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 9일 저녁, 아는 분과 함께 동대문구 장안동에 있는 외국청소년학교에 방문했다.아는 분이 일이 있어 간다기에 마침 시간이 되어 따라간 것인데 준비되지 못한 방문이었지만 깊은 감동을 받고 돌아왔다.

5호선 장한평역 2번 출구에서 100여미터, 자동차부품상가 뒷골목에 외국청소년학교는 있었다. 이렇다 할 간판도 없이 5층 건물 입구에‘ 외국 청소년학교’라는 노란색 종이 간판이 소박하게 보인다. 5층입구에 들어서니 가운데 홀 주변으로 8명 정도 들어가는 하얀 교실 공간들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이곳에는 매주 월요일 저녁에 있는 몽골학생 자체 예배를 위해 학교 수업을 마치고 찾아온 50여명의 몽골 학생들이 몽골말과 한국말을 섞어서 뜨겁게 찬양을 부르고 있었다.

외국청소년학교의 시작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99년도에 자원봉사자로서 부모를 따라 한국에 온 몽골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던 박규영 선교사(낮에는 건축설계사로 직장에 근무)는 저녁에 만나는 몽골아이들 중에서 한국 학교에 진학하여 공부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만나게 된다. 부모가 불법체류면 아이들도 학교에 진학을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학교 가고 싶어 우는 아이와 부모를 보니 도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최근엔 대부분 합법적인 학생 체류비자를 받고 있다)

UN협정에 아이들은 국적이나 체류상태에 상관없이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여 학교장들 설득에 나서 우여곡절 끝에 학교장 재량으로 입학한 아이들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게 된다. 문화가 다르고 언어가 다른데 그에 대한 어떤 준비없이 들어간 학생들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정규학교에 입학전 일정한 준비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2004년 9월 기독교 회관에서 시작한 것이 6개월 과정의 한글학교였다.

2005년 2월, 한글학교 1기 수료생 23명이 한국 학교에 진학하였다. 그 전에는 상황이 되는 대로 아이들을 학교에 하나 둘씩 보냈는데, 20여명의 학생들을 보내다 보니 아이들에 대한 염려가 다른 때보다 컸다고 한다. 한국 아이들은 방과 후면 학원이다 과외다 공부를 하는데, 이 아이들을 그냥 방치해둘 경우 학업을 따라가는 것도 어려울 뿐더러 혹여 잘못된 길로 접어들지 않을까 싶었던 것. 그래서 시작된 것이 바로 ‘외국청소년학교’이다.

방과후 학습지도는 물론 바쁘고 학교사정에 어두운 몽골 부모들을 대신하여 학교생활의 어려운 일들을 상담하고 의논하면서 적응에 필요한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 56명(초등학생 10명, 중학생 44명, 고등학생 6명)의 몽골학생이 공부를 하고 있는 이곳. 그동안 장소도 여러 번 옮겨 다녀야 했고, 제대로 된 후원회도 없이 박규영 선교사의 직장수입을 중심으로 월 4백이 소요되는 운영비를 조달하느라 매달 1백만원씩의 적자를 면치 못하여 사실 문을 닫아야 하는 사정이지만 간사님들 표정은 밝기만 하다.

“아이들을 보면 늘 힘이 나요. 상담하고 지도하면서 점차 변화되고 적응하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죠. 특히 중요한 건 이 아이들이 방학 때면 몽골에 돌아가 몽골 내 오지를 다니면서 선교활동을 하는 거에요. 몽골에 돌아간 이후에도 자체적인 예배공동체를 만들어 계속 신앙생활을 하는 건 물론 신앙인으로서 살아가고 있으니 정말 대견하죠.”

학교에 간 아이들에게 간사님들은 선생님이자 부모이다. 학교에서 문제가 있으면 바쁘고 말이 잘 통하지 않는 부모님들 대신하여 담임 선생님과 상담하고 아이들 문제를 상의하고 있다.

“여기 오면 좋아요. 공부도 하고. 지하철로 30분 걸리는데요, 선생님들이 잘해주니까 오고 싶어요.”(미예, 18살)
“대학교 가고 싶어요. 저는 나중에 몽골에 돌아가 목사를 하고 싶어요.”(호욱, 18살)
이 아이들이 한국땅에서 꿈을 키우며 살아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다.

특히 방과후교실 6:20~7:10, 7:20~8:20까지의 두 시간 수업시에 중고생의 국,영,수,사,과를 지도해 줄 선생님이 가장 절실하다고 한다. 주 1-2회 정도 1-2시간을 내어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이 아이들(실력은 대부분 중하위권이다ㅠ.ㅠ)을 도와주실 분은 아래 전화로 꼭 자원의사를 밝혀주시기 바란다. 또 교회나 개인 차원에서 후원하실 분들도 십시일반으로 도와서 미래의 몽골선교사를 배출하는 이 학교가 문을 닫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외국청소년학교 황태경 간사 02-6408-9476   010-5390-9476
후원계좌 : 국민은행 008601-04-017184 외국청소년학교
조회 수 :
731
등록일 :
2009.02.12
12:49:22 (*.207.146.85)
엮인글 :
http://www.tcf.or.kr/xe/freeboard/108340/f54/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08340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sort 추천 수 비추천 수 날짜
2418 평안하신지요? [3] 401     2003-02-10
샬롬! 선생님들 모두 평안하신지요? 저희학교는 오늘 개학을 했습니다! 저는 어제부터 개학을 앞두고...초조, 긴장, 불안...뭐 그런 마음들이 복잡하게 오갔는데...그래서 급기야는 잘 못나가던 새벽기도회까지 참석하면서...(학교일 아닌 집안 일들로는 분주...  
2417 홈페이지 새단장했습니다. [15] 401     2003-03-24
지난 봄방학부터 기획을 시작해서 드디어 홈페이지 개편을 마무리했습니다. 새 홈페이지에서 달라진 점은, 1. 전체적인 디자인을 산뜻하고 편리하게 하고자 노력했구요. 2. 원하는 메뉴를 어디든지 한번에 갈 수 있도록 주메뉴 밑에 서브메뉴를 넣었습니다. 3....  
2416 프로젝트수업에 관해 들어보셨나요? [1] file 401     2003-05-17
 
2415 이용세목사님의 말씀을 듣고싶은데요.. 401     2004-02-03
제주수련회의 말씀이 너무 은혜로와 다시한번 듣기를 하고 싶습니다.. 이용세목사님의 설교를 다시 들을 방법이 없는지요. 저번 여름수련회는 tcf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코너가 있던걸로 기억합니다. 이번엔 어떨지 .... 저 뿐만 아니라 수련회 참석을 못하신 ...  
2414 2007년 MK 사역자 현지훈련캠프 file 401     2006-12-05
 
2413 김정태 선생님 어제 잘 들어가셨는지? [2] 401     2008-10-21
선생님 어제 창원 방문 정말 감사했습니다. 선생님을 모셔다 드리고 집에 돌아와서 씻고 책을 폈습니다. 대학생 때 읽었던 가르칠수 있는 용기를 다시 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도착하는 시각까지 잠을 참고 전화를 드려야지하고 생각했는데... 그만 자고 말...  
2412 1학년 6반 *^^* [2] 402     2002-03-08
6학년에서 1학년으로 내려온지 오늘로 5일째 입니다. 1학년 교사의 하루는 신호등 없는 건널목에서 교통을 지도하는 것으로 하루가 시작됩니다. 꼬맹이가 너무나도 반갑게 인사를 하더군요. 저희반은 빨간색 명찰인데..그 아이가 빨간색 명찰을 하고 있는 겁니...  
2411 아이들 수준은 이 정도인데... 402     2002-09-04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교육인적자원부 주최 'contest21'에 작품을 출품하여 금상을 받았답니다. (지난 해에는 프로그래밍, 올 해는 상업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데 세 명 중 두명은 저희 반입니다.) 이들의 작품이 탑재되어 있는 사이트와 대회 홈피 주소를 소...  
2410 2002기독교사대회 찬양곡을 한꺼번에 들어보세요... [3] 402     2002-09-26
제목없음 tcf 모임을 마치고 집에 왔더니 기독교사대회 MP3 CD 가 왔길래 얼른 들어봤지요. 그중에 기독교사대회기간동안 함께 드렸던 찬양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길래 이렇게 올립니다. BGM player로 순차적으로 곡이 흘러나온답니다. bgm list를 클릭하면 전...  
2409 하나님의 법이 자유함을 주네요 402     2002-10-02
가을이네요 떨어지는 낙엽, 오색빛깔로 단장한 단풍, 황금물결의 출렁거리는 들녘이 가을의 정취를 말해주는 듯 합니다. 하지만 지난 여름 수마가 남기고 간 상처가 너무 큰 것 같아 빈곤함을 느끼게 합니다. 요즘 하나님이 저를 향한 계획을 알고자 하는데 기...  
2408 뭔가 허전하다 [1] 402     2003-03-12
교직 5년차에 접어들었다. 여전히 새내기(^^;;)와 다름없는 시행착오가운데 있긴 하지만, 학급경영에도 조금씩 노하우가 쌓여가고 아이들과의 성경공부도 이젠 자연스럽게 해 가고.... 그래서일까? 3월 첫주의 아이들과의 첫만남가운데.... 분주히 뭔가를 열심...  
2407 상식이 통하는 세상에 살고 싶다! [1] 402     2003-07-11
방금 경찰서 사이버민원실에 실명으로 건의를 했습니다. 원주 종강모임을 다녀오며 화나게 하는 일을 겪은 때문이지요. 그간 5년째 서울로 통근하며 겪은 시외버스의 불합리한 처사들. 아마 책으로 한권 내도 좋을것 같습니다. 지난 겨울엔 차 시간을 맘대로 ...  
2406 TCF 좋은교사 후원자 명단 402     2003-08-05
현재 좋은교사운동 후원및 저널 구독자 명단입니다. 혹시 빠지신 분들이 있으면 기독교사연합사무실로 연락주세요 그리고 아직 후원을 하지 않고 있으신 분들은 아래의 글을 읽으시고 작정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하 기독교사연합상임총무 송인수선생...  
2405 진실은 이러합니다(수련회 장소에 대한 진실) 402     2005-12-17
방금 아이들과 2박 3일간 그 장소에 캠프를 하고온 신동준입니다 1. 시설: 예 정말 문제가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시설이 너무 아늑해서, 참가자들이 방을 나가지 않으려고 하면, 어떻게 하나, 정말 걱정이 됩니다. 제가 거기에 계속있으면서, 아이들에...  
2404 학교 자율화 계획에 대한 좋은교사운동 성명서 [1] 402     2008-04-16
학교 자율화 계획에 대한 좋은교사운동의 성명서 학교 정상화에 역행하는 ‘학교 자율화 계획’은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 학교 현장에 필요한 보편적 룰마저 없애는 것은 역사적으로 형성된 국민적 합의를 부정하는 것 ▲ 교육청의 권한 강화는 관료적 통제를 강...  
2403 수련회를 마치고..ㅋ (쑥스럽긴 하지만, 결단하는 맘 변치 않게 하기 위해 남깁니다.) [5] 402     2009-01-22
이번 수련회는 요즘 애들말로 좀 짱이었다.ㅋ 그동안 티씨에프 수련회에 참석하면서 받은 하나님의 메세지의 연장선상에 있으면서도, 내삶의 모습을 정면적으로 부닥치면서.. 또한 내게 도전이 되었던 말씀들.. 난 항상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야 함에도 불구하...  
2402 수업평가 결과 [1] file 402     2009-02-17
 
2401 와우, 가정방문 함께 해요.*^^* [4] 402     2009-03-27
이런저런 일들로 오늘에서야 가정방문에 대한 글을 올리려 들어왔는데... 벌써 강영희 선생님께서.... 가정방문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알려주셨네요. 역쉬~~~~ 제 1대 교육실천팀장님이십니다. 저는 교육실천에 대한 것을 먼저 실천하고 함께 하도록 격려해야 ...  
2400 TCFing school 2기 모집 402     2009-07-31
차세대 리더를 발굴하기 위한 TCFing school 2기를 모집합니다. 지금 1기 선생님들이 참여하여 훈련과정 중에 있으며, 이번에 모집하는 2기는 9월부터 시작하여 내년 여름까지 진행됩니다. 과제등이 제법 빡빡합니다만, 큰 맘 먹고 도전해 주십시오! 1. 목표 ...  
2399 거룩한 부담? 403     2001-12-06
오늘은 시험기간 마지막 날 아침... 어제 감독을 많이 들어갔는가 싶더니만 오늘 두시간 시험인데도 감독이 없어서 이렇게 아침 나절 계속해서 게시판들을 다니고 있습니다. 자주 그런 것을 보고 늘 생각해 온 문제인데... 자유게시판이나 교단일기, 주제가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