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리지널 씬'

이 영화의 여자 주인공으로 나온 '안젤리나 졸리'라는 여자는 영화 속의 보니 캐슬이라는 복잡한 여자의 배역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 여자 때문에 이 영화가 코메디도 아니고 순정 영화도 아니고 추리 영화도 아닌 그렇고 그런 밋밋한 영화가 되어버렸다는 아쉬운 생각이 들고 시나리오 역시 정교하지 않았습니다.

안젤리나 졸리라는 여자는 섹시한 여자, 액션 영화, 우스개 이야기 같은 영화의 배역으로는 어울릴지 몰라도 이 영화 속의 '보니 캐슬' 같은 복잡한 여자의 역을 소화해내기는 역부족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편지와 사진으로 교제하던 두 남녀가 혼인하기로 하고 만났는데 이 때 만난 '줄리아 러셀'이라는 여자는 루이스가 사진 속에서 보던 여자가 아니었습니다.

사진의 여자는 인물이 별로 없는 여자였는데 실제 만난 여자는 상당한 미인이었습니다. 놀라는 루이스에게 여자가 말합니다.

'남의 사진을 보냈습니다. 용모만 보고 반하는 남자라면 평생 신뢰하고 살아가는데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요...'

이 말을 들은 루이스도 웃으며 여자에게 말합니다.

'저도 사실과 다르게 말한 것이 있습니다. 제 직업은 ㅇㅇ회사의 직원이 아니라 그 회사의 주인입니다...제 자신보다도 돈에 반해서 혼인하려는 여자라면 저 역시 평생의 배우자로 삼기에는 신뢰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루이스는 아내 줄리아 러셀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아내가 자신의 은행 예금을 몽땅 찾아 가지고 줄행랑을 쳐버린 것이 아니겠습니까? ...

사랑과 증오는 한 줄의 양끝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랑했던만큼 증오도 컸던 루이스는 여자를 찾아 죽여버리겠다고 결심한 후 무작정 방랑의 길에 나섰고 마침내 우여곡절 끝에 여자를 만납니다.

루이스는 여자를 죽이려고 했지만 차마 죽이지 못합니다. 그만큼 루이스의 줄리아에 대한 애정은 깊었습니다.

줄리아는 그를 알고 모든 것을 루이스에게 고백합니다.

'저는 줄리아 러셀이 아닙니다. 제 본명은 보니 캐슬입니다. 저는 고아였습니다. 고아이던 시절 빌리라는 남자를 만났습니다. 그는 저의 오빠요, 애인이요, 후견인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빌리는 점점 성격이 거칠어지고 저를 이용해서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고 했습니다...그러다가 당신을 찾아서 여행길에 오른 줄리아 러셀이라는 여자를 만난 겁니다...

빌리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는 그 여자를 살해하고 저더러 줄리아 러셀의 행세를 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줄리아 러셀처럼 위장해서 당신과 혼인했고 마침내 빌리의 계획대로 당신을 배신하고 돈을 훔쳐서 도망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된 루이스는 불쌍한 보니를 용서하고 아내로 다시 맞아들이려고 했으나 악독한 빌리가 이를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빌리는 보니의 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눈치채고는(즉 루이스와 진정 새생활을 시작해보려는) 보니의 그러한 의지를 도와주려고 하지 않고 도리어 훼방합니다.

'보니, 너 정신차려라. 네가 루이스 같은 부자와 어울릴 것 같냐?

너는 나 같은 남자라야 어울려. 네 주제를 파악하라구. 너는 창녀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지말어. 루이스가 너 같은 년한테 얼마나 더 애정을 보낼 것 같으냐? 지금은 그러지만 곧 네게 실증을 낼게 뻔해. 네 출신이 천한지를 다 알고 있으니까 곧 너를 무시하게 될 걸...내 말을 들어라. 너에게는 나 이외에는 다른 남자가 있을 수 없어. 냉수 마시고 속차려라...

루이스가 아직 재산이 많이 남았으니까 너를 신뢰하고 있는 지금 빨리 이를 마저 빼앗은 후에 루이스가 복수를 하지 못하도록 살해하고서 나와 멀리멀리 도망가서 행복하게 살자'

새생활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현재에 머무는 것이 쉽습니다. 사람은 남이 자기를 낮출 수 없습니다. 먼저 자기가 자기를 낮출 때에 남이 비로소 그를 무시할 수 있는 겁니다.

루이스로 인해서 새생활에 대한 기대를 가져보려던 보니는 빌리의 이러한 말로 인해,

'그래, 나 같은 년이 별 수 있겠어?'

하고 자포자기합니다.

마침내 보니는 루이스를 살해하려다가 루이스의 자신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곧 이를 후회하고 마음을 바꾸어 루이스와 함께 도망합니다.

그러나 빌리가 이를 두고 볼 리 만무합니다. 그래서 결국은 서로가 죽느냐, 죽이느냐의 상황에서 쫓기고 쫓다가 결국은 빌리가 죽고 두 사람은 새생활을 시작한다는 해피 앤딩의 영화였습니다.
욕정은 받으려고만 하는 마음이고 사랑은 주려고 하는 마음이라는 말이 나오던데 저도 그 말에 동의합니다.

세상에 사랑은 드물고 욕정은 만연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마음에는 사실 사랑이란 없습니다. 욕정만이 있다고 해야할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사랑이란 그 분에게만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조회 수 :
1499
추천 수 :
2 / 0
등록일 :
2001.10.19
16:40:48 (*.248.247.252)
엮인글 :
http://www.tcf.or.kr/xe/freeboard/99904/1a0/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99904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sort 비추천 수 날짜
3018 모두들 평안하십니까? 372     2002-01-03
며칠전에 일년칠개월만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심은희, 나애경, 정경희 쌤들의 만남은 저에게 더 없이 기쁜 즐거움이었습니다. TCF 쌤들 ...... 모두들 잘 계시죠 ? 정말 많이 보고 싶었습니다. 특별히 이번 수련회에 참석하고 싶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았습니...  
3017 영화감상기 '두사부일체' 539     2002-01-03
[조폭 영화 일색. 앞으로의 한국영화 과연 어디로?.. ] 식상한 헤드라인이다. 이런 식의 문구에는 더 이상 눈길이 가지 않는 요즘이다. 조폭영화.. 뻔한 스토리 식상한 얼굴들, 여기 저기 적당한 코믹 요소와 약간의 감동적인 요소, 그리고 폭력성을 적당히 섞...  
3016 PBS방법론 정리 - 선택강의 중 이용세강도사님 file 456     2002-01-04
 
3015 큰돌과 작은돌 381     2002-01-04
 
3014 Re..에휴... 모르시는 말씀-.- 345     2002-01-05
과분한 격려에 감사합니다. ^^: 그치만.. 진짜... 저.. 글은 자신없어요, 에휴 좋은 교사 저널에 이번 한학기 두 꼭지 정도를 담당했었어요. 그때 하도 글을 쓰는게 부담되고 못써서.. 이런 장난스런.. 하지만 처절한 글을 한번 적어 봤었요 제발.. 글을 좀 . ...  
3013 Re..미안하지만 정말 재미있네요.^^ 351     2002-01-04
조카 때문에 고생하시는 선생님께는 정말 죄송하지만 읽는 사람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그 뒷 이야기도 궁금해집니다. 완전한 언문 일치체에 생생한 묘사 위주의 문장이 현장감을 더하게 합니다. (크~ 직업병 또 나왔다.) 게다가, 사람 얼굴하고 글 하고 상응되...  
3012 육아일기 519     2002-01-04
서울에 있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있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지만 오늘처럼 아기를 보는 일이 제게 주어질 때는 난감합니다. ^^; 지난 여름 조카 3명을 한꺼번에 보면서 처절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비장한 각오로 오랫만에 모임에 가시는 부모님께 인사를 드...  
3011 저희 학교가... 397     2002-01-04
2학기 말쯤에 기도 부탁으로 띄웠던 이야기를 기억하실런지... 저희 학교가 농어촌 점수 부여 학교가 되었다는 얘기를 방금 들었습니다. 농어촌 점수 부여 학교에서 최종적으로 제외된 걸로 알았는데, 확정이 되었다네요. 원래는 6학급 소규모 학교인 이 곳에 ...  
3010 Re..좋은교사란? [1] 510     2002-01-05
언젠가 교과서에서 장애인 이야기가 나왔을 때 아이들과 나눴던 것이 생각납니다. "얘들아~~~선생님은 말이지.... 좋은교사가 되기 한 조건이 신체적으로 건강한 사람에 국한 되는 것에는 동의 할 수 없단다. 왜냐면 시력을 잃은 선생님은 눈으로 볼 수 없는 ...  
3009 이런 경우라면 당신은 어찌 하시겠습니까? 471     2002-01-04
이런 경우 여러분이라면 무슨 생각이 드나요? 이 글을 읽으면서 굳이 교대에 이런 제한을 둬야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 장애인은 교사가 될수 없는 것일까? 교육활동을 완전히 할수 없는 장애인을 제외 하고는 충분히 업무를 수행할수 있지 않습니까...이렇...  
3008 사진찍히느라고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2] 382     2002-01-04
선생님들 반갑니다. 한병선이예요. 슬라이드 쇼와 사진 찍어준 여자 입니다. 게시판에 오니 수련회 생각이 나는 군요. 개인적으로 큰 고민이 있으면서 수련회에 갔습니다 잘 모르는 분들과 같이 있어야 하는 것이 부담스러웠고, 특히 저 혼자만 교사가 아니라...  
3007 조리 기능사에 도전합니다! [4] 556     2002-01-04
저의 큰 단점이자 장점이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일단 벌여놓고 본다입니다. 올해의 결심 한 가지를 드디어 실천에 옮겼습니다. 오늘 요리 학원에 등록했습니다. '양식 조리사반' 처음에는 누나가 "너 아예 요리사 자격증을 따는게 어때?" 속으로 정말 누나 맞...  
3006 Re..저도 그래요. 381     2002-01-07
백미자매.. 저도 많이 보고 싶어요. 자매를 작년(^^)에 두번 볼 수 있었죠? 조원으로 스카웃 할 수 있어서 감사했어요. 이게 다 조장의 힘이죠 ^^; 기윤실 교사모임에서 자매와 함께 은혜를 누렸던 선생님들은 참 복 많은 분들입니다. 그리고 한해.. 자매와 함...  
3005 육아일기(2) 393     2002-01-05
저는 비디오 보는거 참 좋아합니다. 왠만큼 유치한 만화 영화도 끝까지 견고하게 잘 보는 편입니다. 그렇지만 어제 지윤이와 꼬꼬마 텔레토비를 3번(그것도 같은 걸로) 봐야 했을때.. 이제 큰 인형만 봐도 질립니다. 특히 .. 발을 동동 구르며 "아이 좋아.." ...  
3004 또 하나의 생각에 대하여... [1] 333     2002-01-05
새해 하나님의 복이 선생님의 가정에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홍순영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이 보이네요. 저 역시 사진을 찍으면서 계속해서 생각나시는 분이 김대영 선생님이셨습니다. 김대영 선생님에 대하여 아시는 분들은 저에게 대부분 왜 못오셨는지에 대...  
3003 Re..선생님 반갑습니다. 366     2002-01-07
선생님 벌써 일본에 가 계시군요^^ 이렇게 선생님 글을 읽고나니 저 또한 수련회의 감동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기간중 끊이지 않았던 선생님의 꾸밈없는 미소와 함께 말이죠. 새해가 시작되었는데 방학의 여유를 만끽하고 있지만, 자칫 나태한 생활을 하게 될...  
3002 Re..감동이 새롭습니다 345     2002-01-07
류선생님의 열정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류선생님이 빌려주신 체육복의 따듯한 사랑도 잊지 못할 것입니다. 3일간 계속 누구 것인지도 모르고 입고 있다가 마지막날 가르쳐주신 그 마음 ...이 글을 통해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번 수련회가 저에게는 매우 ...  
3001 강해와 인간관계 사진을 올리고 있습니다. 513     2002-01-05
디지털로 찍은 사진은 분류를 했습니다. 강해와 첫시간 인간관계의 나눔에서 찍었던 사진을 올리고 있습니다. 한번에 다 올리는 것 보다 매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잘 나오지 못한 것 같아 저 역시 아쉬움이 있습니다. 일반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더욱 잘 나...  
3000 드림연수에 다녀와서... [1] 356     2002-01-05
좀전에 드림연수에서 돌아왔습니다. 3일간 진행된 연수는 교수님들의 도움도 있었지만 주로 교사들의 자발적인 Ÿp샵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감동의 시간이었고 앞으로의 수학교과 모임의 방향을 확실히 할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각 과별...  
2999 예수원 다녀왔어요~~^^ 475     2002-01-05
홍순영, 손지원, 서은지선생님, 그리고 저희학교 선생님한분, 서은지 선생님 교회친구분... 이렇게 여섯이서 2박 3일간 예수원을 다녀왔습니다. 제일 추웠던 기간에 다녀왔는데... 그래도 저희에겐 귀한 쉼의 기간이 되었습니다... 제가 적은 글을 잠시 나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