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의 봄은 워낙 추워(4월에 눈이 오기도 함)
실제로 계절은 여름과 겨울 밖에 없다는 말이 실감이 가는 요즘이다.

수요일..날씨가 저온으로 춥다못해 장맛비처럼 굵은 비와 매서운 바람, 천둥, 번개가 치던 오후.. 우산을 들고 길을 나섰다.
수요일은 4교시를 하는지라 가정방문을 할 아이를 먼저 보내고
오후 4시가 다되어 교무샘께 얘기하고 혼자 길을 나섰다.
**이를 불러 약도를 그려내고 녀석이 녀석인지라 몇번이고 위치를 확인하고 돌려보냈다.
머릿속에 약도를 떠올리며 집을 찾는데 아무리 찾아도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다. 집에 전화를 했더니 할머님이 받으시고는 나와 계시겠다고 하셨다. 금방찾을 수 있으려니 생각하며 다시 힘을 내서 찾아보는데
이골목 저골목을 돌고 돌고 오르고 내려도 설명하던 곳은 찾을 수가 없었다. 할머님께 다시 전화했으나 아무도 받지 않았다. 아직도 나가 계시는 모양이었다.
고생하시는 할머님 생각하며 사들고 있던 음료수의 무게가 천근만근이 되어가고 비바람에 옷이 젖어갈 때 헤매던 시간이 거의 한 시간이 되었음을 안 순간 갑자기 핑도는 눈물이란...
헤매고 돌아다닌 한 시간이 아깝고 기다리신 할머님 생각에 포기하지 않고 다시 힘을 내어 전화를 드렸더니 받으셨다.
다시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려 겨우 찾아간 그 곳.
이녀석의 약도를 절대로 믿어서는 안 되었었는데...후회가 막급이었다. 정말 전혀 다른 곳에서 헤매고 있었던 것이다.
산동네 마을 방 두칸 집에 들어서는데 난방이 전혀 되지 않아 전기요 켜시고 그 위에 한사코 들어오라는 할머님 말씀에 옷이 다 젖어 올라갈 수 없어 바닥에 앉았다.
앉자마자 시작되는 할머님의 많은 사연들...혼자 손자손녀 키우시느라 고생하심이 말씀하시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작년 담임 선생님에 대한 불신과 미움들을 쏟아놓으실 때에는
속이 좀 상하기도 하고 (그것이 오해임을 알기에) 안타깝기도 했다.
그렇게 의도하지는 않았으나 한 시간여의 방문끝에
할머니와 함께 이 가정을 위해, **이를 위해 기도한 후 집을 나섰다.
그새 어두워진 저녁무렵 집을 나서서 세워둔 차로 향하는데 손에 만져지는 것...."천국의 열쇠"였다.
신학기 학교를 옮기는 과정에서 우여곡절 끝에 보내진 열악한 환경의  학교. 장학사님께 내가 보낸 메일속에 어딜가나 아이들이 있어
천국이길 소망한다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새학교에 와 만나게 된 신규 선생님이 교회에서 내 생각이 나 하나 구입했다며 학기초 내게 건네준 열쇠고리. 내가 열고 들어가는 모든 곳이 천국이 되라며 건네준 열쇠고리가 바로 "천국의 열쇠"이다.
간절히 소망한다. **이를 포함한 말도 많고 사건 사고도 많고
열악한 가정환경들 때문에 어려움도 많은 우리6학년 하늘반이 올 한해 천국이 되길 바라며, 우리 학교가 천국이 되길 바라며, 우리 가정이, 내 자동차가, 내 교회가, 내가 밟는 모든 아이들 가정가정이
천국이 되길 정말로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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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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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희

2006.04.21
12:47:34
(*.29.25.109)
감동!!! 넘 수고 많았네요. 다른 분들도 이렇게 소감 올려주셨으면...

어남예

2006.04.28
20:48:27
(*.70.216.243)
^^ 그 천국의 열쇠 전 만지작 거렸지요! 화욜에 나눔 정말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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