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다(2)

이민정
가을이다.
내 나이도 벌써 내년이면 서른이란다.
언제 어떻게 이만큼의 인생을 살아왔는지...
세월이 살갗이 빠름을... 실감하게 된다.

돌아보면....
나에게도 추억거리가 많다.
어린시절 자연가운데서 해가 어둑할 때까지
동네 아이들과 놀았던 시절...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 때가 아련히 기억된다.

잘 못하는 공부이지만 중고등학교때는 꽤 열심히 공부에만 열중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중고등부시절.. 교회에선 회계니 부회장이니 하는 임원을 맡아서도 열심히 했었던 것도 같다.
여러가지 힘든 것으로 인해 울기도 많이 울었고....

대학시절....
나 자신에 대한 절망감으로 인해 힘든 때도 많았지만....
하나님은 날 버리지 않으시고.... 믿음의 공동체를 주셨고...
그 가운데서 자랄 수 있게 해 주셨다.


그리고 지금....
나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었다.
아직 4년차밖에 되지 않았고...
그래서 미숙하게 아이들앞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한 적도 있었고...
왜 이리 시행착오는 끝이 없는지...

가을인데....
자꾸 나는 내 삶 전체를 돌아보게 된다.

이제 더이상은 "돌아가지 못할 길"가운데 어느덧 내가 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지나온 내 삶 가운데 오점도 많고 실수도 많고 절망함도 많았지만..
결코 후회하지 않는 것은 그 모든 과정가운데 우리 주님이 함께 하셨음을 바라보기 때문이리라....

지금도 나의 삶을-얼마 살지 않은...^^;;- 돌아보면 나는 왠지 눈시울이 붉어진다.
나 자신조차 사랑하지 못했던 내가...
비록 서툴고 천박지축이지만...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놀라울 따름이다.

나는 분명 빚진자이다.
사랑에 빚진 자이다.
복음에 빚진 자이다.
그래서 더욱 자랑할 것이 없고...
그래서 더욱 더 그 빚을 청산하기 위해 오늘도 몸부림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깊어가는 가을날... 사색에 잠겨... -
조회 수 :
361
등록일 :
2002.10.17
23:55:17 (*.32.252.124)
엮인글 :
http://www.tcf.or.kr/xe/freeboard/101649/e95/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01649

강영희

2001.11.30
00:00:00
(*.248.104.254)
무슨 수필 한편을 읽는 것 같군요. 마음이 따뜻하고 야무진 민정선생님 알아갈수록 매력있어요.이 가을을 잘 보내기를... [10/18-08:15]

강미영

2001.11.30
00:00:00
(*.204.161.131)
민정샘 글은 언제 봐도 아름답군요. 선생님의 삶을 사랑하는 하나님의 선하신 인도하심속에 더욱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바래요. *^^* [10/18-14:51]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sort 추천 수 비추천 수 날짜
2798 엄마 어릴적에 360     2002-01-07
 
2797 나의 유언장 [1] 360     2002-02-05
드디어.. 성적 처리를 끝냈습니다. 6학년 졸업 업무 때문에 개학전에 성적처리를 빨리 했어야 했는데.. 방학때.. 신ㅇㅇ 형제에게 정신이 팔려서.. ^^;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가.. 한 일주일동안 죽을 고생했습니다. 그..리.. 고..드디어 다 했습니다. 하하하.....  
2796 Re..그 다음을 위해 기도를... 360     2002-03-22
지금 박은철,안준길,윤선하,김대영선생님 글 읽으며 눈물을 글썽이며 이글을 씁니다. 그저께 교회의 어느분과 얘기를 나누다가 (그분을 신뢰해서 마구 주관적으로 제 중심적으로 얘기한것이 실수 였다는 생각이 듭니다.)젊은 그분의 사회참여에 대한 보수적인 ...  
2795 청소년성교육지도자교실(2004/1/29) 360     2003-12-16
왜곡된 性문화 속에서 자라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위하여 가정이나 교회 및 학교에서 지도자가 올바른 性교육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도록 돕는 워크숍 위주의 性교육 프로그램 · 일 시 : 2004년 1월 29일(목) 오전 10시~오후 6시 ·...  
2794 선생님 의견을 듣고 싶어요 [2] 360     2004-04-06
저기 선생님들께 한가지 여쭙고 싶습니다. 3월 29일부터 가정방문 캠페인이 시작되었잖아요. 가정방문 캠페인이 시작될 때마다 선생님들이 갖는 부담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 그러나 그래도 가정방문을 멈출 수 없는 상황에서 수고하고 고생하시는 선생님들을 어...  
2793 [좋은교사운동]독자배가운동 결산 file 360     2004-06-10
 
2792 수련회 준비팀에 감사드리며... [3] 360     2007-02-01
귀한 말씀과 넘치는 깊은 배려가 있는 섬김을 경험하고 왔습니다. 모든 것이 좋았습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물흐르듯 진행이 되도록... 07조의 임주영선생님은 첫 조별나눔 이외에는 참석을 못하실 정도로 노란색봉고(?)로 의양관과 숙소(명교생활관)을 끊임없...  
2791 Re..저의 게으름을... 361     2001-12-03
김숙현선생님은 세상에 둘도 없는 제 친구라고 할수도 있는데, tcf와 김숙현선생님이 멀어진(?) 것은 제 탓입니다. 늘 나누고 고민하고 함께 기도했던 것들을 생중계했어야 하는건데... 사실 tcf소개를 할때마다 김숙현,홍미화선생님이 언급되면서도 그분들이 ...  
2790 Re..개인적인 질문 361     2001-12-05
답변에 감사드립니다. 반갑군요. 저도 대학시절 ivf활동을 했었습니다. 앞으로 왕성한 활동을 기대할게요  
2789 Re..나도 ... [1] 361     2002-05-17
상황을 보니 참 답답한 기분이다. 부모가 변하지 않는 한 교사가 아무리 해도 한계는 분명히 있다. 지금 1학년은 도덕적 개념이 어느정도 잡혀있다. 옳고 그름을 아는 나이... 작년에 물론 똑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비슷하다. 선하가 선생으로서 할 수 있는 몇...  
» 가을이다(2) [2] 이민정 361     2002-10-17
가을이다. 내 나이도 벌써 내년이면 서른이란다. 언제 어떻게 이만큼의 인생을 살아왔는지... 세월이 살갗이 빠름을... 실감하게 된다. 돌아보면.... 나에게도 추억거리가 많다. 어린시절 자연가운데서 해가 어둑할 때까지 동네 아이들과 놀았던 시절... 잘 기...  
2787 Everyday Life Ministry [1] 361     2003-05-11
방금 서울에서 도착하였습니다. 이번 토요일은 푸근한 엄마의 모습으로 아이들과 함께 하려고 했는데, 또 절 부르는 곳이 있었답니다. 바로 IVF. 어제 학사회 대표간사인 이재천목사님이 갑자기 전화를 주셨는데, 알고보니 그분들도 갑작스럽게 마련한 프로그...  
2786 Re.그 이후 [1] 361     2003-07-08
가정방문을 해봐야 왜 그것을 하라고 그러는지 알수 있듯, 수업평가도 해보니 왜 하라고 그러는지 이해가 되네요. 수학과의 특성상,아이들은 수학에 한이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그 한을 다 제게 쏟아놓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그 부분은 지난 7년간 (중2를 가...  
2785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2] 361     2003-09-09
샬롬... 비가 하염없이 내리고 있네여.. 내일이 바로 추석 연휴네여.. 다들 고향 집으로 향하느라 분주하시겠어여..^^ 가족들과 친지들을 만나고 따뜻한 정을 만들어 가는 즐거운 추석이 되시길 바래여..^^ 다시 한번 메리 추석~~~~  
2784 pbs의 약점을 보완해주는 책자 소개 [1] 361     2004-03-07
피보세라고 불리는 pbs가 전국의 tcf에서 어느정도 정착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정말 감사하고 고무적인 일이다. 피보세에 맘을 두지 않은 사람들은 오래 나왔어도 사라져버린다. 난 어느 교사단체보다도 우리 tcf가 건강하고 바람직한 점으로 말씀에 기초를 ...  
2783 전국리더모임장소 오는 길 안내 [1] file 361     2005-04-13
 
2782 새해 복받으세요~ [3] 361     2007-01-02
그래도 2007년이 되었는데 새해 인사는 나누어야죠? 홈페이지 첫화면도 너무 멋지고 좋네요~ 모두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건강하고 늘 평안하세요!  
2781 더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1] 362     2002-03-18
오늘은 아이들에게 참 미안했다. 조별로 그 날 해야할 과제를 다해야 마쳐주기에 우리 아이들이 전교에서 제일 늦게 마치게 되었다. 그리고 아직 학기초라 질서를 잡기위해 계속해서 엄한 나. 내가 욕심이 많은 교사기에 아이들에게 많은 걸 시키다 보니 그걸 ...  
2780 드디어 내일...조수아... 362     2002-06-14
 
2779 from Shanghai [6] file 362     2004-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