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정말 정신 없이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올해 고3 담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실업고라서, 인문 3학년 만큼의 입시 부담은 없지만,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에 무지 부담감이 있습니다.
대부분 갈 길 몰라 고민하고 있거든요. 취업? 진학?으로 말이죠..

올 한해를 시작하면서 저는 너무 감사한 일이 많습니다.
올해는 애들 이름을 수첩에 쫘악 붙여 놓고 기도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딱 시작 했는데, 시작 못하고 있었는데,

친한 여선생님 한분이 선호도(?)가 아주 낮은 남학생 반을 맡았어요..
그래서, 저는 어쩌나 ,,, 안되셨네...생각했는데,

왠걸요. 여러 말썽 부리는 아이들을 붙잡고 교무실에서 기도를 하시는 거에요(원래는 안 그러셨거든요) 그것도 통로 자리라서 다른 분이 다 보시거든요.
그리고는 종아리를 두어대 때리시는데, 남학생들이 그 선생님 앞에서는 반항하지 않고 순한 양이 되어 버리는 거에요.
그 기도한는 모습을 보니,, 저도 필(?)을 받아서 기도하기로 작정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아침에 상담 신청하면 축복기도의 특권을 주겠다 말했어요. 아침일찍, 조용한 교무실에서 상담하고, 기도해 주니,,아이들이 많이 좋아하고, 고3이라 미래에 대해 고민이 많은데, 그게 좋은가봐요.
상담중에 40일 새벽기도 하는 학생(대단해요. 선생님도 못하는데, 제자가 더 나은..)도 발견했구요. 피아노 반주하는 학생도 발견했구요..

그 기도하시는 선생님하고, 또 일을 하나 해 보기로 했어요.
계발 활동 시간에, 저는 "CCM  감상반" 그분은 "기독문화 연구반"이라는 반을 만들어, 두 반이 합쳐서, 음악실에서 모임을 가지기로 했어요.
음악실 사용도, 음악 선생님께 애교를 부려서 순조롭게 빌리게 되었고, 아이들도 의외로 신청을 많이 해서 40명 정도가 모였습니다.
사실은 각반별로 2명 정도만 받아서 성경공부를 할까 했는데, 아이들이 많아서, 불만이 생겼드랬습니다. 하지만,, 곧,, 주님이 붙여주셨는데,불평하면 안되겠다는 생각...
그래서, 성경공부보다, 찬양하고, 교제하고, 함께 말씀 한구절 보고,암송하고, 기도하는 방향으로...편한 시간을 만들어 줄려구요.

근데, 그분과 제가 이쪽으로 거의 경험이 없고,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서로, 조금불안해 하고 있죠. 이번주는 다른 행사로 계발 활동을 하지 못했고, 담주부터 시작할 예정입니다.
둘이서,, 잘 하도록..기도.. 꼭! 해주셔요..

두번째로 제가 필 받은것..
사랑하는 우리 서연쌤과 메신저 대화 중에, 쌤이 수업에 들어가는 반 아이들과 수업전 30초동안 기도하기로 합의를 봤다는 것이에요. 거기에 또, 불끈 필을 받아서.

이번 학활 시간에, 저희 반아이들에게 말했어요.
" 앞으로.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선생님과 기도했으면 좋겠어
너희들 진로땜시 고민하고, 두렵고, 힘든데, 방황하지 말고,
샘만 따라 오너라,  의지할 곳이 필요하지 않니? 샘이 기도해준다.
혹, 기도하기 싫은 사람은 눈 뜨고, 안해도 좋아..
그래도, 그러면 너희 손해 일껄..."

내심, 걱정 했는데,
뜻하지 않게,, 아이들  " 아 멘 "
아멘을 애들이 우예 알지?

알고 보니, 양혜진 쌤이 1학년 때 담임교사 였는데, 그때 기도도 많이 하고 찬양도 많이 했다네요. 그래서 애들이 거부감이 없고 좋아했어요.
양쌤이 씨를 뿌렸는 대가를 감사하게도 제가 받고 있습니다.

그 후에 애들과 책상을 앞으로 다 밀고, 동심원을 두 줄 만들고, 서로 마주 보고 손 잡고, 10초동안 눈 바라보며 칭찬해주기를하고,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서로 불러 줬어요.
애들,, 무척 서로 쑥스러워 하면서도, 즐거워 하는 모습에, ,,,
울컥,, 기쁨의 울컥이....

또, 저희반 인사를 바꿨어요.
저는 남산 여고를 나왔는데, 그곳은 안녕하세요 대신에
"수선화 안녕"이라고 해요. 교화가 수선화 거든요.

그래서,,저희 반도 안녕하세요 대신에.
"샬롬"으로 바꾸기로 했어요. 애들한테 설명해주니,,
말이 예뻐서 그런지,, 동의 했구요.

근데, 제가 애들 야단치고 나면,, 마침 인사로 샬롬을 못하겠더라구요.아~ 고것이 좀 안 좋은 점..
그래서,, 화낼 일 줄이고, 지혜롭게 잘 학급을 운영해 나가야 겠네요..

올 해..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아지고, 바빠지지만,
그래도  좋아요..열심히 신경 쓸 곳이 있다는 것 자체가 좋네요.
제가 계속 잘 해 날 수 있도록, 하나님이 동행 해 주시기를..

선생님들도.  "샬롬~"

* 전형일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5-03-1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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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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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최영숙

2005.03.21
13:16:18
(*.97.82.62)
저도 선생님 글을 읽고 불끈...필을..받아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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