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필리핀 한국아카데미에 구현지입니다.
한국은 지금 눈도 많이 오고 춥다고 들었는데...  그 동안 평안하셨는지요?
이곳 필리핀은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건기에 접어들면서 열대지방답지 않게 아침저녁으로 많이 쌀쌀해 졌습니다. 올해는 날씨가 좀 이상한지 얼마 전에는 남부지역 섬에 태풍이 와서 그  영향으로 건기임에도 불구하고 날씨도 흐리고 비도 내렸어요.
한국을 떠나 온지 벌써 10개월이 지나고 있네요. 이제 곧 사역을 마쳐야 할 때가 다 되었습니다. 전 한국에 2월 1일이나 2일 날 들어갈 예정인데요... 아직 티켓이 확정되지 않아서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선교지에 와 있다는 사실을 새삼 알 때마다, 다시 감사하게 되고 감격하게 됩니다. 이곳에서 우편으로 한번 편지를 보내고 싶었는데, 갈 날이 얼마 남지도 않은 지금에서야 이렇게 보내네요. 소식이 뜸해서 너무 죄송했어요. 늦었지만 2학기의 이곳 소식을 전해 드리고 싶네요. 이 편지가 이곳에서 저의 마지막 기도편지가 될 것 같아요.
  
8월 23일에 2학기가 시작이 되고 12월 21일에는 졸업식을 끝으로 학생들의 학기가 끝이 났습니다. 2학기는 교육과정도 많이 바뀌고, 영어 특별반이라는 새로운 수업도 생기고, 기숙사도 세워지고, 12학년 아이들 대학 진학 소식에 함께 고민하기도 기뻐하기도 했어요. 행사도 1학기 보다 무지 많았답니다. 수학여행, 난타공연, English Day, 한국아카데미의 밤, 고아원 방문, 졸업식 등...바뀌는 것도 많고 행사도 많은 만큼 모두들 바쁘게 보냈지요.
특히, 2학기에는 새로운 교과가 도입되고, 40분 수업에 5분 쉬는 시간을 가지면서 10교시로 진행이 되었어요. 영어 특별반은 정규수업이후 6시까지 수업을 가졌습니다. 물론 1학기 때도 그랬지만 안전을 위해 스쿨버스로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가지요.  
수학여행은 팔라완이라는 섬에 다녀왔는데, 장소 선정문제며 경비 문제며 안전성 문제며 여러 가지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주님이 동행해 주시고 풍성히 채워주시고 하나님이 만든 자연을 맘껏 보게 하심에 너무 감사했습니다. 특히 이 지역은 민다나오(이슬람 사람들이 많이 사는 섬)와 가까이 있는데,  몇 년 전 외국 선교사님께서 납치를 당한 위험한 지역이었어요. 그런데,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고, 그곳 선교지도 방문할 수 있어서 그 또한 감사했어요. 2년마다 열리는 ‘한국 아카데미의 밤’이 올해 11월 24일에 있었는데, 유치원, 초등, 중등, 고등 아이들이 모두 열심히 자신의 재능을 펴서 주님을 높여드리는 시간이 되어서 또한 감사했지요. 각 선생님마다 한 영역씩 맡았는데 전 ‘난타’ 지도 교사가 되어 지도 아닌 지도(아이들 모으기)를 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난타라 난감했지만, 기도응답인지 마침 음악을 좋아하는 하람이라는 중국에서 온 선교사 자녀가 이번 학기에 전학을 와서 리드를 하고 무용선생님도 오시게 되어 잘 준비할 수 있었고 공연도 무사히 끝냈습니다. 이렇게 준비한 공연으로 12월 학기를 마치기 전에는 고아원에 방문해서 지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고, 은혜로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수학정규수업은 예전에도 말씀드린바 있지만 학년별 학생수는 작지만 잦은 이동 등으로 수준차이도 많이 나고 시간도 많이 부족해서 마치면서 이것저것 반성이 되더군요. 10학년은 1학기와 마찬가지로 많은 분량을 다 보질 못해서 1월에 아이들과 더 공부를 하기로 했지요. 1월 초에 한국으로 귀국할 예정이었는데, 복직문제로 2월에 나가게 되었어요. 하루라도 빨리 한국에 가고 싶은 날이 많았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게 해달라는 기도응답인지 주님이 발길을 잠시 더 붙드십니다. 오히려 아이들도 공부하겠다고 해서 감사하고, 여유 있게 수학을 지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감사하고, 저도 차분히 사역을 정리할 수 있는 것 같아 감사합니다.
너무 속상하고 힘들어서 울 때도 있었지만...떠날 때는 아쉬워서 그리워서 울 것 같습니다.
멀리 중국에, 일본에 부모님이 사역하시느라 떨어져 지내면서도 대견스럽게 학교 생활하는 우리 MK... 몸이 아프고 영적으로 힘들어도 다시 주님 안에서 일어서려는 우리 MK... 어릴 때 한국을 떠나와서 한국말도 익숙하지 않지만 한국인으로 살고 싶고 한국을 사랑하는 MK...한국이라는 나라에 가고 싶어 너무 그리워하는 우리 MK... 선교지에만 거의 평생을 살다 대학진학으로 다시 한국에 들어가면서 이곳을 떠나기 아쉬워하는 MK... 낯선 또 다른 땅에서 적응해야하는 부담감이 있지만 그래도 묵묵히 하나님 한분만 바라보고 떠나는 MK...
학교 외에는 특별히 놀 곳도 없어서 학교 가는 것을 너무 기다리는 한국아카데미아이들... 학교가 집처럼 편안하게 느껴지는 우리 한국아카데미아이들... 점심시간에 모여 학교를 위해 중보 기도하는 우리 한국아카데미아이들... 중, 고등 전교생이라고 해봐야 30명 남짓이지만... 졸업식 전날 다들 모여 졸업생과 가시는 선생님을 위해 쓴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흘리는 순수한 한국아카데미 지체들...

모두 가고 난 뒤 교정 여기저기 둘러보니,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옆집에 사는 중학교 2학년인 MK 건희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집 지붕위에서 바라본 오렌지 빛 노을 잊지 못 할 거라 그러더군요. 아마 저도 이 필리핀 하늘의 아름다움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멋진 하늘, 노을, 구름, 별, 바람 ...

너무 부족하고, 실수 많은 그릇이었지만 주님이 써 주신 것에 감사하고, 우리 한국아카데미의 아이들을 만나게 해 주신 것 또한 감사하고, 좋은 싱글 선교사와 여러 좋은 지체들을 많이 만나게 해주신 것 또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더욱 준비된 종이 되어 주의 나라를 위해 살고 싶네요. 다시 주님이 MK를 위해 부르실 때 기쁘게 순종하고 싶습니다.
  
주님은 그분의 음성에 계속해서 청종하라 하십니다. 주님은 두려워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은 나의 방패가 되어주시고 도와주시겠다고 하십니다. 주님은 널 쓰시려고 그랬다고 하십니다. 더욱더 기도와 말씀의 소중함을 깨닫고 갑니다. 영원히 임마누엘 하심을 더욱 확신하고 믿음으로 갑니다.  
기도와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와 사랑을 전해드립니다.
할렐루야!  
2월에 한국에서 뵐게요.


기도제목
1. 성령충만, 말씀과 기도 가운데 주님 더 깊이 만나고 온전히 의지하도록  
2. 주님께만 영광 돌리고 끝까지 주님 기뻐하시는 교사선교사로 아름답게 마무리 잘 하도록
3. 1월에 있을 10학년 아이들 수학지도 수준에 맞게 지혜와 사랑을 가지고 잘 지도하고 마무리하도록
4. 한국 귀국 일정과 복직을 주관해 주시도록(2월 1일,2일 중에 티켓팅이 무사히 이루어지도록)
5. 한국아카데미가 내년에도 주님의 온전한 통치아래 주님 뜻 다 이루어지도록
6. 평안, 건강, 안전, 가정구원
7. 한국에서도 주님 주시는 사랑과 능력으로 잘 적응하고, 더욱 준비된 종이 되도록



-2005년 12월의 어느 날 필리핀 한국아카데미 교정에서 주안에서 사랑을 전하며 구현지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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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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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길

2005.12.27
15:44:11
(*.115.158.253)
구현지 선생님 반갑습니다. 이렇게 휼륭하게사역을 감당하시고 있는 것을 보며 자랑스러움을 느낍니다. 돌아오셔서 대구모임에서 간증 한 번 하셔야겠죠?

박은철

2005.12.27
16:23:10
(*.95.24.124)
샘의 앳된 소녀같은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 가녀린 몸으로도 힘든 사역 잘 감당하신 것에
박수를 보냅니다.
필리핀은 제게도 특별한 나라인데
샘으로 인해 그 나라가 더욱 복받기를 기도합니다

신재식

2005.12.28
13:33:08
(*.43.100.6)
주의 나라를 위해 몽골로, 필리핀으로 축복의 통로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 구현지쌤을 축복합니다. 2월에 뵙지요. 대한민국 대구에서.

김덕기

2006.01.09
16:06:39
(*.150.211.103)
그동안 수고많으셨습니다.
보물을 하늘 창고에 쌓아두신 게지요.

저는 지난 한 해 등하교길,
대명여중을 지나다닐 때마다 선생님 생각이 났습니다.

저의 05년 담임반 학생 중 김정화가 있습니다.
구 선생님을 만난 좋은 기억을 자주 얘기하고 소식을 궁금해 하곤 했습니다.
귀국하시면 전화 한 번 해주세요.

군대 말로 "제대 한 달 전을 조심하라"고 합니다.
끝까지 기도의 끈 풀지 않으시면 유종의 미를 거두실테지요.
축복합니다.
샬롬!

이성우

2006.01.12
12:28:32
(*.106.161.140)
구현지 샘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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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0 소망을 주시는 하나님! 1217     2001-10-15
지난 이틀간 제가 한 일은 비상식 그 자체였지 않나 생각합니다. 세 아이를 버려두고 그멀리까지 떠났었고 새벽을 달려 서울로,서울 거리에서의 새벽 3시간의 방황,그리고 서울에서 첫차 6시 버스를 타고 청평으로 그리고 청평에 세워 두었던 전혜숙선생님 차...  
3259 Re..나도... 1079     2001-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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