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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3일 남편이 아버지 학교 종강하는데 음식해가지고 갔답니다.
그때 느낀 것 나눠볼까요.
좀 무거운 얘기^^

1. 결혼전
온갖 영적인 은사가 넘치셨던 우리 엄마.
(엄마가 손얹고 기도하면 암도 낫고 수술해야했던 큰 혹도 그냥 녹아지고,  방언도 통역하고...예언도 들어맞고...고등학교땐 "기도하니 아무래도 박대통령이 죽을 것 같다"하셨는데 그대로 되었다.)
그리고 그에 비해 소극적이며 무능해 보이셨던 아버지.
그래서 난 방언도 싫어했고 병고치는 은사도 싫어했다.
그래서 대학시절 우리 엄마의 평범하지 않은 신앙과 다른 고상하고 우아한 ivf에 매력을 갖게 되었다.
그것이 나의 한계일수 있지만...

경제적인 것도 엄마가 더 능력이 있으셨던 어린 시절.
돌아보면 아버지의 작은 모습이 나의 상처였다.

2. 결혼
남편을 만나기 얼마전 좀 알던 어떤 형제에게
"전 저희 아버지가 능력이 없으신  것에 대해 상처가 많아요.
그래서 결혼하면 남편이 저보다 더 능력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그 말을 들은 그 형제 " 거절하는 말을 잘도 돌려서 하시는군요."하면서 그날이 마지막이 되어버렸다.

그러다가 약간의 시간이 흘러 남편을 만났는데 똑 같은 얘기를 듣고는 정반대의 놀라운 반응~
" 제가 자매님의 그런 부분을 다 감당하고 싶네요."
그러면서 남편은 전적으로 나의 후원자 역할을 물심양면 그리고 영적인 지원까지 해주면서 든든하게 나를 지켜왔다.

그런데 최근~
남편 하는 말.
" 내가 아버지에 대한 상처를 치유해주려고 한것 같지만 우리도 결국 장인 장모님 커플처럼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 하면서  웃으면서 농담하는 남편.
남편은 일하는 곳이 바로 집옆이라 아이들 돌봐주면서 늘 조용히 집사람 역할을 해주고 난 서울에 학교도 있고 거의 모든 사역을 서울과 그 외 다른 지역을 오가며 해오느라 남편에 비해 대외적인 사람이 되어 버렸다.

생각해보니 남편에 대해 감사하면서도
내가 꿈꾸던 남편상과 어긋나는 부분에 대해 은근히 불평도 했던 나 자신.(아줌마들은 이런 불평 이해하죠?)

3. 아버지 학교에서...
" 주님 제가 아버지입니다. 제가 남들에게는 친절하면서 집에서 가족들에게는 함부로 대한 것을 용서해주세요."
사회자의 멘트가 그렇게 흘러가는데,
"저 얘기는 남편 얘기가 아니라 내 얘기잖아?"
그러면서 감사기도가 나왔다.
"주님 남편을 주신 것을 감사합니다."
그런데 여러 멘트를 듣다가 갑자기 답답했던 맘에 잔잔하게 들리는 음성.
" 나는 네게 든든한 아버지였다. 나만큼 능력있는 아버지가 또 어디 있니?"
그래서 울컥 눈물이 나왔다.
"주님, 그러네요. 제겐 하나님 아버지가 늘 계셨네요."

그러면서 나를 사랑하는 남편에 대해,
세상적으로 능력을 보여주시지는 않으셨지만, 나를 위해 평생 새벽기도를 쉬지 않으시며 가장 중요한 지원을 해주셨던 우리 아버지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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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06.10.01
22:47:54 (*.58.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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