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미소로 기분좋은 주일되라"는 문자를 받은 주일이지만
가슴 속에 뜨거운 눈물 흐르는 날입니다.
2004년 친정아버지 돌아가셨을때 사두었던 검은색원피스에 흰 자켓을 입고
교회를 다녀왔습니다.
늘 청바지 차림인 제게 저와 친한 어느 집사님이 묻더군요.
"상복 입은 것이예요. 이렇게 입고 기도하고 싶어서요."
2주간 집수리로 지치도록 일하느라 맘껏 슬퍼할수 없었기에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때지만 한,두주 정도 검은색,흰색 옷을 입고 다닐 생각입니다. 저는 좀더 있다가 일상으로 돌아가려합니다.
춘천 팔호광장앞에 시민단체에 의해 차려진 분향소,
그곳을 들렀지만 집안일로 지친 몸에 긴 행렬에 끼어들수 없어서
아쉽게 되돌아왔지만 위로가 되었습니다.
이곳에 시집온지 15년, 이곳이 분지라서 그런지
이곳만의 어떤 흐름에 여전히 저는 흡수되지 못하고
알고보면 소심한 저의 성격과 달리 때로는 진보적인 강성으로
저를 바라보는 부담스런 눈길들..
그런데 그렇게 느끼던 이곳에도 줄은 길게 늘어서더군요.
물론 대학생,청년,젊은 부부 중심이었지만요..
선거때 제가 그렇게 말리는데도 대안이 없다면서 MB를 선택했던
남편도 이번에 많이 울었습니다.
MB에 대한 분노와 한국교회에 대한 걱정으로...
주일 예배는 어떠셨나요?
우리 목사님, 그분 전체를 비판하고 부정하고 싶지 않지만
설교 도중 조심스럽게 자살을 비난하시더군요.
그리고 이곳에 옮기고 싶지 않은 심한 말씀도 한 마디...
이것이 현 역사의 흐름에 대한 한국교회의 보편적인 반응수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목사님 중에는 MB를 걱정하고 계신 분들도 상당수 있을거란 생각도 들고요.
물론 하나님 앞에 MB보다 제가 더 회개해야 할 사람일수도 있겠지요.
누군가를 비난하자는 것이 아니라 "아"의 입장에서 회개의 기도를 하고 싶습니다.
아직도 회개하지 않는 한국교회
전체적인 상황을 보지 못하고 자살을 비난하는 한국교회
1907년의 그 회개의 역사가 지금 일어나야하는 것은 아닌지요?
하나님은 왜 이 상황에서 한국교회를 이렇게 두시는 것인가요?
...그래도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신뢰하기에 무릎으로 기도하렵니다..
더군다나 목사님의 자격으로 예배 설교중에 가볍게 논하고 비판하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하고 사려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판단과 견해의 출발점이 성경적이고 객관적인 지점이었는지, 아니면 인간으로서의 개인적 노선과 입장에서였는지 충분한 성찰과 검증 없이 강단에서 선포하는 이러한 경솔함이 한국교회에서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목회자가 이러한 오류를 범하지만, 또 상당수의 목회자들은 이러한 부분들을 조심하며 강단의 책무성을 지키기 위해 성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큰 일이 일어날 때마나, 자신의 오류 가능성을 인정하며 한국의 성도로서의 책임감을 통감하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저 자신 그리고 TCFer, 한국교회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