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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 퇴원전날이라 몸에 꽂았던 줄들을 다 뽑은후에 하진이가 병원밖 나들이를 했습니다.
서울대 어린이 병원 현관앞 벤치에 앉아 쉬면서 하진이 하는 말.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게 뭐예요?"
"글쎄, 넌 뭔데"
"난 엄마가 이 세상에서 나에게 가장 소중해요"
"엄마가 소중해요"하는 야무진 하진이 목소리가 제 심장에 강하게 남겨집니다.

입원을 앞두고 TCF모임 있는 날은 엄마가 모임 가야하니까 병원에서 자기 혼자 자야겠다던 하진이.
그런 하진이가 좋은교사 사무실에 대회 취소전화하는 소리를 듣더니
엄마는 왜 기독교사대회를 가지 않았냐고 물어보더군요.
"너때문에 가지 않았어"하니까
"모임보다 수련회보다 내가 더 소중해요?"
하면서 엄마가 그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독교사대회보다 자기를 더 귀하게 생각하는 것에
무척 감동을 하더군요.
그러면서 무조건 17일이라는 긴 날을 오로지 자기에게 집중했던 엄마에게
퇴원 전날 "엄마가 가장 소중하다"는 말로 충분한 위로를 해주네요.

...하진이 오늘 퇴원했구요.
가슴에 남은 몇마디 나눕니다.
2주 넘게 병원에서 보내면서 배운것 느낀 것이 많습니다.
이렇게 가볍게 나누기엔 너무 가슴이 시리지만요.
항문없이 태어난 신생아를 안고 늘상 기도하며 축복송을 불러주던 젊은 엄마.
들리지 않는 귀 한쪽을 3천만원 들여 수술한 어린 아기.
뇌에 혹이 있다는 6개월짜리 남자아이.
함께 입원했었는데 자기네는 우리가 퇴원한 후에도 항암치료를 위해 병원에 남아야한다는 사람들.
하진이가 큰 수술후에 경과가 좀 안좋아서 예정에 없던 한시간 넘게 걸리는 시술을 두번이나
해야해서 저도 눈물을 흘렸지만, 어린 아기들이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안고 있는 모습에
할말이 없어지더군요.
속으로 "좋으신 하나님"찬양을 부르면서 한편으론 하나님을 원망하고 싶기도 했어요.
그런 제게 "그래. 그래도 난 좋으신 하나님이다."하시는 음성.
해답을 갖고 계신 하나님.
그 하나님을 의지하며 감사하며 살아야겠습니다.

뒤늦게 감사드립니다.
수술직전 절묘하게 나타나셔서 수술실앞에서 마취하기 바로 전에 기도해주신 이용세목사님과
조신영선생님.
병원까지 찾아와준 선재네 가족들.
대학원수업듣느라 피곤한 몸을 이끌고 와준 유수현선생님과 전혜숙선생님.
늘 문자로 말씀을 보내주고 병원에도 와서 기도해준 남양주모임 김승연선생님.
힘든순간에 기도해주시고 전화주시고 문자보내주신 선생님들.
기도부탁할수 있고 함께 나눌수 있는 공동체가 있어 감사합니다.
모두 감사드립니다. 사랑의 빚을 기억할게요.

교사대회 가지 못했지만 병원에서 계속 기도했구요.
10년전 함께 근무하던 선생님이 드디어 교사대회에 참석해서 저를 찾다가 못찾았다며
전화를 해주어서 무척 기뻤습니다.
하진이 치료상 중요한 결정을 해야해서 자리를 지키느라 못갔지만
막상 "하루라도 갈걸 그랬나"하는 생각이 들무렵
"엄마가 가장 소중해요"라는 어린 딸의 진심어린 말로 하나님은 충분히 갚아주셨습니다.

문득 병원에서 읽은 책 한귀절이 생각납니다.
"만일 우리가 사회의 다른 모든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가족을 등한시한다면, 그것은 가라앉고 있는
타이타닉호에서 갑판 의자를 가지런히 정돈하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스티븐코비의 "성공하는 가족들의 일곱가지 습관"을 꼭 한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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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04.08.20
01:39:40 (*.74.1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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