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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을 헤치고

 

바이올린 ‘스트라디바리우스’는 도난 사건으로 뉴스에 등장하기도 한다. 이탈리아 크레모나 출신의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가 제작한 바이올린들로서 300년도 더 되었음에도 그 음질을 따라갈 수 없어 가격이 수십억을 호가한다. 그와 같은 좋은 음질의 악기를 만들기 위해 현대과학을 이용하여 분석하여도 그 비밀이 잘 밝혀지지 않고 있다. 목재의 종류와 특성, 채취 부위와 방법, 가공 모양, 연결 방법과 칠 등 악기의 음질을 결정하는 변수가 너무 많고 복합적이어서 분석하여 재현하기가 불가능할 정도이다.

 

악기용 목재는 균일한 조직에 결점이 없어야하므로 탄력성이 높고 밀도가 균일한 가문비나무가 쓰인다. 특히 느리게 생장한 가문비나무는 좋은 음향적 성질을 나타내므로 최고급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음향판재로 유명하다. 연구에 의하면 1400년대 중반부터 1800년대 중반까지 유럽의 추위 때에 나무의 성장이 저해되었는데, 특히 1645년에서 1715년까지가 가장 추웠다고 한다. 이 시기의 가문비나무들은 예외적으로 단단하고 큰 밀도를 갖게 되었고 스트라디바리는 이 시기의 좋은 목재를 이용하여 특히 더 강하고 우수한 음질의 악기를 만들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비정상적인 70년간의 강추위가 남긴 놀라운 선물 중 하나가 바로 명품 바이올린 스트라디바리우스인 셈이다.

 

마가복음 4:35~41에는 폭풍을 잠잠케 하시는 예수님이 등장한다. 예수님을 모시고 갈릴리 호수를 건너던 제자들의 배가 큰 광풍을 만난다. 갈릴리 호수는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였고 지중해면 보다 약 200m 낮은 큰 호수로서 갑자기 발생한 돌풍이 자주 부는 곳이다. 광풍으로 인해 배에 물이 가득하게 되었으나 예수님은 피곤하여 주무시고 계셨다. 자신들의 노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게 되자 제자들은 예수님을 깨우며 도움을 요청하였다. 예수님이 깨어서 바람을 꾸짖으며 잠잠할 것을 명령하시자 바람이 그치고 물결이 잔잔해졌다. 이를 본 제자들은 예수님이 어떠한 분이시기에 바람과 바다도 순종하는지 서로 물으며 매우 두려워하였다.

 

제자들은 예수님과 동행하고 있었기에 큰 광풍으로 배가 침몰될 위기에서도 안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제자들이 예수님께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과 예수님의 기적 이후에 제자들이 놀라는 모습을 비교해 보면, 제자들은 구체적인 결과나 뚜렷한 기대를 갖지 않고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 예수님의 말씀과 기적을 보며 권위 있는 가르침과 병을 고치고 귀신을 쫓는 훌륭한 선생님 정도로 알고 있지 않았을까? 그런데 폭풍과 물결까지도 순종케 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며 예수님의 한계와 능력이 어디까지일지 의문을 품게 되고 자연을 다스리시는 창조주로서의 모습을 어렴풋하게나마 더듬어 갈 수 있었을 것이다.

 

제자들은 광풍을 만나고 위기에 처했기에 예수님이 어떠한 분이신지 더 알 수 있게 되었다. 평온한 여정이었다면 예수님에 대한 인식은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렀을 것이다. 우리의 삶에는 원치 않더라도 추위와 역경의 때가 찾아온다. 그러한 때가 올지라도 주님과 동행하면 평안을 누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 역경으로 인해 주님을 더 알게 되고 더욱 하나님의 자녀답게 성장한다. 역경에 처했을 때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배우며 누리자. 역경을 헤치고 하나님의 좋은 일군으로 자라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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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1.01.28
22:15:27 (*.58.8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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