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기억하시나요?
10월 정도에 올렸던 우리반 아이들의 시 .. 그중 가장 인상깊었다고 말씀해 주신 시가
바로 이 시였습니다.
제목: 낙엽
나무의 자식
나뭇잎
가을이 되면
자식이 집을 나간다.
빨갛게 노랗게 성이나
집나간 자식들
자기이름 스스로
낙엽이라 바꾸고
쓸쓸히 천천히
떠나간다.
이녀석이.. 또 시를 한편 지었는데.. 한번 보세요.
(4.4조 운율로 맞춰서 짓는 것이었는데 아주 짧으면서 뒷통수를 치네요.)
제목: 분필
불쌍하다 여러분필
수업시간 몸갈리네
분필들을 갈아먹는
칠판으은 잔인한놈
그리고 이건 보너스
저희반에 시현이라는 칠곡군에서 통학을 하는 아이가 있는데
아주 순진한, 어찌보면 답답한 구석이 있어요. 그 아이를 묘사한 건데 재미있어요.
제목- 산골소년
시현이의 단순하고
무뚝뚝한 말한마디
동네까지 멀어멀어
산골소년 되버렸네
순진한지 단순한지
시현이또 난리났네
아이들이 장난걸면
너무너무 진지하네
농담하나 걸기무셔
먼말하면 트집잡네
먼말하면 울어뿌네
정말정말 시현이랑
말하기가 힘들구나
(3연의 해석이 어려운 타 지방분을 위한 방언 통역:
무셔- 무서워, 먼말- 무슨 말, 울어뿌네- 울어버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