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희 옆반에서

덩치가 큰 한 남자아이가

수줍은 많은 작은 친구아이를

주먹으로 구타한 사건이 일어났더랬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학생주임 선생님에게 붙들려온

덩치 큰 아이는

기분나쁘다는 표정으로 서 있었고,



그 아이에게 맞은 작은 아이는

오른쪽 턱 쪽이 표가 날만큼 부어 있었습니다.



친구를 때린 이유를 묻자

" 자신의 기분이 좋지 않았었고,

  평소처럼 장난을 쳤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



이후엔 안 사실이지만,

이 덩치 큰 아이는 이전에도

종종 이 작은 아이를 감정풀이 식으로 때렸었다는 것입니다.



양쪽 부모님께 전화를 드려 학교로 오시게 하고

교무실 한쪽 벽에

덩치 큰 아이를 서 있게 하였는데,

이 아이는 반성은 커녕 기분나쁘다는 식의 표현을 하는 것입니다.



순간, 달려가 "뭐, 이딴자식이 다 있어...니가 인간이야! " 하면서

뺨이라도 한대 치고 싶은 마음이 내 안에 울컥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그렇게 한 숨을 쉬고 있는데...



때린 아이의 어머니가 교무실로 들어 오셨더랬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께서 하신다는 말씀이



"제가 알기로는 평소 우리 아이가 오늘 맞은 그 아이를

다른 아이들로 부터 보호해주고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왕따 당하고 할 때 보호해주고 하다가

계속 답답한 행동을 하면 참다 참다 못해

그러지 말라고 한 번씩 때리기도 했다는데요" 라는 겁니다.



그 얘기를 듣고 있자니... 더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리고 조금 후에,

맞은 아이의 아버지께서 교무실로 들어오셨습니다.



자초지종 이야기를 들으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너무 차분하셔서

모르는 사람이 보면,

때린 사람과 맞은 사람이 누구인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이야기를 다 들으신 아버지는,

때린 아이의 어머니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셨습니다.



그리고 교무실 밖을 나서면서,

삐딱하게 서 있던... (당신 아들을 때린)... 덩치 큰 아이를

아무말 없이

가슴 안으로

꼭 안으시는 것이었습니다.

... ... ...

... ... ...

... ... ...



덩치 큰 아이가 무슨 잘못을 하였고,

마땅히 받아야 할 처벌 규정은 무엇인지...

프린트 된 종이를 쥐고 있던,

제 손에 힘이 쭉~ 빠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때린 어머니와 함께 상담실에 들어가셔서

꽤 오랜 얘기를 나누시고,

다시 교무실로 들어오셨습니다.

.

.

.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하시는 아버지 뒤로...

저는 보았습니다.



어머니의 눈물과...

조금 전과 다른 덩치 큰 아이의 표정을 ...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녹여가는

"사랑"을 말입니다. ...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

담임선생님이 저에게 한 마디 하셨습니다.



" 저분 그리스도인이세요"

.

.

.



오늘은

잠을 이룰 수 없을 것만 같습니다.



조회 수 :
453
등록일 :
2005.10.22
01:56:40 (*.150.48.56)
엮인글 :
http://www.tcf.or.kr/xe/freeboard/104974/dfb/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04974

이형순

2005.10.22
09:53:01
(*.54.27.170)
제 자신이 한 없이 초라해지는군요~

손지원

2005.10.23
09:57:07
(*.205.208.5)
가슴이 뭉클해지네요.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손혜진

2005.10.25
13:21:04
(*.114.192.21)
멋진 아버지십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비추천 수 날짜sort
1178 3월 8일 깨미동 공개강좌 "게임중독, 완전정복" 514     2007-03-06
깨미동 첫모임은 "인터넷 중독, 완전정복" 저자 심경섭 선생님의 특강을 듣습니다. 문제점과 실태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이 들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수정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우리는 잘 모릅니다. 확실히 한번 배워봅시다. 공개강좌니깐 부담없이 ...  
1177 손이 근질근질하지 않습니까? [4] 345     2007-03-07
올해 좋은교사운동에서 학부모에게 편지보내기 운동을 하고 있는데, TCF 내 많은 선생님들도 함께 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편지를 보내고 나면 학부모님들로부터 답장이 많이 오고, 이를 통해 얻는 감동을 많이 얻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매해 학부...  
1176 통합논술, QT로 잡아라(국민일보 게재글) [2] 624     2007-03-07
깨미동이 한겨레, 서울신문에 이어 국민일보(매주 토)에서 연재를 하게 되었습니다. 김태현 샘의 첫번째 글입니다. 이 글이 나가고 김태현 샘 핸드폰에 불이 났다고 합니다. 각지에서 반응이 너무 좋았다고 합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마음 열기 통합논술 열...  
1175 이용세목사님과 함께하는 PBS세미나 안내입니다. [6] file 731     2007-03-09
 
1174 교실초 첫번째 공개강좌-기독교세계관 안내드립니다~ [4] 1050     2007-03-11
안녕하세요. TCF 선생님^^ 문안드립니다. 저는 기윤실교사모임의 문경민이라고 합니다. IVF에서 대학생활을 한 저로서는 TCF라는 글자가 낯설지않습니다. 어쩌다가 기윤실교사모임에 들어가게는 됐습니다만, IVF에 대한 향수를 여기서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  
1173 전형일 선생님^^회지 잘 받았습니다. [4] 367     2007-03-13
겨울 수련회 때 몽골mk교사로 인사했던 김한별입니다. 회지 받은지 시간이 좀 지났는데...이제서야 인사드려요. 몽골에서 돌아온 지 이제 한달 반이 지났네요. 올 한 해를 "자율적 학습의 해"로 정하고 비장한 각오를 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었습니다. 쉽지 않을...  
1172 제2기 유솔가이드 기독교 멀티미디어 아카데미 454     2007-03-14
www.usol.co.kr 문의: 02)807-9715,6 010-6239-7403 (담당자 심정민)  
1171 Q.T 논술 어때요? ^^ [4] 480     2007-03-14
어제 첨으로 논술지도사 과정 수업을 들으며 논술은 문제해결과정의 글쓰기라는 것을 새삼 인식했습니다. 그런데 그러러니하고 수업을 듣다가 놀라운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논술문제해결과정..... 문제 상황 분석, 문제 의식 갖기, 문제 접근 방법 모색,...  
1170 <깨미동 공개강좌> 학교폭력, 이렇게 막아봐요 427     2007-03-27
4월 5일(목), 깨미동이 학교폭력예방에 관한 공개강좌를 개최합니다. 이런 공개강좌를 열면 보통 학교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이 많이 오시는 경향이 있는데, 교사들도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학교폭력은 교사에게 커다란 짐이 아닐 수 없습니...  
1169 저는 지금 가정방문중입니다. [3] 446     2007-03-28
이제야 고백합니다. 저는 가정방문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고 싶지 않았다기 보다는 지난 연말에 받은 건강검진결과로 인해 자신이 없었습니다. 좋은교사운동 실천 어쩌구 하는 이름을 단 제가 담임이면서 가정방문을 안한다고 상상하니 참 마음이 편치 않...  
1168 전공에 대한 기독교적 관점을 갖기 원하는 분은 보세요 file 328     2007-03-30
 
1167 [re] 저는 지금 가정방문중입니다. [2] 432     2007-03-30
여러가지 여건이 가정방문을 하기 힘들텐데, 선생님의 용기와 결단이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세우는 일 뿐만 아니라 이 일을 주저하고 있는 많은 선생님들에게 큰 도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여려가지 이유로 미뤄지고 있는데, 빨리 시작해야겠습니다.^^*  
1166 황사가 장난이 아니네요..^^ [4] 383     2007-04-01
다들 교회 잘 다녀오셨나요? 아침에 교회에 갔다가 오후 늦게 집으로 오는데, 온통 하늘이 누렇게 덮혀 있어서 안개등을 켜지 않고는 앞이 잘 안 보이더라구요. 제가 사는 구미에서는 어디에서도 금오산을 볼 수 있는데, 오늘은 시야가 1km도 안 되어 안 보이...  
1165 교실초 두번째 공개 강좌-인권 344     2007-04-05
안녕하세요. TCF선생님들~ 기윤실교사모임-교실초의 문경민입니다. 저번에 이어 공개강좌 소개해드리려고 들렀습니다^^ --------------- 지난 번 세계관 강좌에 스무명의 선생님들이 참여해주셨습니다. 여세를 몰아 두번째 공개강좌를 엽니다^^ 교육실천을 위...  
1164 교권이 무엇인가요? [3] 385     2007-04-07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는 '교권추락'.... 남의 일인줄 알았는데 우리 학교에서 이런 일이 2건이나 연달아 터지고 나니 머리속이 복잡하고 마음도 무거워 학교로 오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은 하루하루 입니다. 벌써 올해들어 2번째 2명의 선생님이 학부모님에...  
1163 와~샘 근육~ [8] 513     2007-04-09
오늘 6교시에 체육시간이었습니다.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5학년 복도를 지나갔습니다. 아래는 추리닝, 윗 옷은 그냥 긴팔 라운드형 T인데 조금 상체에 붙는 옷입니다. 복도에 있던 5학년 남학생 2명이 인사를 합니다. 웃으면서 그 아이들의 인사를 받아주고 지...  
1162 나의 부활절 이야기 [4] file 416     2007-04-11
 
1161 학생들이 아침부터 PC방에 들러 게임하라는 말입니까? [4] 638     2007-04-12
학생들이 아침부터 PC방에 들러 게임하라는 말입니까?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16조에 의하면 현행 PC방 출입시간인 아침 9시부터 저녁 10시의 이용시간을 아침 7시부터 저녁 10시까지 허용해주고 있다. 학생들의 PC방 이용 목적은 게임...  
1160 교육감상을 받았습니다. [7] 557     2007-04-12
교직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상을 받았습니다. 교육감상! 제가 뭘 잘 해서가 아니라 아무런 공로없이... 저는 올해 서귀포 토평초등학교에 체육전담을 맡게 되었습니다. 체육을 잘해서가 아니라 그냥 남자가 없어서리.... 그런데 저희 학교의 교기는 전국적으로 ...  
1159 김숙현 ㅅㄱㅅ님 4월 ㄱㄷ편지입니다~ ^^ 754     2007-04-17
안녕하세요? 김숙현입니다. 이곳은 봄이 한창입니다. 꽃피는 봄, 사월 십삼일 지난 목요일은 제가 선교지에서 맞는 10번째 생일이었습니다. 여전히 부족하기만한 제 모습에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 10년이 너무나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왜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