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와 함께하는가?


여행을 다녀온 이야기를 나누거나 다른 사람의 경험을 듣다 보면 한 가지 정리되는 생각이 있다. 여행의 만족은 어디로 가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가느냐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어쩌면 여행의 진정한 가치는 ‘어떤 장소를 가는 것’보다 ‘어느 누구와 함께하는 것’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동행과의 관계에 따라서 여행 자체를 포기하는 일도 있으니 말이다.

 

흔히들 “인생 여정”이라고 표현하는 우리의 삶은 수많은 만남과 관계들로 이루어진다. 만약 우리의 삶에서 만남과 관계들을 제한다면 남는 것이 별로 없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살아가면서 그 만남과 관계들을 통해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렇기에 인생에서 누구를 만나고 누구와 함께하는가는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열왕기상 16장 뒷부분부터 이스라엘 왕 아합이 등장한다. 그는 바알 신의 제사장이자 시돈의 왕이 된 엣바알의 딸 이세벨을 아내로 삼고 이스라엘을 바알 숭배에 빠지게 하였다. 하나님이 3년 동안 가뭄을 내리셔서 이스라엘에 기근이 심했을 때에도 그는 하나님께로 돌이키지는 않고 엘리야를 죽이려 하였다. 또 엘리야가 갈멜산에서, ‘바알은 아무 능력도 없으며 여호와께서 진정한 하나님이심’을 기적과 함께 나타내며 바알의 선지자들을 죽인 후에도 이세벨에게 기대어 그 마음을 완고히 하였다. 아람 왕 벤하닷이 침입했을 때에는 무조건적인 항복을 요구받으며 굴욕을 당하는 처지에 있었으나 하나님의 역사하심으로 연이어 승리하게 되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리에 도취되어 하나님께서 멸하기로 작정하신 벤하닷을 풀어주는 잘못을 범하였다.

 

또한, 열왕기상 21장에서 보면 사마리아 궁 근처의 이스르엘에 있는 나봇의 포도원을 탐내어 그를 죽이고 빼앗는 큰 죄악을 범하였다. 나봇의 포도원을 값을 치르고 사고자 하였으나, 하나님이 주신 조상 대대로의 기업을 팔 수 없다는 나봇의 거부에 낙심하며 어찌할 바를 몰라 하였다. 하나님이 금하신 일이었으며 백성들이 대대로 지켜오는 제도였기에 악한 왕일지라도 감히 빼앗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 왕의 모습을 본 이세벨이 악한 꾀를 내어 거짓 증인을 세우고 나봇을 죽이게 하였다. 하나님과 율법을 의식하지 않는 이세벨은 아합이 감히 생각할 수 없었던 방법으로 그의 욕심을 채우도록 돕고 충동하였던 것이다.

 

아합에게는 하나님의 기적과 은혜를 직접 체험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 또 그에게는 하나님의 뜻을 알려주는 엘리야와 선지자들과의 만남이 있었으며, “크게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라는 평가를 받는 궁내대신 오바댜가 측근으로 함께하고 있었다(왕상 18:3~15).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우상숭배에 물들게 한 최악의 왕 아합에게 조차도 은혜를 베푸셔서, 나봇이 죽은 후 포도원을 취하러 가던 그가 재앙을 선포하시는 말씀을 듣고 금식하며 겸비하였을 때 재앙을 그 아들의 시대로 유예하여 주셨다. 그러나 그는 엘리야, 오바댜와 같은 하나님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삶을 살지 않았고, 바알 숭배의 핵심에서 살아온 이세벨과 함께 하며 그에게 충동되어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들으며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살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도록 창조되었으며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 수 밖에 없는 존재이다. 특히 배우자, 친구, 스승, 삶의 현장에서 동역하는 사람들, 함께 어울리는 사람들의 영향은 지대하다. 누구와 관계 맺고 누구와 함께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의 방향과 내용은 크게 달라진다. 그러기에 우리 자신과 자녀들의 삶 속에서 만남과 관계들을 소중히 생각하고 이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이면서 가장 중요한 만남인 하나님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하나님의 사람들과 함께하며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만남을 통해 주시는 돌이킬 수 있는 기회들을 놓치지 말고 서로를 통해 드러내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누리며 살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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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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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남예

2010.11.27
09:4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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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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