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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다 봄이라고 할때 학교는 제일 썰렁합니다.
난로도 못 틀게 가스도 다 잠그고
남들 연 노랑에 예쁜 바바리에 스카프 할때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아직도 짙은색 코트를 입고 다녀야 합니다.
그래서.. 이젠 어딜가든 교사집단은 단연코 구분되죠 ^^;

저는 예정일을 약 20일 정도 남겨놓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음악 교과를 맡고 있는데
1층 교과 연구실과 4층, 5층 계단을 오르내리는 게 조금 벅찹니다.
그래도 .. 담임이 아니어서 얼마나 업무가 적은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교과를 해 보니.. 담임은 정말 일이 많더군요. ^^*
환경정리에, 아이들 급식지도에 자습지도, 아침 봉사활동, 특별활동, 청소지도에 아이들 상담까지
(저 요즘 편하게 삽니다. )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게 아니고요~~^^*
1교시 수업 후 좀 우울해졌습니다.
1교시는 6-4반, 2교시는 6-6반 수업인데..
4반 아이가 카세트를 6반으로 옮겨 주면서 하는 말
"선생님.. 6반 애들은 음악 선생님 싫데요.."
왜 그말을 하는건지... 참 -.-

물론 싫을만도 해요.
왜냐면 나도 6반이 제일 싫거든요.
올해 교대를 졸업한 신규 선생님의 반이어서 너무 정돈되지 못한데다가..
아이들이 대가 쎄고 말대구도 심하고
게다가.. 그 반에는 심각한 특수아동까지 가세하고 있거든요.
그러니... 수업은 항상 잔소리로 시작하고
(또 제 성질이 보통입니까?)
다른 반에서는 잘 안 하는 큰 소리(요즘 태교를 위해 성질 죽이고 삶)도 팍팍 지르고..
짜증을 내니까.. 누구인들 좋아하겠습니까?

근데.. 묘한건.. 그 말을 듣고 나서.. 기분이 싹~~ 가시더라는 거죠
그 말을 한 4반 여학생도 짜증이 났지만
실제로 6반 아이들이 더 미운거에요.
그러니까.. 제 마음은...
'난 너희가 싫어도 너희는 나를 좋아해야지?.. '하는 말도 안되는 공식이 있었나 봐요. 후후..

4반 아이의 말에 저의 대답이 더 유치했습니다.
"그래?... 나는 6반 아이들 좋아하는데..^^*"

가 .. 아니고 ^^;

"그래? 잘됬다. 나도 6반이 싫은데.."

아.. 이 유치 찬란함의 극치를 보라..
이게 어디 선생의 말인가?...

아는 올해 1급 정교사도 되었는데 -.-
변한건 하나도 없네요.

이제 6학년 아이들을 볼 날도 약 20일 남았는데..(2학기에는 5학년 수업에 들어갑니다)
아기 낳을 생각도 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수업...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대하고
성숙한 교사로 아이들을 잘 다루어 내는 교사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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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03.03.27
16:11:43 (*.18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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