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중인 아줌마라 집에 많이 있긴 하지만 가끔 교회에서나 또 학교 선후배들끼리 노래 연주를 할 기회가 있습니다.
지난 연말에 교회에서 본의아니게 성가를 하느라 목을 혹사했는데
그 후로 조금만 말을해도 목이 쉬는겁니다.
휴직 전 한 교실에 50명이 넘는 초등학교 아이들을 큰소리로 노래하며 떠들면서 가르쳤지만 목이 쉬는 법은 없었던 터라 참 기분이 영 안좋아져서 이비인후과에 찾아가 성대 사진을 찍어보니 양쪽 성대가 굳은 살이 생기기 직전으로 구불구불 종기처럼 뭐가 나 있더군요
이비인후과 의사는 6개월 정도 말도 하지말고 물만 마시라며 더 심해지면 수술해야한다고 겁나는 말씀을 하셨죠

어제는 한의원에 가서 증상을 말하고 약을 지어왔습니다.
한의원에서는 조금 더 긍정적으로 얘기하긴 했지만 그래도 아주 조심해야하는데 말하는 일이 많이 있습니다.  천성이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 사람만나면 말 줄이기가 어렵고 소그룹이나 교회여전도 기도모임같은 것을 인도해야하니깐요 그래서 잠시나마 다른 사람들에게 부탁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집에서 말을 조심하다보니 예전 같으면 우리 아이들에게 먼 곳에서 큰소리로 이름을 부른다거나 아이들이 먼 곳에서 저를 찾을 때 일단 큰소리로 대답해 주고  제 할일을 좀 마무리 하고 간다든지 하는데 (아이들은 기다리다 짜증을 낼 때도 있었음)요즘은 그렇게 할 수가 없으니 제가 아이들을 큰 소리로 부르기 보다 제 몸이 먼저 가까이 가서 얼굴을 바짝 대면하고 본의아니게 상냥한소리로(속삭여야하니까)얘기해야하고 아이들이 저를 부르면 곧바로 달려가서 이야기를 들어주게 됩니다. 먼곳에서 대충 큰 소리로 대답을 할 수 없으니까요

생각 해 보니 생활속에서 불필요하게 목소리를 높여 말하고 있었다는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좀 무기력 해지고 기분이 약간 우울하려 했으나 이런 경험을 통해 소중한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에 대해 많이 깨닫게 됩니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이 귀가 편할 것 같습니다.
진작 이렇게 상냥한 목소리로 속삭이며 살아볼 것을...

목이 회복되면 예전 처럼 함부로 혹사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항상 좋은 상태로 변함없이 있어줄 것 같았던 모든것에 다시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줌마 선생님들 신학기 가정에서 아이들 챙기랴 학교에서 아이들챙기랴 가르치랴 무척 바쁘시겠습니다.
저도 내년 3월이면 복직인데.. 집에만 있어도 늘 정신없는데.. 학교까지 나가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든답니다.
주님이 부어주시는 아줌마 파워로 늘 승리하세요

저도 제 목소리 줄이고 주님음성과 이웃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며 살겠습니다.
조회 수 :
971
추천 수 :
2 / 0
등록일 :
2007.03.23
13:44:16 (*.182.34.36)
엮인글 :
http://www.tcf.or.kr/xe/missy/118892/903/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18892

강영희

2007.03.23
21:36:17
(*.58.6.46)
형일샘 글이 아니고 숙진샘이었군요.ㅎㅎㅎ
저도 요즘 학교에서는 귀여운 중1들에게 존대말로 우아하게 하고 있어요. 큰소리보다 존대말에 아이들이 더 꼼짝 못하더군요.
그런데 가정방문 하느라 지쳐 집에 오면 큰소리 좀 치기도 하죠.
우리 하윤이가 "엄마가 가정방문 하는 집에서 이런 것 알면 실망하겠다"...암튼 학교에 있으나 집에 있으나 치열하게 사는 아줌마들,모두 화이팅!
숙진샘, 목 빨리 낫기를...

민들레

2007.03.26
16:36:03
(*.150.199.20)
아...아름다운 큰 목소리도 매력있었는데...^^
제 목소리 줄리고 주님 음성과 이웃 음성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적용이 맘에 와 닿습니다...
저도 덩달아 그렇게 하겠습니다. 제 목도 요즘 감기로 쉬어 있거든요^.*





홍순영

2007.09.16
00:18:51
(*.176.192.231)
그러셨군요....많이 힘드시겠어요. 저도 제 혈기로 이야기하다가 목소리 쉬어 주께 회개하던 때가 생각이 납니다. 순간순간 지혜를 주셔서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생활이 되시길 기도합니다. 숙진샘 화이팅!
2007/03/28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sort 비추천 수 날짜
58 왜 이리 조용하죠? [4] 820     2006-09-11
아줌마 모임방이 왜 이리 조용한지........ 다들 육아에 학교일에 가정일에 힘들고 바쁜 삶을 사시고 계시겠죠? 둘째 낳고 4개월이 지났는데 꼭 세째 임신한것처럼 배가 불러 꺼지지 않고 있답니다. 흑흑 정말 이것 때문에 우울해요... 맞는 옷이 없으니.. 지...  
57 고마운 아이들 [13] 1020     2006-09-12
"얘들아, 엄마 다녀올게. 계란찜 만들어서 꼭 밥먹고 학교가라" 아이들이 잠결에 한놈은 "녜" 한놈은 고개를 끄덕이고 한 놈은 그냥 잠을 푹 자고 있고... 오늘은 북한 학생들 가르치고 사무실 업무도 좀 돕고 회의도 하고... 모든 일을 몰아서 서울 다녀오는 ...  
56 조언을 구합니다. [5] 747     2006-09-29
선생님~모두 안녕하시지요? 요즘은 아줌마 게시판이 방학을 한 듯 조용하내요. 어제 운동회 마치고 피곤한 몸으로 학교에 왔는데 전담 선생님께서 1교시 체육 수업을 해 주신다고 하셔서 들렀습니다. 오늘은 조언을 구하려고요. 저희 구미TCF는 목요일 마다 모...  
55 아침 밥 메뉴로는 어떤 반찬이 좋을까요? [4] 931     2006-09-29
아, 저는 정말 누가 밥 말고 반찬만 만들어주고 가는 우렁각시 구해주면 좋겠습니다. 다들 아침 밥은 어떻게 드시고 출근하시거나 남편을 대접하시나요 불쌍한 우리 남편 ......을 위해 염치불구하고 조언을 구합니다. 아침 메뉴 살짝 공개해주이소~ 전쌤은 밑...  
54 아버지, 남편, 그리고 하나님 아버지 [2] 753     2006-10-01
9월 23일 남편이 아버지 학교 종강하는데 음식해가지고 갔답니다. 그때 느낀 것 나눠볼까요. 좀 무거운 얘기^^ 1. 결혼전 온갖 영적인 은사가 넘치셨던 우리 엄마. (엄마가 손얹고 기도하면 암도 낫고 수술해야했던 큰 혹도 그냥 녹아지고, 방언도 통역하고......  
53 대구 기독교 방송국에서 제게 책을 선물하네요^^ [3] 752     2006-10-11
추석은 잘들 쉬셨나요? 올해는 특히나 메스컴에서 여성들의 명절 증후근 호소와 이에 대한 동조, 비난 글들로 시끄럽더군요. 나도 편치 않은 명절을 많이 지나 왔었지만 , 남녀 차별의 문제로, 손해 보기 싫어 하는 마음으로 불평을 털어 놓는 글들에 동의가 ...  
52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 - 감정코치 (1) [2] 731     2006-10-11
MBC 에서 방영한 프로그램 제목이에요. 저는 주로 감정 억압형 엄마였는데, 이 방송을 보고 요즘 많이 바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일단 아이의 감정을 공감하고 인정을 해 주니, 아이도 짜증을 내거나, 우는 일이 줄어 들어요. 간단하게 정리를 해 봤는데, 실...  
51 드뎌 아이들 꿈 이뤄지다. [2] 700     2006-11-05
우리 아이들이 가장 원하는 것. 엄마가 가르치는 학교에 다녀보는 것. 어제 그 꿈이 이뤄졌습니다. 아이들이 다니는 after school에 제가 특별수업 강사로 뛴 것이지요. 11월 4일. 정말 가야할 곳이 많은 날. 어디로 갈까 고민했는데 특별수업이 맡겨지는 바람...  
50 역사적인 11월 25일 [3] 1082     2006-11-27
학교 다니면서 김치하기가 힘들어서 올해도 배추 30포기를 사서 김장을 했습니다. 옆에서 별 도움은 안 주면서 절인배추를 사서 하라는 둥 왜 이렇게 많이 하냐고 계속 잔소리를 하던 남편의 말을 뒤로 하고 혼자 열심히 묵묵히 배추를 다듬고 절이고 양념을 ...  
49 치즈 떡볶이 드세요^^ [8] file 1311     2006-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