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선교회 공동체를 돌아보며 쓴 간증 원고의 일부이지만, 동일한 그리스도의 공동체인 TCF선생님들께 좋은 나눔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교사선교회에서의 1년 4개월을 돌아보며...

나는 춘천교대에서 IVF활동을 했었다. 그래서 ivfer들이 졸업후 대부분 TCF모임에 나가듯이 나 역시 한 학기 가량 그랬다. 그리고 하남시로 발령 받고 올라와 날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과 그에 따른 공동체의 인도하심을 구하며 몇몇 교사선교단체를 둘러보았다. 그러다 서울 교사선교회 모임에 와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것 같은 연유를 알 수 없는 평안과 편안함을 비로서 가졌다. 인천교대 중심인 교사선교회의 서울교대출신이 대부분인 서울모임에 어느 날 불쑥 홀로 찾아 들어간 나, 아무 인맥과 연고도 없는 IVF출신이자 춘천교대출신인 내가 낯선 사람들 사이에 끼여서 말이다.

지금 돌아보니 하나님의 날 향한 부르심과 교사선교회(공동체)를 향한 부르심의 조화 속에서 성령님이 주시는 평안이요 편안함이었음을 더욱 생각게 된다. 하지만, 교사선교회 모임에 대한 그런 마음의 인도함과 분별함에도 불구하고 모임에 대한 사모함이 깊어지지는 않았다.

앞서 얘기했던 연고도 친분도 없는 현실... 난 어린이 양육을 하지도 않는데 양육교재 풀이만 하러 학원 수강하러 왔다 갔다 하는 듯한 나... 그리고 짧은 역사에서 기인한, 날 붙잡지(?) 못하는 서울 교사 공동체의 연약함...

그러니 친밀한 교제 가운데 나누어지는 은혜와 만족, 어린이 양육에 대한 노하우 등 자신의 필요들을 채우는 차원에서 모임에 나오는 것이었다면, 난 교사선교회 모임에 계속 나올 동기를 부여받지 못해 가장 힘들어했을 사람인지도 모른다.

사실, 모임에서 간사님들을 통해 나누어지는 이야기들은 내게 그리 새로울 것이 없었다. 캠퍼스에서 IVF활동 속에 기독교사로서의 교단의 삶을 고민하며 나름대로 대충 방향을 잡아가다, 그 구체적인 실체(어린이 양육을 통한 학급 복음화)인 서정자 간사님 글을 비롯한 여러 글을 접하며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그래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홀로라도 할 요량으로 2000년 기독교사대회에서 교사선교회 책자와 어린이 양육 교재를 종류별로 사갔던 나였기에...

그럼에도 내가 여전히 교사선교회에 함께 함은 하나님의 부르심과 은혜 때문이다. 교사선교회를 통한 부르심과 교사선교회를 통해 주시는 은혜...

그래서 그것을 바라보지 못하고, 알아가지 못하고 모임에서 사라져간 선생님들에 안타까움이 남는다. 교사선교회를 통해 하나님이 주시길 원하시는, 선생님들의 심령이 진정 원했을 필요들은 단기간에, 직접적으로 채워질 수 없는 것들이다. 오로지 주님의 때에 주님의 방법으로 주실 것들을 믿고 기다리며 함께 공동체에 거하여 동역함 속에 주어지는 것들이다.

난 감사하게도 캠퍼스에서 IVF 훈련과 활동으로 인해 교사선교회에서 그것들을 바라보며 별 어려움 없이 인내하며 지내온 듯 싶다.
많은 이들이 선교단체에 자신 나름의 필요를 채우러 와서 필요가 채워지거나 채워지지 않으면 떠난다. 선교단체는 궁긍적으로 내 필요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필요를 채우는 곳이다. 하나님께 쓰임 받는 곳, 즉 내가 쓰임 받을 수 있는, 그리고 그 준비를 도와주는 구체적인 사역과 훈련의 장을 제공해 주는 곳이다. 헌신하다 보면 하나님께서 자신이 생각지 못한 이상의 필요들까지 채워주시는 곳이다. 그리고 선교단체는 기본적으로 최소 2∼3년간 몸담으며 방학 중 수련회나 훈련을 꼭 참석해봐야지 그 공동체의 의미와 필요성을 알며, 참여를 통한 동역함의 동기 부여가 자라는 곳이다.

2000년 9월말 이후 1년 4개월이 지난 지금, 처음 바라보며 소망했던 교사선교회를 통해 주시는 주님의 부르심과 은혜들을 더디지만 조금씩 맛보아 가고 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의 섭리 속엔 캠퍼스 시절 내 뇌리에 교사선교회를 각인 시켰던 인천의 서정자 간사님과 모임 처음 나가던 날 사당역 앞 노점에 날 데리러 나오셨던 진정권 간사님, 뵙노라면 늘 겸손함 추스리게 되던 권한영 간사님, 내가 은근히 좋아하는 캔디누나 예미희 선생님, 디모데 양육에 도움을 많이 받았던 김희정 선생님, 사려 깊음과 성실한 삶의 본이 되어주는 나의 리더 차효준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서울교사선교회 선생님들, 그리고 작년 겨울·여름 수련회에서 뵈었던 것 자체가 은혜였던 타 지역 여러 간사님들과 선생님들... 이들을 통해 낯설은 이방인에서 어느덧 교사선교회의 한 가족이 되어가며 함께 걸어가는 나를 본다.

이처럼 교사선교회에서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하나님의 원하시는 것이 동역임을 새삼 생각게 된다. 하나님은 홀로 일하시기보다 나와 함께 일하시기를 원하시며 기뻐하시고, 우리가 각자 일하기보다 우리가 서로 함께 일하시기를 원하시며 기뻐하시고, 하나님은 나가 아닌 우리(공동체)와 함께 일하시기를 원하시며 기뻐하시고, 그 동역을 통해 역사 하시며 은혜 주시는 하나님이심을...

아브라함이, 모세가, 여호수아가 개별적으로 하나님께 부름 받았지만, 또한 그들이 이스라엘 민족이라는 공동체의 부르심 속에 부름 받았던 것처럼, 내 개인적인 부르심에 앞서 공동체의 부르심을 우선하는 나를 소망해 본다.

더불어 서울 교사선교회와 같이 짧은 역사의 지방 교사선교회 모임들이 교사선교회라는 특수성과 정체성을 새로이 참여하는 그리스도인 교사들에게 명확하게 제시해 주고, 이것들이 교단 현장을 통해 생생하고 구체적인 사역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안내와 도전, 소망, 격려를 주는 곳이 되기를 기도한다. 그러면서도 사역 중심만이 아닌 그리스도 공동체에 허락하신 따뜻한 가족애, 삶을 나누는 공동체, 지쳐 쓰러진 엘리야가 로뎀나무 아래에서 쉼과 안식을 누렸던 것처럼 교사선교회가 현장 속에서 지치고 소망을 잃어버린 교사들에게 안식과 회복을 제공하는 로뎀나무가 되기를 기도한다.
조회 수 :
771
등록일 :
2002.01.12
22:07:40 (*.99.16.219)
엮인글 :
http://www.tcf.or.kr/xe/freeboard/100469/dad/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00469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sort 비추천 수 날짜
2858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2] 356     2002-03-03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  
2857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 436     2002-03-04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 즐감해보세요..^^* ◆◆◆ 우리들의 어머니 이야기 ◆◆◆ ( 이한규 ) 매년 이맘때가 되면 부모님 생각이 납니다. 특별히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납니다. 어머니는 34살에 8번째로 저를 낳으셨습니다. 12년 동안 8명을 낳으셨으니 참으로 고생...  
2856 총체적 결핍 [3] 454     2002-03-04
2월 21일 대구를 떠나서 27일 저녁에 잠시 대구에 왔다가.. 어제 3월 3일 서울에서 다시 대구로 내려왔습니다. 곳곳에서 들리는 낯익은 사투리(얼마나 좋은지..^^)가 저를 편안하게 하지만 모든 것이 어색합니다. 잠을 자다가 옆에 무언가 물컹한 물체가 있어 ...  
2855 그리스도의 계절 341     2002-03-04
 
2854 당신과 나의 거리 413     2002-03-04
당신과 나의 거리는 !!! 세상살이하면서 사람들은 대충 4부류의 사람들을 알고 지낸다. 첫째는 친근함을 느끼는 이들이다. 그들은 나에게서 다섯 걸음쯤 떨어져 있다. 내가 넘어지더라도 다치지 않을 만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도움을 줄지, ...  
2853 뮤지컬 보시기로 한 분... 407     2002-03-05
오늘부터 오페라의 유령 4월분 예매가 시작되었습니다. 오전에 업무로 늦게 들어갔더니 벌써 자리가 별로 없습니다. 겨우 3층 맨 구석에 몇 자리가 있군요. 그런데 거기도 떨어져서 봐야 할 것 같고요.. 어떻게 그래도 끊어보자 라고 생각하고 예매를 하는데 ...  
2852 Re..힘내세요 323     2002-03-11
힘내세요. 선생님 하나님께서 어려움을 잘 아시어 좋은 아주머니도 구해 주시고 이장미 샘의 수업이 활기있고 즐거워 질 수 있도록 해주시리라 믿어요. 기도할께요.  
2851 수업하기 어려울때 346     2002-03-06
이렇게 대답을 잘 안하고 발표 안하는 학생들을 처음 만나봅니다. 조별학습을 하면서 항상 활기차던 수업이었는데 이곳 학생들은 영어를 잘 하지 못할뿐더러 대답조차 하지 않고..의욕도 없습니다.. 수업을 하고 나오면서..힘이 자꾸 빠지네요.. 아직 조별 수...  
2850 제레미의 달걀 [3] 683     2002-03-07
제레미의 달걀 아이다 매 캠펠 제레미는 소아마비에다 모자라는 지능, 그리고 어린 생명을 서서히 죽이는 불치병을 지니고 세상에 태어났다. 그러나 부모님은 아들이 가급적 평범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주려고 그를 테레사 초등학교에 보냈다. 제레미는 열...  
2849 Re..1학년 학부형으로서... 351     2002-03-08
저희 하윤이가 이번에 1학년에 입학했는데,요즘 하윤이 얘기 들으며 1학년선생님이 부러운 요즈음인데... 하윤이 담임선생님도 선하선생님처럼 수고가 많으시겠군요. 어제는 하윤이가 하는말 "엄마,우리 선생님은 교회 다니시는 것 같아요" 왜냐고 물었더니 "...  
2848 Re..휴식시간에 339     2002-03-08
일을 하고 이제 잠시 우두커니 앉아있다가 선하의 글을 보니 웃음이 나온다. 이제 처음 학교에 들어온 아이처럼 ... 저학년 ,특히 1학년하면 힘도 들지만 ..아이들의 순수함에 힘든 것도 잠시... 요번에 5살짜리 정명진...얼마나 작은지..보통5살은 처음 엄마...  
2847 1학년 6반 *^^* [2] 402     2002-03-08
6학년에서 1학년으로 내려온지 오늘로 5일째 입니다. 1학년 교사의 하루는 신호등 없는 건널목에서 교통을 지도하는 것으로 하루가 시작됩니다. 꼬맹이가 너무나도 반갑게 인사를 하더군요. 저희반은 빨간색 명찰인데..그 아이가 빨간색 명찰을 하고 있는 겁니...  
2846 D-18 [1] 464     2002-03-08
티시에프 선생님 여러분. 송인수입니다. 드뎌 저는 휴직했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으로부터 명을 받았습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원래 대학원 휴직으로 하려다가 결국, 어머니 병간호 휴직으로 정리되었습니다. 다행히(?) 저희 어머니가 작년 7월부터 장애...  
2845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할 줄 아는 믿음. 609     2002-03-08
***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할줄 아는 믿음 *** 최문식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허락하신 최고의 선물은 다름아닌 아무것도 아닌 영혼을 불쌍히 여기시고 긍휼이 여기셔서 구원의 은혜를 베푸사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신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들에게는 하나님...  
2844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믿을때. 488     2002-03-13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믿을때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믿을때 참으로 놀라운 일들이 일어납니다.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일들을 하나님께 믿음으로 맡길때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이 예측할 수 없는 모습으로 역사하실 것입니다. 성경에서의 몇가지 사례들을 찾아 보...  
2843 내 그림자가 끌고 온 풀죽은 깃발 551     2002-03-14
(작년 언젠가 썼던 글입니다. 여러가지 운동 때문에 힘겨워하는 우리 모두와 나누고 싶어서 올렸습니다.) 어느 날 책방에 갔습니다. 평소에 좋아하는 도종환씨의 시집을 읽었습니다. "부드러운 직선". 거의 한시간 정도 책방에 서서 그의 시집을 다 읽었습니다...  
2842 성경적인(?) 교실환경 구성 [4] 560     2002-03-14
제가 생각해도 너무 괜찮은 것 같습니다. 오늘 제가 만든 작품을 소개합니다. 교실 칠판 옆의 우측 게시판에 급훈, 학급십계명을 만들었습니다. 저희 반 급훈은 내리 3년 째 한 가지 입니다. " 기쁨을 주는 사람이 되자" 그리고 그 아래에 학급십계명을 만들었...  
2841 어려움이 다가왔을때..... 532     2002-03-15
*** 어려움이 다가왔을때..... 최문식 어려움이 다가왔을때 과연 우리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것은 다름아닌 자신이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하나님께 집중하며 하나님께서 내게 무엇을 원하시는지 내게 하시고자 하시는 말씀이 무엇인지 간절히 기도하며 ...  
2840 우리반 모둠일기-1 [1] 412     2002-03-16
아래의 글은, 저희반 현명이의 일기 입니다. 어릴적 교통사고로 얼굴에 흉터가 있고, 매사에 소극적이며 자기 표현에 익숙하지 않은 자신없는 아이입니다. 아니, 였습니다. 저희반 경언이의 인도로 교회에 다니고 난 후, 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이렇게 모둠일기...  
2839 Re..물멧돌을 든 다윗처럼 527     2002-03-20
김복희선생님! 관심 감사해요,이일로 인해 지금까지 마음도 상하고 몸도 무척 힘든데 이런 작은 위로가 저를 힘나게 해요. ...1차 항의문을 교장선생님께 내용증명으로 보냈는데,계속 기도하면서 그만 여기서 접을까하는 마음이 드네요.많은 생각이 있는데,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