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문제..그리고 우리의 문제들...(트로이 목마효과)

어렸을 적 트로이의 목마라는 고대사의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세계의 패권을 노리는 그리스와 트로이의 전쟁에서 그리스가 난공불락의 요새인 트로이를 무력으로 점령할 수 없자 성문으로는 들어갈 수 없는 거대한 목마를 만들고 그 곳에 무장한 군사를 숨겨둔 채, 패한 것처럼 도망을 간다. 재앙을 두려워한 트로이 군사들이 트로이의 목마를 가져오기 위해 성문을 헐어 자기의 성안으로 들여오고 이것이 화근이 되어 오히려 패배한다는 내용이었다.
요즘 교회를 바라보며 개인적으로 우리 교회도 트로이 목마의 이야기와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된다. 우리의 교회는 지금 새로운 문화들이 속속히 들어오고 있다. 단지 세상이 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교회도 거기에 보조를 맞추어야 한다는 논리를 가지고 말이다. 좋게 표현하면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라고도 이야기한다. 그러나 새로운 문화를 들여올 때 우리는 반드시 거쳐야 할 작업이 있다. 그것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또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러한 문화에 대해 철저한 비판과 검토작업이 꼭 필요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러한 작업이 거의 전무하다. 트로이의 목마도 만약 목마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경계하고 살펴보았더라면 아마 그런 실패는 경험하지 않았을 테지만, 그러한 단계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한 나라의 패망으로 이어진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문화도 세상의 문화를 경계하지 않는다면 역사 속의 이야기가 우리의 현실로 다가서게 될지 어떻게 알겠는가?
오스 기니스는 사탄의 교회전복전략을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첫째 단계는 문화적 문맹 단계로 교회가 문화와 결합하도록 부추겨서 교회의 특성이 사라지고 문화만 남는다.
둘째 단계는 문화적 예속 단계로 교회와 문화의 결합이 심해져 교회가 문화의 도움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간다.
셋째 단계는 문화적 소멸 단계로 교회가 문화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결합하여 교회의 모습이 점차 사라지는 것이다.
지금 현재 우리의 모습은 어디에 와 있는가? 정말 우리가 세상의 문화를 교회로 잘 못 들여오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럼 세상의 문화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고 어떤 결과가 있을까? 여기에 대해서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 대표적인 기업 두 곳이 있다.
얼마 전 박진영의 비윤리적인 노래 때문에 언론사에 가서 기독교사의 이름으로 한참 싸우고 왔다. 그리고 나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와 기독교 방송을 켰는데 박진영의 그 노래가 나오지 않는가? 정말 허탈했다. 내가 가장 우군으로 생각했던 이들에게 뒤통수를 얻어맞는 기분이었다. 또 얼마 전에는 방송에서 나오는 노래 가사에 술을 마시자는 이야기가 버젓이 우리 크리스찬을 향하여 외치고 있었다. 요즘 우리 기독교 방송을 듣다 보면 정말 기독교인들이 만드는 방송인지 의문이 들 때가 빈번하다. 처음에 기독교 방송은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스포츠 투데이는 어떠한가? 순복음 교회 교인들의 정성이 담긴 헌금으로 만들어진(간접적이지만) 신문의 모습을 보면 정말 안타까움이 절정을 이룬다. 얼마 전 기윤실에서 스포츠신문 모니터링을 한 결과에 의하면 4개의 스포츠 신문 중에서 가장 선정적인 내용이 많은 신문 1위로 뽑혔다.
나는 이들이 초창기부터 이런 목적으로 방송이나 신문을 시작하였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처음에는 무언가 긍정적이고 좋은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 좋은 계획을 가지고 출발하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시청률과 구독률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일반인들의 눈높이를 맞추고 세상의 정서를 맞추어주다 보니 지금의 현실이 도래하였다고 생각한다. 난 이들을 보면서 참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우리 교회도 이런 모습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아니 똑같은 모습이 아니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나는 이런 대답에도 회의적이다. 우리도 지금의 상황에서는 모두가 면역이 되어버린 것처럼 느껴진다. 우리 교회에서도 언젠가부터 결혼 전 성관계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고, 우리의 찬양 속에서도 세상의 문화에 젖어 든 패배감을 많이 느낀다. 주일 찬양 시간, 엄청난 사운드 속에서 드럼과 함께 부르는 신나는 찬양의 가사 내용은 예수님께서 우리 죄를 위해 고통받는 노래이다. 이런 찬양을 들으면 마치 사탄이 예수님의 고통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하다. '구원받았네', '씻어 주셨네'라는 노래를 부르고 다음 노래는 '날 구원해 주소서'라고 찬양한다. 그럼 아까 구원 받았다는 이야기는 왜 했는지.....
대중가요에 심취한 우리 아이들이 '가사 안들어요. 노래가 좋으면 됐죠.' 라고 말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설교말씀 전 차분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할 때 엄청난 사운드와 빠른 템포의 ccm 으로 모두가 흥분해 있다. 과학적으로도 사운드가 너무 크거나 너무 빠른 템포의 곡은 사람이 흥분하기가 쉽고 사람이 이성적으로 좋다 나쁘다를 판단할 수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사이비 종교(사탄)나 헤비메탈에서 쓰는 방법들이 큰 사운드나 빠른 템포의 음악을 즐겨 쓴다. 언젠가부터 우리 교회에서도 이런 것들이 보편적인 문화가 되지는 않았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것에는 관심이 없다. 그러면서 모두가 이런 문화 속에서 알게 모르게 적응하며 자신도 빠져들어 가게 된다. 자신은 모른다. 그리고 자기의 가치관들도 조금씩 바뀌어간다.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 동산에 두사 그것을 다스리며 지키게 하시고"(창세기 2 : 15)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면서 에덴 동산을 만들고 그 당시의 세상인 동산을 다스리며 지키라고 하셨다.
그러나 지금 현재의 상황을 보자. 우리 크리스찬들은 과연 세상의 문화를 다스리고 있는가? 오히려 세상의 문화에 의해서 우리가 다스려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 물음은 세상이 우리 교회의 문화를 따라가고 있는가? 아니면 우리 교회가 세상의 문화를 따라가고 있는가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간단하게 답이 나온다. 과연 우리 문화의 흐름은 어느 쪽을 따라가고 있는가?
창세기에 나오는 주님의 말씀은 우리가 하고 싶어서 하고, 안하고 싶어서 안하게 되는 것이 아닌 우리의 책임이다. 우리가 우리의 문화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지금은 우리의 교회에서 또는 우리 삶의 현장에서 우리의 문화를 다시 한 번 심각하게 되돌아볼 때이다. 지금 우리 교회에서부터 문화와의 전쟁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는다면, 먼 훗날 우리의 교회는 하나님이 중심이 아니라 음악이 주인이 되고, 문화가 행사가 주인이 되며, 즐기기 위한 장소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세상의 문화를 들여오면서 철저한 비판과 검토 없이 들여올 때 역사 속의 트로이처럼 우리의 교회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의 문화가 세상의 문화를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문화를 좇아 갈 때 우리 후배 크리스찬들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이 된다
'예수님요? 역사적으로 훌륭한 위인 중 한 사람 아니겠어요?'
조회 수 :
2503
추천 수 :
2 / 0
등록일 :
2001.10.10
09:52:20 (*.178.85.124)
엮인글 :
http://www.tcf.or.kr/xe/freeboard/99865/fec/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9986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비추천 수sort 날짜
3018 Re 이 방 이름 바뀌었나요? 448     2001-12-08
> 공개 구혼방으로... 죄송합니다... 잠시 게시판에 이는 바람이겠지요. 저나 형들이나 지금 삶으로 감사하며 살아간답니다. 물론 게 중에는 혹 외로워하시는 이들도 있겠지만.... 나이가 서로 그렇다 보니 지나가는 인사말, 농담으로 종종 건네지곤 하는 관심...  
3017 만남에 관한 이야기... 1026     2001-12-07
선생님의 글(이삭이 리브가를 만난 나이는 사십이였습니다.)... 여칠 전 차에서 효준이형과 했던 바로 그 얘기네요. 선생님의 글을 보며 전에 만남과 관련하여 후배에게 썼던 편지와 게시판에 띄웠던 제 글들이 생각나 잘막 잘막 잘라 띄워 봅니다. 출장 갔다...  
3016 Re..보고싶은 사람 [2] 393     2001-12-10
창욱선생님도 오랫만.. ^^ 나는 토요일 서일교회 갔었어요. Disciples 공연?( 아니구나 예배^^)에 갔었는데 혹시나 하고 둘러봤지만 역시 없더군요. TCF 최고의 자매를 데려가고는 .. ^^; 뻥튀기라 놀리다니.. 만나기만 해 봐요. 내가 가만히 두나.. *^^* 조금...  
3015 나의 삶은 10년밖에 없어요... 496     2001-12-08
선하자매 오랜만... 장례식을 다녀오면 참으로 숙연해지고 나는 어떻게 살것인가를 생각케되지. 선하자매의 글을 읽고 얼마전 김서택목사님 설교가 생각나더군.. 40세가 넘으면 죽을 준비를 하라고... 창세기 몇장이더라. 아브라함이 아내 사라의 장례를 치르...  
3014 장례식에 다녀왔습니다. [1] 384     2001-12-08
제 경우에는... 제가 힘든일을 겪을때 저와 참 친한 사람들이 와서 격려하는 것은 고맙지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 뜻밖의 지체가 와서 위로를 건넬때 더 고맙고.. 그렇더라구요. 심은희 선생님과 저는 개인적인 친분은 부족하지만 그냥.. 혹시나 저 처럼 ...  
3013 교단에서 행복하기를 바란다면... 399     2001-12-08
과 동창회 게시판에 띄운 글이라 좀.... 소규모 독서시범학교로 지정되어 지난달까지 더 없이 바삐 지내오다... 요새 시간이 왜이리 많이 남는지... 오늘은 수업 시간인데도??? 이것도 며칠이면 끝이겠지만... 낙서꾼으로 전업할까나~~~ p.s : 글만 보고 학교...  
3012 준비팀 이야기(2) 471     2001-12-09
따뜻한 12월 8일 토요일 김덕기, 신재식, 이재동, 홍주영, 그리고 저 이렇게 5명이 사무실에 모였습니다. 이재동 선생님은 지난번에 소개를 못 드렸죠. 그날 결석을 했기 때문에.. ^^ 이재동 선생님을 한마디로 표현하지만 .. 섬김 ..입니다. 이분의 가장 큰 ...  
3011 Re..사전이란........... [1] 335     2001-12-10
안녕하세요? 윤선하 선생님..... 답변 감사합니다. 그런데 궁금한 것이 또 있어서요. 1번 답글에서 사전에 취소를 하면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사전이란 수련회 바로 전날까지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궁금합니다. 수고하시고, 건강하세요.  
3010 Re..제가 아는 대로 359     2001-12-10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는 이번 수련회에서 진행국 일을 맡고 있는 윤선하 라고 합니다. 궁금증을 올리신 후에 답글이 늦으면 답답하더라구요. ^^ 그래서 사실.. 잘 알지 못하지만.. 제가 아는대로 말씀드릴께요. 1. 연수때문에 수련회에 참석하지 못할 것 같아...  
3009 Re..이전 답변 보충입니다. 359     2001-12-10
선생님 아래의 답변을 조금 수정 및 보충을 하겠습니다. 2번  
3008 준비팀에게 묻는건데요?? 344     2001-12-09
안녕하세요? 서울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선등록을 했는데 연수가 나왔거든요. 그럼 어떻게 하지요? 연수 12월 17일부터 1월 23일까지거든요. 그래서 우선 저의 계획은 17일부터 24일까지 연수를 다니면서 상황을 파악한뒤 빠질 수 있으면 빠지고 수련회에...  
3007 Re..제게도 도움이 됩니다. [1] 380     2001-12-10
10수년전부터 tcf로 인해 알게 된 이용세 강도사님,늘 우리에게 든든한 분이지요. 두분의 만남이 어떠했을지 눈에 선합니다. 힘을 얻는 시간이었을것 같구요. 춘천 tcf의 앞날을 위해 기도하며 고민하는 제게 큰 도움이 되는 조언이라 좋은교사 강원 카페에도 ...  
3006 용세 형님의 부탁 443     2001-12-10
며칠 전 이용세 형님을 배알했다. 찾아뵈온 이유는 대구 TCF의 역사에 대한 이모저모를 얻기 위해서였다. 대구 TCF의 변천사에 대해서 말씀하시다가 나중에 요즘 TCF에서 더 열심히 해야 할 것에 대해서 말씀하셨다. 첫번째 부탁: 비전을 위한 의도적인 만남 T...  
3005 어머니를 생각하며 410     2001-12-10
중환자실 병상에 편안하게 잠자듯이 누워있던 엄마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처럼 아무 생각없이 편안하게 쉬어 본적이 없었지 엄마? 하나님께서 너무 열심히 일했다고 쉴 기회를 주시나봐요' 늘상 병원 전도 사역을 해 왔던 엄마였지만 당신께서 그...  
3004 마음이 아파요... 354     2001-12-11
벌써 한반을 맡아서 그 아이들과 생활을 해 온지도 거의 1년이 됩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학기초부터 계속 기도해 왔던 일, 기독교사 모임의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 가정방문 했던 일, 아이들의 깜짝 생일 파티를 받은 일, 아이들과 개인별 노트 나눈 ...  
3003 시 한편 읽어보세요. [2] 381     2001-12-12
혹시 기억하시나요? 10월 정도에 올렸던 우리반 아이들의 시 .. 그중 가장 인상깊었다고 말씀해 주신 시가 바로 이 시였습니다. 제목: 낙엽 나무의 자식 나뭇잎 가을이 되면 자식이 집을 나간다. 빨갛게 노랗게 성이나 집나간 자식들 자기이름 스스로 낙엽이라...  
3002 기도 응답 & 겨울 수련회... 감사, 감사 ~^^~ file 364     2001-12-13
 
3001 Re..아참.. 369     2001-12-17
김영애 선생님 회비관계는 수련회 끝나고 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좀 기다려 주세요. 1월달에 저희가 개인적으로 연락을 드리고 선생님의 계좌번호로 넣어 드리겠습니다. 평안하세요..  
3000 저 수련회 못가는데요...준비팀에게 알림 [1] 385     2001-12-13
안녕하세요? 수련회 등록을 11월에 했는데 못갈 것 같습니다. 연수 때문에요. 사전에 알려 달라고 하셔서 알려드립니다. 수고하세요  
2999 10년후 우리 모습-춘천 [1] 503     2001-12-14
춘천 6년사(수련회 자료)에 들어갈 글인데 제가 이제야 썼습니다.(자꾸 잊어서...) 다른 지역과 다르게 늦은 발전을 하고 있지만 저희 나름대로 하나님앞에서 진보가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10년 후의 춘천 tcf의 모습! 마음 설레는 주제이다. 하지만 겸허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