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하기 전 15년 간,

나는 연수를 받은 적이 거의 없다.

고작 받은 연수는 동료의 잘못으로 명단이 보고되어,

받지 않으면 그가 시말서를 써야하는 딱한 사정 때문에 받은,

13년 만의 1정 연수 밖에 없다.


그래도 나는 아이들로부터 괜찮은 교사라는 소리를 들으며 살아왔다.

내가 하는 교수법에 대해 연수 많이 받은 교사들,

1정 연수 진작 받아온 동료 후배 선생들이 알고자 힘쓰며

그리고 나는 그들을 섬겨왔다.


연수를 많이 받지 않는다고 교육부는 염려한다.

그리고 새 가슴 선생들을 겁주기 위해 학점화시킨다고,

그것을 승진 인센티브와 연결시킨다고 말한다.


그래도 걱정하지 말라. 연수 많이 안받았다고

짤린 교사는 전 세계에 아무도 없다.

실력만 있으면 그가 연수를 받던 말던, 전봇대로 이쑤시던,

짜장면에 우유말아 먹던, 뭐라고 할 수 없다.


그깟 별 쓸데도 없는 이유 때문에 벌벌 떨며 연수받을 생각일랑

하지 말자. 물론, 아이들을 더 잘 가르치기 위해 필요한 연수라면

얼마든지 열심히 받아야지... 그러나 아이들에게도 필요하고,

또 나중에 경력 관리에도 도움되고 식의 양다리 생각은

그만 두어야한다.


세상에 가장 나쁜 생각이 "이왕이면"이라는 생각이다.

(갑자기 김현섭 선생님이 떠오르는 것은 왠일일까)

이왕이면 이쁘고 신앙 좋은 여자와 결혼하고,

이왕이면 신앙 좋고 돈 많고 안정적인 남자 만나고,

이왕이면 연수 많이 받고 승진하고...

이왕이면 예수 잘 믿으며 오래 살고...


둘 다 얻는 것 같지만, 다 잃는 것이다.

오직 하나의 기준만 가지고, 그 기준에 따라 움직인다고

생각하면 된다.

아이들을 사랑하다, 죽는 것이다. 정호승 시인의 시집 제목처럼,

사랑하다 죽어버리는 것이다.


이런 저런 미끼로 사람을 연수로 이끌고,

그래서 교사에게 생명같이 소중한, 자존심을 살짝 살짝 죽여가는,

그런 교원정책은, 내가 퇴직해서도, 견딜 수 없다.


6월 7일 6시, 이 문제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토론회를 하려고 한다. 좋은교사운동 세미나실이다.

tcf 샘들, 많은 분들의 참여 바란다.

이왕이면, 연수정책 토론회도 참여하고 좋은 분들 얼굴도 보고...

'이왕이면'이 좋은 유일한 예외이다.^^

조회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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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06.06.01
16:49:13 (*.133.3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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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희

2006.06.01
22:59:51
(*.29.25.139)
ㅎㅎㅎ 제목이 재미있네요.샘답지 않게(?) 간단하게 쓰셨네요.

김정태

2006.06.01
23:22:19
(*.167.200.64)
'이왕이면' 그렇게 깊은 뜻이 있네요. 마음에 새깁니다.

류주욱

2006.06.03
08:27:00
(*.248.152.58)
'사랑하다 죽어버리라' 제목에 이끌려 읽은 시집이지만... 아직도 그 의미의 다양성은 기독교사로서 깊은 의미를 여전히 발휘하고 있다. 시인의 뜻과는 조금 달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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