긴급 선교비를 청원합니다 602     2001-12-15
축 성 탄 항상 주님의 지상명령 영혼 구원을 위하여 기도하시며 목양에 힘쓰시는 목사님에게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 인사 드립니다, 저는 원주에서 명륜 제일침례교회를 섬기고 있는 조원경 목사입니다, 이렇게 목사님에게 펜을 들게 된 것은 제가 섬기고 있는 ...  
3001 기도가 필요합니다.(키르키즈) 372     2001-12-16
기도가 필요해요.(키르키즈) 아버지를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 최병준입니다. 키르키즈를 오면서 마음에 걸린 것 중에 아버지의 구원이었습니다. 제가 여기로 올때 노환과 당뇨로 대소변을 잘 가리지 못하고, 자식들을 알아보지 못하셨습니다. 아직 아버지가 예...  
3000 성경읽기 연변버전임돠!!! 393     2001-12-16
고조 저희 천국에서는 성경10번 읽어서는 성경 보았단 소리도 못함다. 고조 100번은 읽으면 고 놈 이제 성경읽기는 좀 하겠구나 하고 의심은 해봄다. 한 200번 읽었다 싶으면 고 놈 성경공부 시키면 좀 이해하겠구나 하고 의심은 해봄다. 우리 뒷집에 새로 천...  
2999 Re..기도할께요.힘내세요! 353     2001-12-17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선생님의 소원을 이루시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