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주번이 박정민과 반현기였다.
정민이는 배치고사 성적이 전교 꼴지지만 반에서 제일 씩씩하고,
현기의 글씨는 암호문 같아 읽기가 힘들고, 친구들이 <방기>라는 별명을 부르며 약간 어리숙해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주번보다 활동을 너무 잘해 매일 칭찬 받았다.
아침에 오면 교실 앞뒤를 쓸고, 우유도 잘 갖다 놓고, 방과후에 삐뚤어진 책걸상 줄도 다 맞춘다.
오늘은 현기가 컴퓨터 책상밑 묵은 먼지를 숨안쉬고 쓸어냈다.
종례시간에 앞으로 나오게 하여 칭찬해 주고, 다 함께 박수를 쳐 주었다.
오늘 마지막 주번날도 어김없이 뒷정리를 하며 남아있었다.
"현기는 틀림없이 훌륭한 사람 될거야.
우리반에 공부잘한다고 뻐기며 청소도 제대로 안하는 녀석들 보다 현기같이 다른사람을 위해 봉사하고 힘든 일도 잘 해내는 사람이 이 사회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란다. 현기는 정말 훌륭한 사람 될거야. 선생님은 그렇게 믿어. 알겠지?"
"예, 선생님"
"저 아이 공부잘해요" 대부분 성적으로 평가받는 분위기에서 현기같은 아이가 기죽지 않고 칭찬 받으며 살아갈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할텐데...
"선생님은 현기가 우리반에 있어 너무 기쁘다" 다시한번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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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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