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반 한 아이 "선생님! 선생님은 선물 안 받으시지요?
저 그래서 선물 안사왔어요"
담임의 대답"그래 잘 했다"
그 말을 듣고 기뻐하며 줄서 있는 아이들 향해 큰소리로
"야,선생님이 선물 안 받으신데"

가정방문때 그 아이의 어머니는 자기와 비슷한 또래인 담임이 반갑다며
함께 마음을 나누며 지내고 싶다고 했다.
나도 그러자고 대답하는 사이에 그녀가 건네던 촌지봉투.
웃으면서도 단호하게 거절하는 내게
"마음을 나누자고 하시면서 이렇게 거절하시면 말이 틀리쟎아요"
같은 나이에 "마음"이라는 단어에 대해 이해의 버젼이 다른 그녀와 나.
아마 스승의 날을 앞두고도 그 집은 고민이 많았나보다.
아이가 저렇게 선물 가져오지 않은 것에 대해 숙제 안해온 것처럼 찜찜해하다가
담임의 대답을 듣고 기뻐하는 것을 보니...


우리반 또다른 이야기 어머니 이야기.
학교일에 적극적이면서 공부보다 더불어사는 것 좀 가르쳐달라고 부탁하던 어머니.
가정방문때 "아이들은 냉동실에 있는 아이스크림 주고 선생님은 저희집 정수기에서 냉수 한잔 드릴께요"
사전에 편지에 "냉수 한잔도 내놓지 마시고 담임교사와 편안한 대화를 나눠 주십시오"
라고 정한 담임의 규칙을 지켜주려는 그 의지.
그 어머니의 스승의 날 선물.
성경귀절 적힌 카드에 "선생님의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뻐요등등의 말을 쓴후에
착한 아이들에게 사랑하나 사탕하나 나눠 주세요"
하면서 사탕과 과자가 담긴 쇼핑백을 보내 주었다.

그 외에도 스승의 날 선물에 얽힌 이런 저런 얘기거리들이 많다.
오늘이 있어 좋은 것은 이렇게 집에 일찍와서 엄마노릇 한번 제대로 하고
밀린집안일을 할수 있다는 것일까?

어제 막내 어린이집에서 보낸 짧은 글
"개인적인 선물은 사양합니다. 교육계획서 *쪽을 참조해 주세요"
아무튼 서로 주고받는다는 것은 참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스승의 날이 따로 없든지 아니면 학년말에 있든지 하면 좋겠다는 것이 타당성이 있다는
생각도 해보구요.

스승의 날 기념식 30분을 위해 그 먼길을 갔다온후에,
뜨거운 운동장에 꽃들고 선물들고 서 있던 아이들이 생각나서
몇자 적었습니다.(저희 학교는 교실 입실을 하지 않고 간단히 기념식을 하고 마쳤답니다)
해마다 겪는 이 어색함이 언제까지일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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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15
15:12:27 (*.74.10.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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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연

2002.11.30
00:00:00
(*.219.21.90)


앞으로..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 봅니다. 스승의 날이 돼면 왠지 부끄러워지는 것 같습니다. ^^; -[05/16-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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