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모처럼 연구수업을 했다.
경력이 이제 곧 10년을 바라보는데도
선생님들과 장학사가 뒤에 있으니 긴장이 되었더랬다.

한참 수업을 진행하다가 후반부에 시간계산을 잘못해서
정리를 제대로 못하고 끝낸 실수를 범했지만
그런대로 잘 끝난것 같다.

지난 겨울방학때 공부한 협동학습 기법을 약간 사용했는데
주입식 위주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 우리 학교 상황에서 제법 신선한 수업기법으로 인식된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수업을 마치고 아이들을 돌려보내고 정리를 하는데
각 테이블마다 놓아두었던 컬러펜들이 거의 다 없어졌다.
아이들이 그냥 자기 주머니에 넣어버린 것이다.

아..끓어오르는 분노!!!
사실 펜 몇개야 몇푼 안가는 것들이지만
다른 사람의 물건을 가져가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더 문제라고 생각된다.
사실, 아이들을 보면, 문구류뿐 아니라 참고서며 체육복같은 것도 자주 없어지고, 또 자기것이 없어진 아이들은 또 다른 아이의 것을 만지는 경우도 많다.

모든 아이들이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이것은 바로 잡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음 수업시간인 오늘, 호되게 나무라고 꾸중을 했다.
가져간 것을 내놓도록 다시 기회를 주었더니
교탁에 펜, 칼, 전선등이 쌓였다. 참내...

학교교육이 그저 문제 잘 풀고
높은 점수 맞도록 요령을 가르칠 것만 아니라
참사람, 진실한 사람을 가르쳐야 하는데..
그것도 내탓이리라.
조회 수 :
787
등록일 :
2004.06.11
16:53:14 (211.43.19.240)
엮인글 :
http://www.tcf.or.kr/xe/diary4/109538/a78/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09538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옵션 :
:
: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105 나이 [2] 전형일 2004-04-06 796
104 학부형으로 만나는 선생님 강영희 2004-03-29 748
103 학생이 교사를 때렸어요 [1] 최관하 2004-03-21 848
102 승리했어요 최관하 2004-03-15 1216
101 생활환경조사 - 누구에게나 아픔의 흔적은 있다. [2] file 손지원 2004-03-05 785
100 아동성폭행을... 최관하 2004-02-23 766
99 봉고차 간증 모두 최관하 2004-02-05 713
98 드디어 기도 응답-봉고차 [1] 최관하 2004-02-04 624
97 천주교학교의 지영이 최관하 2004-02-03 705
96 예배실이 창고로 [1] 최관하 2004-01-17 672
95 내가 매일 기쁘게(1/6) 최관하 2004-01-05 748
94 합력 파워 최관하 2004-01-02 614
93 2003-2004 file 최관하 2003-12-31 648
92 선생님 기분대로... [2] 김미성 2003-12-22 744
91 칠판에 가득한 한 해의 감사 이유 [1] 최관하 2003-12-18 877
90 부족한 교사 [2] 쏘림 2003-12-09 718
89 느껴보지 못한 사랑 최관하 2003-12-08 755
88 열매 최관하 2003-12-08 659
87 읽으면 도움되는 글 강영희 2003-12-04 679
86 우리 부모님은 왜 결혼을 했을까요? 손지원 2003-12-03 7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