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이들이 직접 자기 손으로 영어책 하나씩 만들었습니다.
비록 5,6쪽짜리 손바닥만한 것이지만,
한쪽에 그림 한장, 문장 한줄이지만...

요즘 아이들의 영어수준을 초등 4학년인 막내수준으로 ...
6학년과 중1나이에 홈스쿨링하는 첫째,
그렇게 두 언니들의 수준을 4학년 수준으로 끌어내려
막내수준의 스토리북을 가지고 거실에서 함께 오디오를 듣고 있답니다.

"우리 늦었지만 천천히 꾸준히 함께 해보자."하니 아이들이 엄마가 이상하게 자기들을 끌고 갈까 두려워하면서도 어느덧 함께 책을 듣고 읽다보면 재미있게 함께합니다.

오늘 아침 실컷 자고 일어나 아점(아침겸 점심, 브런치라 하데요^^)을 먹고
거실에 둘러 앉아 서너권 쉬운 영어책을 함께 읽고 오디오시디를 들었는데
돌고래가 나오는 책을 다시 한번 듣겠다고 하더니
저희 집 막내가 "엄마, 이제 우리 영어수업 그만하고 미술시간하면 안될까요?"
"영어 책에 나오는 돌고래를 그려보고 싶어요."
넘 반가와서 그러라고 했죠.
"그래 맘껏 그려봐"

제가 미술치료를 배울때 썼던 각종 자투리 종이들, 채색도구들, 풀, 가위등으로 거실이 너저분해지더니 아이들이 집중해서 뭔가를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그림 하나를 그리겠다는 아이들이 미니 북을 하나씩 만들었답니다.
한영사전 찾아서 단어를 확인하면서 짧은 문장을 찾고 문법도 서로 물어보면서...
아이들속에 흐르는 자연스런 흐름대로 따라가는 교육, 언스쿨링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제가 바로 그 언스쿨링의 경험을 오늘 짧게 했답니다.

아이들이 원해서 하는 교육,
하나를 요구해서 그러라 했더니 둘을 해내는 아이들..
그렇게 아이들을 꾸준히 믿고 가면 될텐데...
여전히 자신없지만, 오늘 아이들 속에서 작은 희망하나 발견한 기쁨 나눠봅니다.

조회 수 :
663
등록일 :
2008.08.13
13:38:15 (*.42.251.5)
엮인글 :
http://www.tcf.or.kr/xe/missy/118971/6f8/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18971

이민정

2008.08.18
06:20:43
(*.205.47.217)
강영희 선생님... 참 대단하신거 같아요.. 홈스쿨링이라는게 말이 쉽지 전 하라면 못할 거 같거든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가운데 늘 즐거워하는 선생님의 푸근한 모습이 상상이 되어지네요... 선생님.. 화이팅...

강영희

2008.08.18
22:43:45
(*.42.251.5)
민정샘, 방가^^ 난 푸근하지 않아요. 즐겁지도 않고...힘들어요. 홈스쿨링하는 첫째 하윤이는 혼자말로 "엄마를 하루만 바꿔 봤으면 좋겠어."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그런것 말고 우리 엄마가 달라졌어요. 그런 프로있으면 우리 엄마 추천하면 딱인데..."
때로는 이렇게 싸우기도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하지만 힘들지만 가족, 가정의 의미를 찾는 시간이 참 감사한 요즘이죠...민정샘,자기 얘기도 좀 써봐요...

조숙진

2008.08.27
00:52:43
(*.67.5.231)
선생님~ 그날의 거실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지네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sort 비추천 수 날짜
48 아내의 눈, 바쁜일상에 가려진 남편 [5] 925     2007-06-29
갑자기 바빠진 저의 삶 집에만 있어도 쉴 새 없는 아이들의 주문에 정신없는 나의 삶 뜻하지 않게 밖으로도 바빠지면서 세 아이들을 방목만 하기에도 너무 벅찬 삶 남편이 어느 날 꼬리뼈가 아프다며 허겁지겁 한의원에 달려가는 뒷모습을 보며 여간해서 병원 ...  
47 주윤이를 본받으려합니다. [2] 1035     2007-02-27
전 흔히 말하는 소심한 A형입니다. 정말 저를 보면 A형이 소심한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물론 혈액형으로 사람을 규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말입니다. 그런 소심한 엄마와는 달리 남한테 신경쓰지 않고 주관이 뚜렷한 우리 주윤이 이야기. ...  
46 거실에 아직도 TV를 두셨나요? [10] 1281     2007-02-08
거실을 서재로, 요즘 흐름이더군요. 12월 초에 복직을 준비하는 맘으로 아이들 방과 거실을 새롭게 정리했습니다. 거실 인테리어를 어떻게 좀 해야한다는 생각이 늘 있었는데 원목 옹이 책장을 들여놓으니 제 기준으로는 인테리어 만점. TV장은 하윤이 방 장식...  
45 가족과 함께 한 노방전도 [4] 768     2006-11-13
저희교회 노방전도의 날. 대예배후 그대로 제자리에 남아 김밥으로 식사를 하면서 노방전도에 대한 목사님의 설명후 함께 구호를 외친후 거리로 나갔습니다. 해마다 1년에 두번 있는 이날을 아이들이 무척 좋아합니다. 저희구역은 춘천의 중심지이지만 젊은 층...  
44 여주봉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2] 894     2006-11-03
오늘 어린이 전도협외의 영적 대각성 집회가 저희 교회에서 있었답니다. 요즘 여주봉 목사님이 쓰신 '십자가의 복음'이라는 성경공부교재를 반쯤 보고있는 터라 책까지 들고 교회로 갔습니다. 그 책을 보면서도 많이 아는 내용같지만 찔림을 많이 받고 있었는...  
43 어제 막둥이 흉에 이어 오늘은 첫재, 둘째 칭찬임다. [3] 888     2006-10-31
둘째 승원이가 씩씩하게 잘 놀고 먹고 유치원도 잘 다니더니 어제는 마구 열이 오르고 힘들어서 울기까지 하길래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집에 와서 약먹고 푸욱 자고 일어나서 9시쯤 저녁을 먹이는데 제가 잠시 막둥이의 요구를 들어주고 있을 때 큰딸 주 주원...  
42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 - 감정코치 (2) [1] 757     2006-10-11
<감정 코치법 실천 전략> 1. 제대로 꾸중하기 ↔ 감정적 공격 하지 않기 2. 도움이 되는 칭찬하기 1) 본인이 받아 들이지 못하는 칭찬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을 받아 왔는데, 대부분이 받은 상이고, 결과물에 대해 본인은 만족하지 못하는데도, 상 받은거 잘...  
41 세아이들, 허상과 실상 [3] 847     2006-09-15
아래 민들레샘 리플보면서 또 연이어 글씁니다. 제가 좋은 이야기만 쓴것 같습니다. 글이라는 것이 참 매력이 있죠. 저는 특히 푸근한 글들을 좋아합니다. 그러면서 글이 갖는 단점. 보이지 않는 것을 다 아름답게 포장해주는 힘. 저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아...  
40 늘 반복되는 일상 가운데... [10] 775     2006-08-28
요즘은 늘 반복되는 일상의 일들에 조금은 지쳐있는거 같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밥하는 일도 잘 못하는 반찬거리 만드는 일도.. 식사후의 설거지도 응애응애 우는 둘째 하진이를 안아주고 얼러주는 일도 하영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놀아주는 일도 밀린 ...  
39 바로 지금을 누리는 삶 [1] 692     2006-08-22
아이들을 카우면서 미래를 위해 준비시키는 것과 현재를 누리는 것에 대해 늘 갈등합니다. 우리집 청소부인 2학년짜리 막내를 보면서 "아, 잘 컸구나."하며 감사하다가도 영어학원보내면서, 외국에 어학연수를 보내면서 유난을 떠는 사람들 보면 내가 너무 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