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밤 저희학교 선생님들 카페에서 선생님들과 주고 받은 내용.
그 게시판에서 복사해왔습니다.
고민이 많은 제게 넌크리스챤인 선생님이 해주신 조언이 맘을 다잡게 합니다.
오히려 믿는다고 하면서 부족한 제게 아이들을 아끼는 주변선생님들이 힘이 되고 있네요.

*제글과 선생님의 답변글을 올립니다.
반별 봉사활동,다들 잘 다녀오셨나요?
전 학교에서 했는데...
10시에 시작하여 1시쯤 끝나고 또 수고해주신 복지사샘들과 식사하며
얘기를 좀 나누고 집에 오니 토요일이 없는 느낌.
아이들은 그런대로 배우는 것도 많았고,
정말 의의있는 프로그램이었는데(자원봉사교육, 점자배우기, 장애체험을 했는데 아이들이 떠들면서도 확실히 배우고 있더군요.),
정작 담임은 좀 허탈한 느낌.(이 느낌이 뭘까요?)

아이들에게 나누어주는 교사,
마음을 주는 교사가 되려면
확실하게 그런 교사가 되어야하는데
전 요즘 저의 정체성때문에 참 힘듭니다.
양쪽을 오가며 헤맨다고나할까?
완전히 아이들에게 자신을 주는 교사, 그리고 냉정하게 거리를 두는 교사.
그 둘 사이에서 양쪽을 오가며 정답도 없고 그렇게 지내는 것 같아요.
복지사샘들도 제 말에 수긍하며 자신들도 그렇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10시에 시작하는 것도 모르고 유난히
드센 우리반 몇 녀석들이 미리 와서 설치는 바람에
"아이들 방치한다고" 한소리 들은지라 좀 우울했나보네요.
그리고 아이들 다잡아 온 학교를 청소하는 샘들을 보며
그 열심이 대단해보이면서도 왠지 우울한 것은?
(나도 저렇게 아이들을 다잡아야 하는 것인가?)

이 카페를 종종 열어보는 것은,
그래도 중요한 것이 아이들이라고 생각하는
선생님들이 있다는 생각때문.
그럼 주저리 주저리 이만 하구요.
...평안하세요.


꼬리말쓰기

아이들을 조건없이, 평등하게 깊이 사랑하는 교사가 되어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항상 노력하지만 가끔 잘 안될 때도 있지요. 그냥 내 아이 사랑하듯이 우리 아이들을 사랑합시다. 진심으로 다가서면 이해 안되거나 대화 안되는 아이가 아직은(?) 없더라구요. [2003/10/12]

아이들로 인해 많이 고민도 하고 속도 썪는 우리지만 그것은 우리가 선택한 일 아닌가요? 흔쾌히 모든 고난은 받아들이고 아이들의 모든 말과 행동을 우선 이해해보려는 자세로 대하면 그래도 길이 보이더라구요. 저도 매일매일 노력하면서 아이들에게서 작으나마 가능성을 볼 때, 내게 교사가 천직임을 깨닫습니다. [2003/10/12]

열심히 가르치고, 아이들을 한없이 사랑하면 다른 사람이 뭐라하든 신경쓸 필요가 없지요. 그리고 정말 배울 것이 많은 분이 하는 한마디는 보배처럼 귀담아 듣되, 그렇지 않은 경우는 한 귀로 흘려보내세요. 청력과 지력과 마음의 낭비가 됩니다. 속 덜 썩고 사는 지혜였습니다. ^^ [2003/10/12]

좋은 교사가 되려고 노력하는 그대의 모습, 그 자체가 아름답습니다!!! 평온하게 마음 가지시고 너무 부대끼지 마시기를... [06:32:56]
조회 수 :
761
등록일 :
2003.10.13
13:09:53 (210.99.88.125)
엮인글 :
http://www.tcf.or.kr/xe/diary4/109467/130/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09467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옵션 :
:
: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sort 추천 수 비추천 수 날짜
65 노끈이 생명선이더군요 637     2003-12-01
노끈이 생명선이더군요 빨리 갈게요 찬양제가 시작되기 세 시간 전. 나는 찬양제 때 입구에 진열할 선물과 필요한 물품들을 차에 가득 싣고 학교에서 교회로 향했다. 학교를 지나자마자 보이는 3학년 기독학생 여섯 명이 땅바닥에 노란 노끈과 발바닥 안내 표...  
64 Re.. 선생님~ [1] 635     2003-10-12
선생님! '가르침은 예술이다'라는 책에서 봤는데요~ 교사는 아이들에게 본(modeling)이 되어야 하고 기독교적 삶의 방식(성령의 열매)을 보여야 되지만, "동시에, 우리는 자신의 삶 속에서 죄와 더불어 투쟁하고 있는 불완전한 인간임을 인식하고 있다. 우리는...  
63 교실을 시원하게 [3] 631     2003-06-24
교실 뒤 게시판에 붙은 것들을 다 떼어냈다. 파란색 색지로 바탕을 새로 붙였다. 을 그리고 그 아래 특징과 성격을 적어 붙였다. 얼마나 진지하게 관찰하며 그리던지!!! 얼굴에 있는 여드름 갯수와 흉터도 다 그렸다. 몇 작품은 그림만 보아도 누구인지 알아 ...  
62 꿈봉투 걸기 file 629     2003-03-12
 
61 Re..모델이 되어 주셔서 감사! 627     2003-11-19
학교생활하면서 아이들이 더이상 변화될것 같지 않고 절망스러울때, 예전 동부 기독교사대회에서 들었던 선생님 간증이 생각나곤 합니다. 250통의 엽서의 글도 요즘 제게 본이 되고 있답니다. 선생님을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뵈며 그 하나님을 의지합니다....  
60 드디어 기도 응답-봉고차 [1] 624     2004-02-04
드디어 하나님께서 심방용으로 사용할 12인승 그레이스 봉고차를 저희 영훈고 기독학생회에 주셨어요 작년 9월부터 12월 말일까지 작정기도 한 후 응답이 없었는데 하나님의 때에 12인승으로 주셨어요 그것도 한 교회의 목사님께서 심방용으로 사용하시던 차량...  
59 선생님, 분열이 일어났어요 619     2003-11-21
2003 영훈 찬양제를 준비하며 무척 조용해요 매번 찬양제를 할 즈음이면 어김없이 난리치던 학교. 가정의 문제, 아이들 개인의 고민 등이 복합적으로 다가왔고, 그것을 우리는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는 영적 공격으로 보며 더욱 기도에 힘써 왔다. 그...  
58 합력 파워 614     2004-01-02
(영훈기독통신 2004-1) 2004년 영훈고 기도요청입니다 -------------------------------------------------------------- 영훈고는 기독교학교가 아닙니다. 그러한 가운데서도 하나님께서 역사하시고 은혜를 베풀어주시며 여기까지 인도하셨습니다. 2004년도를...  
57 이소라 [2] 614     2003-09-16
슈퍼모델 이소라? 아니.. 그거 말구..^^ 우리학교 4학년에는 이소라가 있다. 이름에서 느낄 수 있는 키크고, 늘씬하고, 매력적인 그 무엇.... ... 과는 .. 전혀 관계가 없는 ... 맹~~하고, 모든 일에 느릿느릿 주의를 줘도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한마디로...  
56 정말 아프리카오지 만큼... [3] 611     2003-09-27
정말 아프리카오지 만큼 힘든곳이 학교라는 것을 하루 하루 느끼며 살아갑니다. 학교는 선교현장임을 실감합니다. 다양한 세계관과 가치관이 있는곳. 다양한 아이들과 동료교사들. 그 가운데서 교사도 아닌 기독교사로 산다는 것은 눈물겨운 헌신을 요하는 일...  
55 몽둥이 사다. [5] 595     2003-03-19
그 동안 인문계 고등학교 그것도 조금은 명문이라 자칭하는 학교에만 근무하면서 학생들에게 한번도 매를 대지 않았다. 단체 벌은 한 두 번. 물론 막대기를 들고 다닌 적도 없었다. 막대기는 그야말로 무엇을 가리킬 때 사용하는 용도로 몇 분 선생님들이 가끔...  
54 음치가 성가대원 되다 [2] 593     2003-04-20
오늘 상주 실내체육관에서 상주시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렸다. 다른 두 교회와 함께 우리교회가 찬양을 맡아 헨델의 할렐루야를 찬양했다. 교회생활 20년 가까이 성가대 활동은 올해가 처음이다.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는 초등학교3학년 노래부르기 시험. 퐁당퐁...  
53 어렵게 글을 올려봅니다. [7] 592     2003-08-28
저는 7년째 접어드는 기독교인인 초등학교 00교사입니다. 여러가지 학교생활의 어려움으로 교직생활을 그만두고싶은 생각에 어렵게 글을 올려봅니다. 혼자 결정을 내리기엔 너무 큰일이고 마음이 착잡하여 여러 선생님들의 지혜를 빌리고 싶습니다. 교사직분은...  
52 청소 구역표를 세분화 시킨답니다. [2] 587     2003-09-11
저희반은 청소 구역도 좀 넓고 인원은 33명 밖에 안 되어서 전원 투입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청소 구역표를 세분화 시킵니다. 명렬표에다 죽 청소구역을 적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교실 청소 교실 바닥 걸레, 교실 바닥 빗자루, 교실 앞 손걸레, 교실 뒤 손걸...  
51 청소시간 [1] 584     2003-09-05
청소 안하는 얌체족(?)들 퇴치하는 좋은 방법 있나요? 저희 반에 상습적으로 청소시간에 노는 아이들이 있어서, 어제는 벌을 좀 주었어요. 그것도 덩치 제일 크고, 반장, 부반장, 선도위원인 아이들이요. 청소를 남에게 시키는가하면 그보다 더 심한 일들도 제...  
50 오랜만이네요..^^ [2] 575     2003-09-02
영어 전담시간이라 아이들을 줄 세우고 보낸 뒤 여기에 들어와보니 새롭네요.. 근데 이번 학기에는 릴레이식 교단일기라니~~~!! 아무래도 오늘은 제가 적어야하는 날인가보다 하고 적습니다.^^* 어제는 아침부터 아이들이 학교에 오자마자 울반 에너자이저 악...  
49 달밤 시쓰기 대회 [2] 574     2003-06-15
지난 금요일 전교조에서 주관한 달밤 시쓰기 대회가 남산에서 열렸다. 앞서 시낭송 대회가 있었다. 목소리 낭낭한 우리반 성진이도 참가했다. 나도 우리집 아이들과 함께 참여했다. 초등은 시제가 얼굴, 선물, 장난이었고 중,고등,일반부는 소리, 문, 잠이었다...  
48 그리운 안동여고 학생들 573     2003-05-23
*스승의 날 정성들여 쓴 엽서 42장을 연결해서 책처럼 만들어 꽃과 함께 보내주었다. 그들에게 보낸 답장. 사랑하는 불어반 아그들에게 오늘 너희들의 소포를 받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발신이 안동여고 불어반으로 적혀있어 정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상자...  
47 부활절 달걀 유래 [1] file 573     2003-04-18
 
46 화장실 청소가 더 좋아 572     2003-03-30
화장실 청소를 이렇게 신나게 하는 학생들은 처음 본다. 보통 제일 하기 싫어 하는 것이 화장실청소인데.. 우리반이 화장실 옆교실이라 여교사 화장실과 학생화장실 두 곳을 청소해야 한다. 양말 벗고, 바지 둘둘 걷어 부치고 호스로 물뿌리며 쓱싹쓱싹 신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