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에 리더모임 신청한 현유진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TCF에 제대로 낚인 것 같아서...

글 하나 올리려고 합니다.

 

08년 여름, 대학 때의  선교단체 친구들, 후배들에게

선교한국 같이 가자고 꼬셔서(?)  다같이 가등록 해놨는데

갑자기 2주짜리 연수를 받게 되서 혼자 좋은교사 수련회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 때 저희 방에서 만난 두 분의 TCF 선생님들

그리고 좋은교사 수련회를 통해 인제에서 모임을 시작하며 알게된 TCF 친구..

로 인해 09년 여름 TCF 수련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만 해도.. TCF도 좋지만

대학 때의 선교단체와 연결된 교사모임을 개척하겠다고

굳게 다짐하고, 10년 겨울방학 때도 그 단체의 수련회에 가려고 했으나

학교 일정이랑 겹쳐서 10 겨울 수련회에도 TCF로...ㅋ

 

어쩔 수 없이 간 수련회였는데...

(영적 회복이 필요해서.. 정말 갈급한 마음으로 교사수련회 하나는 참석하잔 생각이었거든요)

 

어디까지나 저의 need를 채우기 위한 수련회라 생각했었는데,

그래서 전 TCFer 예요. 라고 하라고 해도 안하고 멀뚱멀뚱하게 있었는데...

 

참 이상했습니다.

소망나누기 (맞나요?  수련회 마지막 저녁 집회...) 시간에

제가 아는 친구들 말고도 모든 TCF 선생님들이 가족으로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안상욱 선생님께도 철원에 TCF 모임 만들고 싶단 말씀을 드렸고요.

(바로 전날까지도 다른 단체를 개척하고픈 마음이 더 컸거든요.)

 

여러 사정으로 아직 철원 모임을 개척하진 못했지만,

혼자 철원 대표란 생각으로 리더모임에도 신청했습니다..ㅋ

(물론 안상욱샘과 어남예샘이 많이 동기부여해 주셨지요..)

 

 

리더모임에 참석한 건 그렇다 치고...

 

 

요즘 TCF에 제대로 낚였단 생각을 많이 합니다.

얼마 전엔 수련회 괜히 갔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금 전교생이 70명도 안 되는 작은 학교에 있는데,

저희반 학생이 제일 많고 (14명ㅋㅋ)

과목별로 부진아 나온걸 계산하면 16명입니다.

교육청 부진아 보고 양식엔 100%가 넘어가죠.

 

성적 말고도 생활지도나, 기가 쎈 학부모님 등등으로 인해

제가 지금 맡은 반은 모두 기피하셨습니다.

 

물론 저도 마찬가지였죠.

누군가 장난으로 내년에 5학년할래?  하고 물으면

차라리 6학년을 한 번 더 하고 말죠.

(성취도, 졸업 준비를 빡세게 해서 정말 힘들었거든요)

내년엔 좀 편한 학년 맡으면 안되나요? 

부진아 없고, 말 잘듣는 *학년 미리 찜해놓고 담대히 선포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TCF 수련회에서 다음 학년,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라는데

이상하게 자꾸 5학년이란 마음을 주시는 겁니다.

속으로... 5학년하기 너무 싫어하니까 5학년 생각이 나는 걸거야.

하나님, 왜 하필하면 그렇게 힘든 학년인가요?

불평불만을 하다가...

결국엔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아이들이라면,

저를 필요로 하는 아이들이라면 5학년 맡겠노라고 기도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온 후...

수련회 때의 순간의 기도가 1년을 좌우할 수 있단 생각에,

1박2일의 야외취침 복불복보다 더 중대한 복불복이란 생각에

몇 번이나 다른 학년을 써볼까 했지만..

순종? 하는 마음으로 5학년을 맡게 되었습니다.

 

써놓고도 많이 후회하고

2월 말부터 안하던 새벽기도도 가고, (2주 하다 그만 뒀어요ㅠ)

매일 아침 좋은교사 3월호에 있는 교육을 위한 기도 보며 기도도 하고

좋은교사에서 나온 학업부진아 소책자 보면서

열심히 해보려고 했으나....

 

아이들은 제가 상상했던 이상으로

정말 힘들었습니다....ㅠㅠ

 

TCF 수련회에 괜히 가서 낚였다...

왜 내가 학년 기도를 해서 이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었을까?

제가 감당할 수 있으면 맡겨달라고 했지,

왜 감당못할 아이들을 주셨냐고 원망도 하고...

애들한테 막 짜증도 내고...

말씀 보는 것도 소홀해지고 기도도 형식적으로 되어갔습니다.

 

아이들한테 막 짜증내면서 힘들다고,

솔직히 너무하는거 아니냐고 막 짜증낸 다음날 아침,

주님께선 다시 좋은교사 3월호의 교육을 위한 기도를 생각나게 하셨고,

아이들에게 집에서 많이 생각해 봤다고.. 그 결론을 말해주겠다고 하며

기도문을 읽어주었습니다.

 

다시 열심히 해보자고..

 

그랬다가도 단원평가 채점하면서

빨간 비가... 노아의 홍수 처럼 많이 오는 걸 보면

막 화나 났다가도...

 

공식적으로 기도문까지 읽어준 상황에서

기독교사는 이러면 안된단 생각에...

아이들도 그 이후엔 제 맘을 좀 알아줬는지, (기도의 힘이겠죠?)

열심히 하다가... 저 심심하지 않게, 계속 기도하라고 말썽도 부려주고

 

그럼 또 '괜히 기도했어...' 괜히 수련회 갔어..

했다가도 다시 기도 하며 회복하고...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리더모임에 신청했다는건

제 맘에 TCF가 굳게 자리잡고 있는 거겠죠?ㅋㅋ

 

학교에 신우회도 있고,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 속에서

TCF 모임을 할 수 있을지 많이 걱정이 되는데요...

 

리더모임 가서 간사님들과 많은 선생님들의 조언을 얻고 싶습니다.

금요일에 뵈요^^

 

조회 수 :
1946
등록일 :
2010.04.22
00:56:07 (59.29.36.58)
엮인글 :
http://www.tcf.or.kr/xe/diary4/141943/a92/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41943

'3' 댓글

안준길

2010.04.22
08:19:15
(*.106.190.2)

현유진 선생님! 하나님께서 거룩한 부담을 많이 주셨군요. TCF뿐 아니라, 기독교사의 길로 제대로 접어드신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지역모임개척의 마음 주신 것도 아무한테나 주신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 주께서 늘 힘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어남예

2010.04.22
09:36:52
(*.245.40.210)

오~~~ 멋진 현유진~

낼 원주에서 봐요^^ 파이팅!!!

이형순

2010.04.22
10:38:26
(*.250.184.147)

지난 겨울수련회 때 조장으로 섬겼던 전주의 형순언니입니다.

문자 하나 달랑 보내고 지금까지 제대로 관심을 가지지 못 했네요. 미안해요.

글을 읽어보니 혼자서 많이 힘들고 외로웠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 역시 1998년 처음으로 교단에 섰을 때, TCF에 낚여서 지금까지....  ^^;

그래도 하나의 가족으로 공동체로 함께 한다는 게 큰 힘이 됩니다.

저도 MK 선교를 위해 자원하는 분들이 계시면 리더모임에 참석해서 

재회의 기쁨을 가질 수 있었을텐데...

암튼 남예샘을 비롯해 마음 맞는 분들과 좋은 시간 보내세요~~~~~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옵션 :
:
: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비추천 수 날짜sort
105 청소 구역표를 세분화 시킨답니다. [2] 587     2003-09-11
저희반은 청소 구역도 좀 넓고 인원은 33명 밖에 안 되어서 전원 투입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청소 구역표를 세분화 시킵니다. 명렬표에다 죽 청소구역을 적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교실 청소 교실 바닥 걸레, 교실 바닥 빗자루, 교실 앞 손걸레, 교실 뒤 손걸...  
104 Re..청소는 아무나 하나 [4] 510     2003-09-15
저같은 경우는 청소하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 값진 일인가를 설명하고 왠만하면 벌 청소는 안시키려고 하며 특히 일년에 한 두달 정도 돌아오는 화장실청소만큼은 아무나 안시킵니다. 수 년째 반드시 자원을 받습니다 고등학생들이어서 그런지 대개 동기부여만 ...  
103 의인의 열매는 생명나무라... 526     2003-09-16
부산글로빌고등학교 교장선생님께서 보내 주신 메일입니다. '현장일기'라고 명명하셨는데 '교단일기'라고 보면 되겠지요? 허락은 받지 않았지만 공감할 내용이 아닐까 싶어서 옮깁니다. --------------------------------------------------------------------...  
102 이소라 [2] 614     2003-09-16
슈퍼모델 이소라? 아니.. 그거 말구..^^ 우리학교 4학년에는 이소라가 있다. 이름에서 느낄 수 있는 키크고, 늘씬하고, 매력적인 그 무엇.... ... 과는 .. 전혀 관계가 없는 ... 맹~~하고, 모든 일에 느릿느릿 주의를 줘도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한마디로...  
101 날라간 교단일기 673     2003-09-20
이 피같은 아침시간, 30분이나 투자하여 감동적인(?) 교단일기를 썼는데 다 날라가 버렸네요. ...아무튼 늘 저는 아이들때문에 고민이지만 그럴때마다 아이들로부터 위로가 온다는 내용. 주말 잘 보내시구요. 선생님들의 이야기들에 힘입어 저도 이곳을 들르려...  
100 오늘도 용두사미 [2] 697     2003-09-23
요즘은 4학년 리코더 수업이다. 악기 수업은 늘 그렇듯이.. 소란, 산만, 짜증 ..^^; 그 자체다. 한꺼번에 같이 소리를 내니까.. 서로 더 큰 소리를 내려고 삑삑 대고.. (어찌나 시끄러운지) 자꾸만 박자가 빨라지고..휴. 그래도 내가 누군가? 오호호~~~ 비법을...  
99 첨... [1] 682     2003-09-23
이야 ~ 오늘 여기 첨 들어와 보는데.. 참 좋네요. 이제 저도 자주 와서 제 고민을 털어 놓고 좋은 교사가 되도록 노력해야 겠네요. 사실 주일날 설교를 비롯해서 계속해서 제게 들려오는 소리가 있는데 "겸손하라, 종과 같이 섬기는 자가 되라"는 것인데 왜 그...  
98 무너진 마음 [2] 759     2003-09-24
"더 과정을 자세히 써와라.그러면 A줄게" 수행평가실시중. 교과서 평소에 설명듣고 풀이과정을 책에 쓰게 하는데 과정이 빠진것이 있어서 문제를 책에 풀고 과정을 쓰면 그 과정을 보겠다고 했는데... 한번더 기회를 주겠다는데 어느 여자아이의 반응 "에이 시...  
97 정말 아프리카오지 만큼... [3] 611     2003-09-27
정말 아프리카오지 만큼 힘든곳이 학교라는 것을 하루 하루 느끼며 살아갑니다. 학교는 선교현장임을 실감합니다. 다양한 세계관과 가치관이 있는곳. 다양한 아이들과 동료교사들. 그 가운데서 교사도 아닌 기독교사로 산다는 것은 눈물겨운 헌신을 요하는 일...  
96 "민들레를 사랑하세요" [2] 716     2003-09-29
자기 집 정원을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정원에 자꾸만 민들레가 돋아났습니다. 민들레를 없애려고 온갖 방법을 다 썼지만, 민들레는 여전히 왕성하게 번식했습니다. 그는 전문가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자기가 시도한 모든 방법을 설명하...  
95 아이들이 생각하는 하나님 686     2003-10-08
다음 문장이 명제인지 말하여라. 만일 명제이면 참인지,거짓인지 밝혀라. 1번. 화성은 멀다 (S: 아이들, T: 수학선생) T"얘들아! 이 문장이 참이야,거짓이야?" S"참이요" T"아니야" S"화성 멀쟎아요" T"아니야. 우리 기준으로는 멀지만 하나님이 보시면 한걸음...  
94 촌지? 675     2003-10-10
두주전에 우리반에 한 아이가 전학을 왔다. 요즈음 전학오는 아이들은 대개 사연이 많은 아이이다. 2학기초에 전학온 정환(가명)이도 부모님이 이혼하시고서 아버지랑 형이랑 셋이서 사는 아이였는데.... 이번에 전학온 경민(가명)이도 부모님이 이혼하시고서 ...  
93 욕하는 선생님 [3] 903     2003-10-10
" 이 망할놈들-아니야 이보다 더 심한 욕이었지 아마도.- 또 이렇게 버렸어?" 종례시간에 교실에 들어가면 똑 먹다남은 음식이 담긴 식판들이 굴러다니고 있다. 정말 미운 아이들. "난 원래 우아한 사람인데 너네들이 막 나가니까 이렇게 과격한 사람이 되었어...  
92 Re.. 선생님~ [1] 635     2003-10-12
선생님! '가르침은 예술이다'라는 책에서 봤는데요~ 교사는 아이들에게 본(modeling)이 되어야 하고 기독교적 삶의 방식(성령의 열매)을 보여야 되지만, "동시에, 우리는 자신의 삶 속에서 죄와 더불어 투쟁하고 있는 불완전한 인간임을 인식하고 있다. 우리는...  
91 "아이들을 우리 자식처럼" 761     2003-10-13
*토요일밤 저희학교 선생님들 카페에서 선생님들과 주고 받은 내용. 그 게시판에서 복사해왔습니다. 고민이 많은 제게 넌크리스챤인 선생님이 해주신 조언이 맘을 다잡게 합니다. 오히려 믿는다고 하면서 부족한 제게 아이들을 아끼는 주변선생님들이 힘이 되...  
90 기도외에는 다른 유가 없다 [7] 851     2003-10-26
어제 아이들이 짜잘한 일로 말을 안듣는통에 속상해하며 아이들과 지내는 것이 힘들다고 느끼고 말썽핀 놈들 집에 전부 전화를 걸어 어머니들과 상담을 하던중. 우리반 사회과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기독교는 신화에 불과하다"라고 가르쳐서 믿는 집 아이들도 ...  
89 250통의 엽서 [3] 755     2003-11-11
팔 떨어져 죽는 줄 알았어요 -250통의 엽서 그러면 저는 뭐하죠? 대입 수능일이 되기 한 달 전부터 고3 수업 교재의 진도는 거의 다 끝났다. 아이들은 나름대로 정리할 시간을 요청했다. "여러분! 그것도 좋긴 한데 그러면 여러분들이 하고 싶은 과목 정리할 ...  
88 술자리 간증 [2] file 737     2003-11-14
 
87 우유곽 집만들기 1334     2003-11-15
우유곽으로 만든 집 어제 제 큰 아이(요한) 생일이었습니다. 생일선물로 학교에서 먹고 남은 우유곽을 모아 집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우유곽 2개를 끼우면 조금 단단한 우유곽벽돌이 됩니다. 그걸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것인데 벽돌들을 서로 연결하려면 양...  
86 Re..모델이 되어 주셔서 감사! 627     2003-11-19
학교생활하면서 아이들이 더이상 변화될것 같지 않고 절망스러울때, 예전 동부 기독교사대회에서 들었던 선생님 간증이 생각나곤 합니다. 250통의 엽서의 글도 요즘 제게 본이 되고 있답니다. 선생님을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뵈며 그 하나님을 의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