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좋은교사에 실린 글입니다만, 필요하신 분들위해 사이트에 다시 올립니다.

<깨미동이 들려주는 희한한 훈화>

                  첼리스트 장한나를 아시나요?
                                                                               김성천

여러분 혹시 첼리스트 장한나에 대해서 아시나요? 어렸을 때부터 음악신동, 천재라는 소리를 들었고 세계적인 각종 콩쿨대회를 휩쓸었죠. 장한나양은 명함만 내밀면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명문 음대를 가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장한나양은 어느 날 하버드대학 철학과에 입학을 했습니다. 의외였죠. 그래서 기자들은 그녀에게 왜 하필 철학과를 갔느냐는 질문을 많이 물었습니다. 그에 대한 답변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음악도 따지고보면 철학하는 것이니까요. 사고하지 않고 기계적으로만 연주한다면 본연의 의미는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한테는 음악이 첫번째로 중요해요. 음악이 제 인생이니까요. 그러나 음악공부 만으로 일류 연주자가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책읽기도 좋아해요. 막 톨스토이 ‘예술론’을 끝냈고, 지금 버지니아 울프의 ‘제이콥의 방’을 읽고 있어요. 프로코피예프나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을 연주할 때면 두 작곡가의 나라인 러시아의 레닌·스탈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책이라든지, 솔제니친의 책을 읽기도 해요. 지휘자 로린 마젤도 예술가로서 내면적 성숙을 위해 인문학을 공부하라고 조언하기도 했고요. 프랑스 인상파음악을 공부할 때는 모네의 그림과 옛 건축물 앞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해요. 오래된 교회의 첨탑 그림만 봐도 색과 선이 느껴지잖아요.”

저는 이런 정신이 우리들에게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가끔씩 “제가 배우고 싶은 것은 요리사인데, 왜 영어와 수학을 해야하죠?” “저는 예체능이니깐 이런 공부 안해도 되죠?”, “저 수학능력시험에서 이 과목 선택 안했거든요” “제 꿈은 프로게이머입니다. 게임만 할래요” “저는 축구선수가 되고 싶어요. 축구만 할래요” 라고 말하는 학생들을 종종 봅니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만화를 한번 생각해봅시다. 예컨대, ‘미스터 초밥왕’ ‘먼나라 이웃나라’ 같은 만화들은 단순히 그림을 잘 그렸고 스토리가 재미있어서 각광받은 것은 아닙니다. 그 안에서는 해박하고 전문적인 컨텐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히딩크 감독도 단순히 축구만 잘해서 세계적인 감독이 된 것은 아닙니다. 사람과 조직을 정확히 볼 수 있는 안목과 관점, 그리고 축구에 대한 철학을 가진 것이지요. 우리가 알고 있는 서태지도 많은 재능과 능력을 가졌지만 “창조하는 것이 고통스럽다”며 한때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었지요. 잘 나가던 개그맨들이 어느 순간 아이디어가 고갈되어 더 이상 대중앞에 나서지 못하는 것을 종종보게 됩니다.  

여러분은 조금 더 길게 멀리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요리와 축구와 영화를 좋아한다고 해서 그 분야의 탁월한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요리를 하나 하더라도 자신의 세계관과 철학이 녹아져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주변 사람들을 감동시키게 하는 힘입니다. 특정한 기능과 기술을 익히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과 대한 이해와 통찰력은 물론 직업 철학과 가치관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보편적인 교양이 필요합니다. 요즈음 잘나가는 개그맨들도 폭넓은 독서와 다양한 체험속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합니다. 단순히 ‘끼’만으로는 롱런하지 못한다는 것이죠. 보편적인 교양과 자기 철학과 신념이 쌓여진 토대위에 자기 전문성을 더할 때 창조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답니다. 여러분이 오늘 배우고 있는 공부는 단순히 시험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교양을 쌓는 작업이라고 생각하십시요. 학습과 독서와 체험은 결국 여러분들을 성숙시킬 것입니다. 여러분이 먼저 인간적으로 성숙될 때 나중에 하고자 하는 일들에 엄청난 성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 가운데 장한나 양같은 사람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조회 수 :
655
등록일 :
2006.08.27
16:11:01 (*.173.132.222)
엮인글 :
http://www.tcf.or.kr/xe/freeboard/105890/ad7/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05890

현승호

2006.08.28
11:30:57
(*.248.119.66)
김성천 선생님! 모든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었는데 이렇게 좋은 예화와 설득력있는 표현으로 풀어내시단니 정말 대단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사용하겠습니다.

최영철

2006.08.28
11:44:04
(*.246.198.131)
아이들에게 공부에 대한 이해를 시키는데 적절한 훈화 내용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정태

2006.08.28
13:46:15
(*.242.29.147)
정말 그러네요. 제가 평소에 갖고 있던 생각인데...^^*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강영희

2006.08.28
19:17:55
(*.58.6.46)
저는 아이들 보다도 저를 돌아보게 됩니다. 오늘 저널에서 정병오샘 책읽는 얘기와 함께...

김선영

2006.09.08
08:41:25
(*.43.107.195)
우리 학교는 매 주 월요일 훈화를 전 선생님이 돌아가면서 합니다. 돌아오는 월요일, 드디어 제 순서인데, 이 훈화를 활용하려고 합니다. 괜찮지요?*^^* 감사히 잘 사용할게요. -대구 동도초 김선영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비추천 수 날짜sort
1018 [서평이벤트] 제임스 패커의 기도 [6] file 535     2008-03-16
 
1017 사랑과 섬김의 학부모총회, 우리가 만들어 가요. *^^* [1] file 444     2008-03-16
 
1016 3월을 잘 마무리하고 4월을 힘차게 시작하는 비법~~~*^^* [2] file 494     2008-03-21
 
1015 통일교 정당이 어디서... 659     2008-03-23
드라마 대왕세종을 보려고 KBS뉴스를 보고 났더니 이거 원... 영화배우 태현실씨가 평화통일가정당 정책연설하는 게 방송에 나오는군요. 그런데, 이 평화통일가정당이 문선명 집단 당이던데... 오늘 교회 가니까 교회 게시판에 나왔더군요. 저희 학교 앞의 전...  
1014 가정방문 캠페인이 시작되었어요 [2] 428     2008-03-25
좋은교사운동이 8년째 지속해온 캠페인이 어느덧 선생님들의 학급운영의 일상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 3월 중순부터 가정방문을 이미 시작하신 소식들이 들려오고요. - 이미 가정 방문을 마치고 개별상담을 시작하셨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사...  
1013 각 지역 대표님들께- 중보기도 제목 부탁드립니다 947     2008-04-07
안녕하세요? TCF 중보기도팀장입니다. 2008년 TCF 중보기도 책자를 만들려고합니다. 지역 대표님들께 부탁드릴 것이 있어서 글을 씁니다. 지역별 기도제목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정리해서 업로드해주시면 중보기도 책자에 싣고 함께 하나님앞에 기도하려고 ...  
1012 중보기도 제목-지역대표님이 모르고 계시면 이 글 보신 분이 꼭 전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481     2008-04-07
>안녕하세요? >TCF 중보기도팀장입니다. > >2008년 TCF 중보기도 책자를 만들려고합니다. >지역 대표님들께 부탁드릴 것이 있어서 글을 씁니다. > >지역별 기도제목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정리해서 업로드해주시면 중보기도 책자에 싣고 함께 하나님앞에 ...  
1011 (선산하우스1) 모형비행기 휘날리며~ [4] 613     2008-04-12
어제 퇴근하는 길에 좋은 아빠 노릇해보려고 그동안 학교에서 '과학의 달'행사로 갈고 닦은 솜씨를 기억하며 모형비행기를 준비했습니다. 아침부터 아이들과 함께 모형비행기를 조립하느라 낑낑대다 거의 점심 때가 되어서야 완성! 집근처 학교 운동장에서 신...  
1010 청주에도 TCF모임이... [10] 735     2008-04-12
울산 TCF 서재헌 선생님이 청주의 한 대안학교로 가시면서 청주에서 기독교사모임을 세우기 원하는 몇 분의 선생님들을 연결해 주셨습니다. 드디어 모레, 4월 14일 월요일 밤 9시 30분에 이분들을 만나러 갑니 다. 제가 그동안 여러 지역모임에 참석해 보았지...  
1009 벌써 8월을 꿈꾸며 471     2008-04-14
마침 오늘이 기독교사대회 1차등록 마감 1일 전이네요. 제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가장 은혜가 많았던 대회를 꼽으라면 원주 연세대에서 있었던 2002년 기독교사대회입니다. 98년 만큼 대회 첫날 가는 길에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던 그해 대회에 하나님께...  
1008 돈도 주시고 모임도 주시고 [3] 431     2008-04-14
'2008 기도책자'를 발행하기 위해 기도제목을 모으고 있습니다. 어제는 2006, 2007년에 찍었던 기도책자를 찬찬히 읽어보았습니다. 특별히 제 눈에 들어 오던 몇 가지 기도제목, '2006년, 중앙회 재정을 이천만원을 허락하소서!' '2007년, 대전과 충청지역에 ...  
1007 (기독교사대회)특별한 이벤트에 참여하세요~! 426     2008-04-15
이번 대회의 주 컨셉이 '상상'입니다. 그래서 준비한 특별한 문화행사가 교육상상 박람회인데요. 아래의 내용을 자세히 읽어 보시고 참여신청은 기독교사대회 홈피의 교육상상박람회 신청게시판를 이용해주세요. 자세한 문의 사항은 아래에 담당자분께 연락해 ...  
1006 "교육을 고민하는 자들의 모임"을 소개합니다. [3] 406     2008-04-15
오늘 송인수 선생님이 보낸 편지를 받고 잠시 가슴이 뜨거웠었습니다. 언제나 한 발 앞서, 남들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주제만 골라서 덤비(?)던 그의 야수성이 엿보이고, 늘 그 분앞에 시대의 아픔을 끌어안는 선지자 같은 모습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 T...  
1005 학교 자율화 계획에 대한 좋은교사운동 성명서 [1] 402     2008-04-16
학교 자율화 계획에 대한 좋은교사운동의 성명서 학교 정상화에 역행하는 ‘학교 자율화 계획’은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 학교 현장에 필요한 보편적 룰마저 없애는 것은 역사적으로 형성된 국민적 합의를 부정하는 것 ▲ 교육청의 권한 강화는 관료적 통제를 강...  
1004 저도 다른 길을 갑니다. [10] 683     2008-04-17
서상복샘, 김주희샘에 이어 저도 드뎌... 조용히 사라지고 있는 저를 의아해하며 섭섭해하시는 분들 생각하며 소식전합니다. 작년 복직후 5월쯤 퇴직을 결심한 이후 우여곡절끝에 이번주 월요일 사직서를 냈습니다. 2006년 휴직했다가 작년 복직하면서 학교는 ...  
1003 19일(토)오후4시 좋은교사운동 학교사역 특강 file 605     2008-04-17
 
1002 가정방문의 장점 [3] 632     2008-04-19
저는 어제 단 하루만에 가정방문을 마쳤습니다. 저희반 19가정 중에서 딱 4가정만 가정방문을 희망하시더군요... 올해는 특히나 가정방문에 부담을 많이 느끼시는지 저와의 만남을 회피하시는 학부모님들.... 하지만 비록 4가정이지만 나름대로 의미있는 시간...  
1001 제임스패커의 기도 서평 올립니다. [3] file 340     2008-04-22
 
1000 35개 지역모임에서 29개로 513     2008-04-22
어제까지 파악한 것으로 현재 모임이 이뤄지고 있는 지역의 현황 수입니다. 1~2년 사이에 지역모임이 조금씩 줄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요? 순천, 거창, 가평, 남양주, 태백 그리고 이번에 새로 추가된 양구까지... (거창은 조만간 모임...  
999 주님과 함께 하는 이 고요한 자유게시판... [6] 1063     2008-04-23
TCF 홈피의 자유게시판에 대한 재정의, "자유게시판: 간사나 특정인들이 주로 글을 올리고 가끔씩 다른 단체에서 홍보성 게시물을 올리는 곳" 이상하게도 자유게시판이 점점 이런 정의를 갖게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는데 말이죠. 현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