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마음껏 누린 귀한 수련회였습니다.
마르다가 아닌 마리아의 심정으로 경청하고 하나가 되는 은혜를 허락하신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사실 TCF 30주년 되는 46회 수련회라서 많은 기대를 가지고 갔는데,
다른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아 조금은 놀랐습니다.
30년 동안의 옛 사진들을 영상으로 보면서 TCF의 발자취를 더듬는 그런 순서가 없어서 개인적으로 약간은 아쉬움이 있지만, 패널 토의를 통해 눈이 아닌 오감으로 TCF의 역사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재치 있는 진행 가운데,
김정태 전 대표간사의 “TCF는 갯벌이다”는 정의는
10년이 넘게 혼란스러웠던 TCFer로서의 정체성을 확인시켜 주는 한줄기 빛과 같은 말이었습니다.

처음으로 갯벌로 데리고 간 전형일 샘.
어린 아이처럼 조심스레 한발 한발 내디뎠는데, 어느새 얼굴과 손, 발에 진흙이 묻었습니다.
그래도 마냥 신이 났습니다.
그러다가 박은철 샘의 말빨에 속아 완전 갯벌 속에서 살았습니다.
갯벌과 제가 구분이 안 되는 삶을 살았습니다.
몸은 힘들었는데, 얼마나 행복하고 재미가 있었는지 모릅니다.
나오려고 하다가 김정태 샘에게 발목이 붙잡혀 다시 들어갔습니다.
너무 오래 있었는지 체력이 바닥이 나기 시작했고,
갯벌 밖에 있는 가족들은 어서 나오라고 손짓을 했습니다.
평생 갯벌 속에서 뒹굴며 지낼 줄 알았지만, 이젠 몸을 씻고 나옵니다.
내가 좋아서 했는데, 수고했다며 너무나 귀한 감사패까지 주셨습니다.
이런 거룩한 의식을 치르게 되어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이런 글을 올리니까 마치 제가 멀리 떠나는 것처럼 느껴지는군요.
그런 건 절대 아니고, 전 여전히 갯벌과 함께 살아갈 것입니다.
갯벌이 살아있는 한, 저는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아직도 갯벌에서 많은 샘들이 수고를 합니다.
여전히 옷이 더러워지고 지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선생님들을 응원하겠습니다. 기도하겠습니다.
시원한 물과 수건 등을 준비하고 옆에서 대기하겠습니다.
그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곳이면 언제든 달려가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TCFer이니까요.” ^^

TCF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축복합니다.
조회 수 :
666
등록일 :
2010.01.29
13:53:01 (*.67.27.250)
엮인글 :
http://www.tcf.or.kr/xe/freeboard/109133/ef6/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09133

한연욱

2010.01.29
14:44:49
(*.43.82.134)
수련회기간동안 함께 축구도하고 재미있었습니다. 도움을 요청하면 달려오신다는 말씀을 들으니 더더욱 든든해집니다. ^^

전형일

2010.01.29
17:48:39
(*.246.134.221)
왜 이렇게 감동적인 글을! 눈물나게시리.
고마워요.

김정태

2010.01.29
17:50:54
(*.190.116.222)
진짜... 눈물 난다... 형순 언니! 시인인 것 같아...^^
나도 다음 수련회부턴 마리아가 되어야지..^^

안준길

2010.01.29
18:06:27
(*.116.174.66)
마르다들의 우두머리 인사드립니다. "개펄"사건은 그저 한 순간에 나온 말이 아니라, 김정태간사님이 공동체에 대해 가진 깊은 이해를 시적으로 표현한 화룡점정이라 생각합니다. 형순언니 말씀처럼 개펄에서 조개도 건지고 게도 발굴하면서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

박만석

2010.01.29
18:29:01
(*.179.193.6)
감동적이네요...멋진 분들과 함께 tcfer라는 것이 감사하구..하나님의 꿈이 이곳에 있어 감사하구....감격적이네요...

조현정

2010.01.29
19:49:12
(*.156.92.3)
이잉~ 정말 가슴에 뜨겁게 다가오는 글이네요 *^^*
그리고, 나는 형순언니라고 못부르겠네~ '추노'에서 보면 동성의 손윗사람을 가리킨다는데...ㅎㅎ 전주의 쓰리봉-전형일, 이형순, 손준철-영원하라~ \^^\

이신혜

2010.01.30
09:31:23
(*.13.90.172)
와, 정말 한구절 한구절 -
tcfer 공식 시인.. 감동적입니다.ㅠ

김소림

2010.01.30
11:29:14
(*.182.93.25)
저도 정말 온몸에 진흙이 묻은지도 모르고 놀았던거 같습니다~^^ 정말 표현 한구절 한구절이 마음에 와 닿네요~ 그런데 댓글을 읽으며 갑자기 "울면 짜르겠습니다"가 생각나는건 왜일까요? ㅋㅋㅋ tcfer남자 샘들은 모두 울보래요~ ㅋㅋ

어남예

2010.01.30
21:27:24
(*.44.8.83)
아~ 언니로 통하는구나...ㅋ 저도 오랜만에 선생님이랑 함께 해서 행복했어요^^

이형순

2010.01.31
09:39:43
(*.67.27.250)
아무런 재주도 없는데, 시인이란 영광스런 호칭까지...
저는 그냥 '언니'로 만족하며 살랍니다. ㅋㅋㅋ
패널 토의 후 더욱 확실해진 나의 성(性) 정체성.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비추천 수 날짜sort
1018 새학교로 발령을 받으며... 405     2003-02-16
1.떠나온 곳 오늘부로 상봉중학교로 발령을 받아 봉화중학교를 떠났습니다. 서울 간김에 볼일을 다보고 늦은 시간 춘천오는 차안에서 봉화선생님들이 주신 선물과 편지들을 읽다보니 감동의 눈물이 주루룩. 그 글들을 통해 제가 왜 그동안 봉화에 있었는지를 ...  
1017 신규교사연수장,초당두부,바다! [2] 522     2003-02-15
제목이 다 얘기해주지요? 아래 대구처럼, 그보다 며칠전 11일 화요일에 정선의 두 처녀선생님이 강릉에 갔답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춘천에서 저와 안상욱,김미성 부부선생님이 함께 했구요. 저희도 저널이 그렇게 인기가 있는줄 미처 몰랐습니다. 신규선생...  
1016 다스리시는 하나님 [6] 437     2003-02-15
어제 모임에서 기도한 대로.. 팔공산 대구교육연수원을 찾았습니다. 신입생 학력평가 중에 바쁘셨지만 신재식, 김덕기 선생님이 함께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연락이 닿은 몇 선생님만 잠깐 만나서 우리 모임을 소개하는 수준에서 만족하려다가 강영희간사님이 ...  
1015 사랑의 원천..? [2] 347     2003-02-14
어제.. 방학 직전에 새로 계정했던 아이디가 떠오르지 않아 고심을 했었습니다..--; 아이디의 유일한.. 힌트가 '사랑의 원천'이었는데.. GODLOVE.. childlove.. 언니&동생.. 가족.. schoollove edulove.. etc ..떠오르는 수십 개의 영단어들을 쳐 보았는 데.. ...  
1014 김치전을 먹으며 [7] 647     2003-02-12
"좋아하는 음식이 뭐에요?" 이런 질문을 받을 때 보통 사람들은.. "그냥.. 아무거나 다 잘먹어요.." 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저한테 이런 질문을 하신다면.. "떡볶이 속의 오뎅, 김밥, 김치전, 그리고 우유및 유제품 ^^*" (저희 어머니께서 이 사실을 아시고 曰:...  
1013 졸업유감 2 [4] 497     2003-02-12
[졸업유감2] - 인생역전 로또? 식이 끝나기 바쁘게 아이들보다 먼저 교실(본관 4층 복도 끝, 멀~다!)로 황급히 달려간 이유는 노트북 연결을 위함이었습니다. 한참 뒤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교실로 들어오시기 시작하고... 졸업장을 제외하고 학교문집류는 임원...  
1012 졸업有感 1 [1] 376     2003-02-12
[졸업유감] 1. '2002 인성교육을 중심으로 한 학급운영' 과 '졸업식'의 상관 관계? 오늘부로 2002학년도 비담임입니다. 어제 아이들을 모두 떠나 보냈답니다. 그저께 아이들에게 '졸업축하 인사'와 함께 '졸업식 일정'을 안내해 주었습니다. (모두 알고 있겠지...  
1011 전형일 선생님! [4] 349     2003-02-11
전형일 선생님, 가끔씩 올라오는 이상한 글들 어떻게 지우는 건가요?  
1010 청첩장이 말썽을!! [4] 365     2003-02-11
죄송합니다. 이렇게 부끄러울수가. 청첩장을 바로 올리고 싶었는데.... 요량이 좀 큰 관계로 청첩장이 첨부가 되지 않네요. 그래서 보여드릴 수 있는 방법이 이것 밖에 없는것 같네요. 아래 주소를 알려드릴게요. 주소줄에 복사하시면 이쁜 청첩장이 뜬답니다....  
1009 감사함으로 결혼을 ... [5] 367     2003-02-10
tcf안에서 많은 배움을 얻었습니다. 하나님 안에 기독교사로 살아가야할 방향을 보았고 그 꿈을 안고 살아가길 소망합니다. tcf를 통하여 제게 부어주셨던 하나님의 사랑을 영원히 마음에 새기며 앞으로도 걸어갈것입니다. 대구지역의 이성옥입니다. 2002년 겨...  
1008 평안하신지요? [3] 401     2003-02-10
샬롬! 선생님들 모두 평안하신지요? 저희학교는 오늘 개학을 했습니다! 저는 어제부터 개학을 앞두고...초조, 긴장, 불안...뭐 그런 마음들이 복잡하게 오갔는데...그래서 급기야는 잘 못나가던 새벽기도회까지 참석하면서...(학교일 아닌 집안 일들로는 분주...  
1007 오랫만에 인사드려요 [4] 431     2003-02-10
수련회 열기로 가득한 게시판을 아쉬움과 부러움으로 바라봤습니다. 참 .. 좋으셨겠어요... 부러움... 시기.. 질투.. ^^* 저는 12월 1월 그리고 2월.. 장장 3개월에 걸친.. 1급 정교사가 되는 아주 중요한 연수를 받았는데 기억나는 건.. 계속 퍼질러 잤다는 ...  
1006 포기할수 없는 이유 [7] 436     2003-02-09
*어머님과의 대화 며느리," 어머니,저 TCF간사 올해만하고 이제 그만할 거예요" (어디까지나 방학내내 밖으로 돌아다닌 것에 대한 죄송스러움으로 인한 선심성 발언임) 시어머님," (네 속을 내가 다안다는 표정으로 웃으시면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의 확산을 ...  
1005 요즘 화나는 것은... [1] 389     2003-02-09
지금, 화나는 일들을 겪은 이후 실감나게 "분노"를 주제로 대학원 term paper를 쓰는 중입니다. 요즘 화나게 만드는 것은 "아이들이 아니라 티처들이다"라고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한 예를 들면,졸업식날, 그 전날 신규교사인 부담임에게 자기반을 부탁해놓고 ...  
1004 기도해주세요. [3] 320     2003-02-05
저는 이번 겨울 수련회를 통해 TCF을 알게 된 교사입니다. 지역은 충남 청양이구요. 아직 용기는 나지 않지만 TCF처럼 교사로서 기독교인의 빛을 발할 수 있는 귀한 단체가 저희 지역에서도 세워지길 기도합니다. '눈물로 씨를 뿌릴 때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라...  
1003 부산에서 희소식 [3] 438     2003-02-05
이름: 김태영 (ticket7@korea.com) 2003/1/25(토) 22:34 (MSIE6.0,WindowsNT5.1) 210.218.158.164 1024x768 2월 6일 ~7일 PBS 학교 (꼭 필독!!) 이 재천 간사님을 모시고 PBS 학교를 2월 6일~7일 이틀간 가지려고 합니다. 장소는 해동교회로 확정하였습니다. ...  
1002 수련회의 강해와 특강 mp3에 대하여 [1] 327     2003-02-05
사진과 마찬가지로 용량관계로 어려웁을 겪고 있습니다. 좋은 방법이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mp3작업은 이번주에 끝내고 올릴 예정입니다. 2003년도 하나님의 계획이 우리의 삶을 채우시는 한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1001 수련회 사진보는 방법 [6] 349     2003-02-05
1. http://photos.chosun.com/ 접속 (회원가입은 안해도 됩니다. 왼쪽 메뉴의 HOME 을 클릭하십시오) 2. 오른쪽 편의 공개앨범을 클릭한다. 3. 공개앨범이라는 옆의 '전체에서'를 '개인,가족,친구'로 바꾼다. 3. 회원명의 오른쪽에 '류주욱'을 입력하여 검색한...  
1000 기대와 설레임으로... [1] 390     2003-02-04
= 믿음에 큰 변화가 없는 긴 시간동안 "나"를 찾기위해, 하나님을 만나기위해 나름대로 갈망했지만 뜨겁게 나를 변화시키는 일은 없고 매일 제자리 걸음에 자책하고 있을 즈음 나의 눈을 머물게하고 마음을 움직인 "tcf 수련회"안내문! 올 겨울은 뭔가 달라질 ...  
999 선생님들 부럽네요! [5] 383     2003-02-02
안녕하세요! 저 제주도에 아니 강원도 화천에 현승호 입니다. 이번 겨울 TCF 수련회에는 같이 참석하지 못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수련회 기간이 바로 저희 혹한기 훈련 기간과 겹쳐서.....! 혹한기 하면 알만한 분들은 아실텐데, 무사히 훈련을 마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