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솟지 못하는 샘물

             - 지혜보다 더 중요한 것!

 

요즈음의 QT 본문인 열왕기상에서 솔로몬 왕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전체의 반을 차지한다. 솔로몬은 지혜의 대명사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고, 엄청난 부귀와 영광을 누린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내용들로 묵상을 하면서 특별히 의미 있게 연결되는 두 가지가 있었다.

 

먼저는 왕상 3:1~15 말씀을 통해 솔로몬이 지혜를 구하고 응답받는 장면이다. 지혜는 학교나 사회에서 뿐만 아니라 성경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강조되는 덕목 중 하나이고 모두가 얻고 싶은 달란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솔로몬은 하나님께 일천 번제를 드린 후 지혜를 구했고 하나님께 응답을 받았다. 그런데 그 응답의 비결이 단순히 하나님께 드린 제물의 양이나 정성에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지혜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이기에, 지혜가 부족하여 구하면 하나님께서 후히 주시겠다고 약 1:5에 약속하셨다. 솔로몬은 구하는 자에게 지혜를 후히 주시겠다는 하나님께 지혜를 구했으니 당연히 응답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꿈에 나타나신 하나님과의 대화 장면을 보면 더 큰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무엇을 원하는지 물을 때에 솔로몬은 하나님이 맡기신 백성과 나라의 광대함에 비해 자신은 너무나 작고 부족함을 자각하며, 백성들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지혜를 주실 것을 요청한다. 왕으로서의 역할에 필요한 지혜를 구하는 것이 하나님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여 하나님께서는 지혜와 총명을 주심과 함께 구하지 않은 부와 영광도 주시겠다고 하신다. 이러한 과정을 보면서 꼭 필요한 것을 구할 때 응답받을 수 있다는 것과 함께, 나에게 맡겨진 소명과 사역을 제대로 감당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구할 때 하나님이 흡족해 하시며 반드시 응답하신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다. 가장 확실하게 응답받을 수 있는 기도는 하나님께서 맡기신 일을 감당하기에 필요한 것을 구하는 기도일 것이다.

 

한편 왕상 10장에서는 하나님이 주신 지혜와 총명, 부와 영광으로 인한 솔로몬의 명예와 부와 명성이 나온다. 스바 여왕을 포함하여 천하에서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며 그 얼굴을 보기 위해 예물을 가지고 방문한다. 그런데 끝 부분인 26~29절을 보면 병거 일천 사백과 마병 일만 이천을 두기 위해 애굽에서 병거와 말들을 내어오는 장면이 나온다. 신명기 17장 16·17절에 보면 이스라엘의 왕이 될 사람들에게 미리 경계하기를, 말을 많이 두지 말고 말을 얻으려고 백성을 애굽으로 돌아가게 말며 아내를 많이 두어 마음이 미혹되게 말고 자기를 위하여 은금을 많이 쌓지 말라고 하신다. 솔로몬은 하나님께서 경계하신 행동들을 하고 있으며, 이어지는 11장에 나타나듯이 천명이나 되는 비빈들을 통해 마음이 하나님께로부터 떠나서 우상숭배를 하게 되고 나라를 분열시키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하나님이 주신 지혜를 가진 인류 역사상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어리석은 길로 내닫게 되었을까?

신명기에서 금하신 병거와 마병을 애굽으로부터 내어오는 모습을 볼 때 솔로몬은 하나님의 말씀을 잊어버리고 점차 하나님과 그 말씀으로부터 멀어지게 된 것 같다. 그 결과 부와 명예에 취하게 되고 그것을 소명과 사역이 아닌 자신의 누림을 위해 사용함으로써 타락의 길로 접어들었을 것이다. 지혜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샘물이 샘의 근원과의 연결이 끊겨 있거나 막힘이 있다면 물은 더 이상 솟아나지 못할 것이며 수도가 관으로부터 분리되어 있다면 물은 한시적으로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꽃병에 꺾어 놓은 꽃이 한시적으로만 살아 있는 것처럼 지혜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떠난다면 그 지혜는 시한부 지혜에 불과할 것이다. 또 샘물이 퍼가는 이가 없거나 흘러넘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샘솟지 못하여 결국 썩어가게 되는 것처럼 우리가 받은 지혜나 은사도 사역을 위해 사용되지 않는다면 결국 썩어가는 달란트가 될 것이다. 지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나의 삶이 말씀을 되새김하며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가는 시간들로 채워지기를 소망한다. 나의 장점과 달란트들이 내가 속한 공동체와 이웃들을 섬기는데 지속적으로 사용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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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0
19:09:22 (*.58.8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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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길

2010.10.10
20:41:05
(*.224.64.42)

리더모임 후 잘 들어가셨는지요...귀한 나눔 감사합니다.

최영철

2010.10.11
09:30:35
(*.153.25.203)

우리가 가진 작은 것들을 소중히 여기고 공동체를 위해서 섬기는 자가 되어 보기를 다시 한 번 생각해봅니다.

신재식

2010.10.11
16:25:48
(*.115.165.66)

 감동이 있는 나눔이네요. 마르지 않는 샘인 하나님께 붙어 있어 계속 샘물을 나누어 주는 쌤과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김영석

2010.10.11
23:17:36
(*.152.139.44)
profile

귀한 말씀이네요. 결국 지혜도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받은 소명과 직분을 위해 구해야 되겠네요.

30명 남짓한 아이들과 한 교실에 있기가 쉽지않아 백성을 위해 지혜를 구했던 솔로몬처럼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을 위해 제게도 지혜 주시기를 구해봅니다.  마르지 않는 샘이라는 회보제목이 떠오르네요. 

김현진

2010.10.12
08:32:48
(*.115.166.162)

늘 후배 샘들에게 든든한 지표가 되어 주시는 선생님~

선생님을 뵈올 때마다 나이 들어도 저렇게 공동체의 자리를 지켜야지 하고 생각한답니다.

늘 강건하세용 ~ ^^

김선영2

2010.10.13
19:17:07
(*.43.87.2)

좋은 나눔 감사합니다. 저도 저의 삶이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가는 시간들로 채워져서 저의 야망이 아니라 하나님나라를 위해서 주신 은사와 지혜가 쓰여지길 구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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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0 안동다녀왔습니다. [1] 349     2002-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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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9 최병준 선교사 아버님 소천 449     2002-03-03
어제(토) 오후 6시 50분에 최병준 선교사 아버님께서 소천하셨습니다. 최병준 선교사 아버님은 집 근처에 있는 교회 전도사님과 성도들이 기도하고 돌아간지 얼마 후에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너무나 평안하게 소천하셨다고 합니다. 최병준 선교사 가정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