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별명이 참 많다.

아주 어릴 적의 대표적인 별명 몇가지를 소개하면...

1. 울래미('울보'의 경상도 사투리) :나는 어릴 적부터 정말정말 잘 울었다.
가만히 있다가도 외할머님 친구들이 "못생겼다 못생겼다"를
놀리듯이 몇번만 하시면
아주 서럽게 앙~앙~ 울어댔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하다.

2. 오줌싸개 : 좀 부끄럽지만, 초등학교 2-3학년정도까지 가끔씩 이불에 지도를 그렸던 것 같다.
가끔씩이었지만 잠자리가 바뀔때면 어김없이 '쉬~~'를 했다.
엄마가 어떤 직업을 가지셨던 것도 아닌데,
정서적으로 뭔가가 불안해서 그런것이 아니었나 하는 것이
옹색한 변명이라면 변명이다(하하!!^^;)

3. 돼지 : 초등학교 때 주로 집에서 불려졌던 별명으로 기억된다.
뭐~ 나만 이 별명을 가진 건 아니었다.
언니도 동생도 모두 똑같이 돼지라는 별명이 붙었다.
뚱뚱했기 때문이 아니라 먹는 것을 볼 때면 늘 굶주린 돼지마냥 먹어댔기 때문에
붙었던 별명으로 기억된다.(하하하)
재미있었던 건 오빠가 전화를 받다가 "돼지야~~~ 전화왔다 전화받아라~~~"하며 말하면
언니, 나, 내동생은 셋중에 누가 받아야 할지 서로 당황해야 했을 정도였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셋 모두가 '동의'했던 별명이 아니었나 하는 마음이 든다.



음.....
그리고 중학교 고등학교 때는 '호호아줌마'라는 별명밖에 생각이 안난다.
이유는 고3때 스타일이 호호아줌마랑 유사해서...
질끈 아래로 묶은 머리며 갸름하면서도 좀 통통한 얼굴 그리고 아줌마같은 성격까지^......^


대학교땐...
1.기도의 여인 : 그 땐 하나님을 향한 갈급함도 영혼을 향한 긍휼함도 참 많았었다.
그래서 매일매일 학교근처 교회에 가서 기도하고 또 하고 했었다.
그렇게 기도를 하고 나면 늘 한 두시간은 훌쩍 가버렸었다.
지금도 회복하고 싶은 별명이다.

2.엽서의 여인 : 하나님께서 주신 은사중 하나는 사람들을 세심하게 돌보는것 같다.
그래서 생각나는 형제자매들에게 마구 엽서를 썼다.
그 지체를 생각하면서 나누고 싶은 말씀이 생각나면 말씀도 함께 적고 예쁘게 꾸미기
도 했다.
엽서엔 하나님안에서 축복할 수 있는 모든 축복의 메세지를 가득 적었다.
힘들어 하는 이들에겐 위로와 격려의 말도 잊지 않았다.
역시 회복하고 싶은 별명이다.

그리고 지금은....

좀 쑥스럽긴 하지만, "프린세스"이다. 한국말로는 "공주"이다.

나도 모르게 학교에서, 교회에서, tcf에서 내가 그렇게 불리고 있었다.

너무나 튼튼한 자아상 때문에 불려지고 있는 별명인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난 내가 별로 못생기지 않았다고 생각하고...(너무 심한가?^^;)
털털한 성격으로 인해 실수투성이임에도 불구하고 별로 개의치 않고..
내게 있는 다른 귀한 은사로 인해 나의 실수에 대해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난 하나님의 자녀니까 ... 그 분이 만왕의 왕되시니까 실제로 '공주'가 아닌가!
.
.
.
.
.
울래미,
오줌싸개,
돼지 를 거쳐서 ..........
.
.
.
공주 라는 별명이 되기까지.....

사실 수많은 시행착오, 넘어짐, 절망, 자존감의 무너짐이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내가 '공주'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왕자' 혹은 '공주'라는 걸 꼭 명심하길~~
조회 수 :
507
등록일 :
2002.07.13
22:03:54 (*.32.232.72)
엮인글 :
http://www.tcf.or.kr/xe/freeboard/101292/5d5/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01292

김정태

2001.11.30
00:00:00
(*.184.246.189)
민정 공주! 정말 감동적이군요! 마치 한편의 인간 극장을 본 듯한 기분입
니다 그려. [07/15-16:20]

서민자

2001.11.30
00:00:00
(*.43.95.3)
민정쌤! 대구 TCF의 서민자예요..기억하시려나? 정말 건강해진(?) 모습을 엿볼수있는 글이네요...쌤의 다른 글들 보며 진짜 공주란걸 확신해요...화이팅!! [07/16-08:59]

김영애

2001.11.30
00:00:00
(*.184.112.129)
민정공주!!정말 재밌군요. 저도 민정공주의 글을 읽었으니 저도 공주인가요?하하하하 [07/16-13:09]

이민정

2001.11.30
00:00:00
(*.32.248.77)
서민자 선생님... 너무 반가워요! 당연히 기억하죠^^ 함께 연극 많이 했었
잖아요~~ 뵙고 싶네요... [07/17-14:33]

박은경

2001.11.30
00:00:00
(*.184.172.6)
전 전북에 살고 있는데요. 수영장... 읽다가 제목이 재미있어 클릭했습니다. 선생님의 글을 읽자니. 정말 뵙고 싶네요. 정말 공주 같을 것 같아요. 온화한 웃음을 한껏 띄고 있는 선생님의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저도 선생님처럼 좋은 교사, 예쁜 별명 같고 싶네요. [08/06-09:41]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비추천 수sort 날짜
1618 3월.... ‘기독교사운동을 위한 기도’ 586     2005-03-10
3월에 함께 기도부탁 드리는 ‘기독교사운동을 위한 기도’ ■ 3월 21일부터 시작되는 가정방문 사역 가운데 하나님 함께 하시옵소서.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이 시대 고통받는 우리의 아이들을 위로하는 귀한 일이오니, 이를 통해 우리가 아이들 영혼의 깊은 ...  
1617 인천tcf 모임 장소 안내(부평중부감리교회) file 1204     2005-03-14
 
1616 가정방문의 계절이네요! 390     2005-03-14
선생님들은 잘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새롭게 알아가는 기쁨으로 잘 지내고 계시겠지요? 이제 본격적으로 아이들 삶 속으로 들어가야할 시간입니다. 드디어 "가정방문"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특히 묘한 것이 좋은교사운동이 말하는 가정방문의 시기(3...  
1615 예비기독교사아카데미에 교회후배나 대학후배들을 보내주십시요! file 606     2005-03-15
 
1614 어제 인천 모임 tcf 소식 [5] 1077     2005-03-16
시 15분 부평역에서 선생님들을 만나 논두렁이라는 쌈밥집에서 우렁 쌈밥을 아주 맛있게 먹고 7시에 부평중부감리교회에서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특별히 이현래 간사님께서 오셔서 케익과 꽃 아이스크림으로 우리의 입과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셨습니다. '10년...  
1613 타는 목마름으로 [1] 548     2005-03-22
가끔 길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확신을 가지고 시작한 일인데, 걸어온 길이 오래되고, 그 길에 사람들이 오르지 않은 채, 흘러간 레코드 판 노랫가락처럼 이미 내 마음도 흥분시키지 못할 무료한 곡조로 이 길이, 이 길을 오르던 마음이, 그리고 그 마음으...  
1612 이번 주 금요일... [1] 440     2005-03-23
서울에서 이번 주 금요일부터 작심하고, 좋은교사운동을 위한 중보기도를 시작합니다. 이런 저런 일로 바쁜 상태라 저 자신이 엄두나지 않았지만, 그래서 피해갈 일이 아니라 생각해서 시작하고자 합니다. 숫자가 얼마가 되던 기도의 끈을 놓치 않고, 힘겹게 ...  
1611 길금수선생님 결혼, 축하해주세요!!! [7] 710     2005-03-27
원주 게시판에 자세한 내용 있는데, 전체게시판에도 그 소식이 올라오기를 기다리다가 제가 간단히 소식 올립니다. 원주대표로 개척을 이루고 지부를 열심히 섬기고 있는 길금수자매가 결혼합니다. 4월 2일 토요일 오후 2시. 원주 시온감리교회에서... 이날 원...  
1610 전국리더모임 안내 372     2005-03-31
봄 전국리더모임을 아래와 같이 개최합니다. 올해는 주 5일 수업에 맞춰 처음으로 토요일 오전부터 일정이 시작됩니다. 미리 시간을 비워두시고 꼭 참석을 부탁드립니다. 4월 23일 토 (마산 창신대학교 ) 참석대상: 운영,실행위원, 간사진, 지역대표, 리더, 관...  
1609 생생한 글, 어디 없나요? 404     2005-04-01
지금 좋은교사 5월호 편집 중입니다. 학교 근무하면서 잡지 일을 보려니, 기독교사대회를 준비하던 98년 즈음이 생각납니다. 그 때 기윤실 본부 사무실은 "낮에는 기윤실, 밤에는 교사모임"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학교를 마치면 기윤실 사무실로 갔었죠. 지금...  
1608 강원도 양구에서 첫모임을 시작하며..... [9] 710     2005-04-08
춘천을 떠나 주님이 예비하신 양구에서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주변의 여러선생님들의 관심과 기도 가운데 드디어 양구모임을 갖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전주식당에서 밥을 맛있게 먹은후 저희 집으로 자리를 옮겨 다과를 나누면서 모임 이야기를 했습니...  
1607 전국리더모임장소 오는 길 안내 [1] file 360     2005-04-13
 
1606 서울과학고 이의순 학생의 죽음앞에 [5] 1575     2005-04-17
화창했던 지난 주일 낮예배를 드리고 나오는데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습니다.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많이 활달한 얼짱에 키크고 다재다능했던 저와 같은 동에 사는 학생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전갈을 들은 것입니다. 다음날 언론매체에 크게 보도되는...  
1605 가정방문…일부 학교 “불허” vs 교사 “강행” 660     2005-04-18
가정방문…일부 학교 “불허” vs 교사 “강행” [서울신문]일부 학교에서 학생 가정방문을 둘러싸고 학교측과 교사들이 마찰을 빚고 있다. 2001년 3월부터 가정방문운동을 펴고 있는 교사단체인 ‘좋은교사운동’은 올해에도 학교별로 맡고 있는 학급에서 가정방문을...  
1604 서울신문에서 가정방문 관련 사설을 썼네요! 489     2005-04-18
[사설] 교사 가정방문 학생 위해 필요하다 [서울신문 2005-04-18 09:09] [서울신문]학생 생활지도를 위한 교사들의 가정방문을 둘러싸고 교육현장에서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고 한다. 교사 5000여명이 활동 중인 ‘좋은교사운동’은 지난 2001년 이후 담임학급 학...  
1603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597     2005-04-22
요즘 부쩍 이단의 활약상이 눈에 띄는것 같아요. 몇년전 저도 전도를 당해본 하나님의 교회 혹-은 주님의 교회라고도 하더군요.-에 다니는 어떤 아이가 담임선생님께 "선생님! 안산홍하나님 아세요?"라고 불쑥 물어왔다는 얘기. 그리고 그 하나님의 교회 다니...  
1602 리더모임 기념사진 [5] file 881     2005-04-25
 
1601 우유 한 잔 드실래요? [1] 458     2005-04-27
제주도 수련회에선가 '온유'에 대해서 말씀을 들었잖아요. 그 때 '옆에 따뜻한 우유 한잔' 두고 늘 '온유'를 생각하며 행하자고 박은철 선생님인가 누군가가 그러셨던 기억이 나네요. 오늘 아침 디도서를 묵상하는데 "언제나 모든 사람들에게 온유하게 대하게 ...  
1600 제주 TCF 협동학습 워크샵 잘 마쳤습니다. [2] 401     2005-05-02
여러 선생님들이 기도해 주신 덕분으로 저희 제주 TCF가 처음 으로 개최한 협동학습 워크샵이 50여분의 선생님이 참석하신 가운데 잘 마쳐 젔습니다. 저의 운영미숙으로 인한 실수도 있었지만 여러 선생님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제...  
1599 이범석 선생님 혼인합니다.(기도제목) [1] file 1548     2005-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