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모처럼 연구수업을 했다.
경력이 이제 곧 10년을 바라보는데도
선생님들과 장학사가 뒤에 있으니 긴장이 되었더랬다.

한참 수업을 진행하다가 후반부에 시간계산을 잘못해서
정리를 제대로 못하고 끝낸 실수를 범했지만
그런대로 잘 끝난것 같다.

지난 겨울방학때 공부한 협동학습 기법을 약간 사용했는데
주입식 위주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 우리 학교 상황에서 제법 신선한 수업기법으로 인식된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수업을 마치고 아이들을 돌려보내고 정리를 하는데
각 테이블마다 놓아두었던 컬러펜들이 거의 다 없어졌다.
아이들이 그냥 자기 주머니에 넣어버린 것이다.

아..끓어오르는 분노!!!
사실 펜 몇개야 몇푼 안가는 것들이지만
다른 사람의 물건을 가져가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더 문제라고 생각된다.
사실, 아이들을 보면, 문구류뿐 아니라 참고서며 체육복같은 것도 자주 없어지고, 또 자기것이 없어진 아이들은 또 다른 아이의 것을 만지는 경우도 많다.

모든 아이들이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이것은 바로 잡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음 수업시간인 오늘, 호되게 나무라고 꾸중을 했다.
가져간 것을 내놓도록 다시 기회를 주었더니
교탁에 펜, 칼, 전선등이 쌓였다. 참내...

학교교육이 그저 문제 잘 풀고
높은 점수 맞도록 요령을 가르칠 것만 아니라
참사람, 진실한 사람을 가르쳐야 하는데..
그것도 내탓이리라.
조회 수 :
787
등록일 :
2004.06.11
16:53:14 (211.43.19.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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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그리운 안동여고 학생들 573     2003-05-23
*스승의 날 정성들여 쓴 엽서 42장을 연결해서 책처럼 만들어 꽃과 함께 보내주었다. 그들에게 보낸 답장. 사랑하는 불어반 아그들에게 오늘 너희들의 소포를 받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발신이 안동여고 불어반으로 적혀있어 정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상자...  
47 부활절 달걀 유래 [1] file 573     2003-04-18
 
46 화장실 청소가 더 좋아 572     2003-03-30
화장실 청소를 이렇게 신나게 하는 학생들은 처음 본다. 보통 제일 하기 싫어 하는 것이 화장실청소인데.. 우리반이 화장실 옆교실이라 여교사 화장실과 학생화장실 두 곳을 청소해야 한다. 양말 벗고, 바지 둘둘 걷어 부치고 호스로 물뿌리며 쓱싹쓱싹 신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