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첫수업,이제 되도록 칭찬하며 아이들을 가르치리라 결심하고 1교시를 그렇게 기쁘게 아이들과 호흡을 맞추어 잘 치렀는데,
2교시 수학시간에 들어간 반.
출석부를 여는 순간 놀래고 말았답니다.
다행이 쥐는 아니었지만(저는 쥐에 대해 공포감이 있거든요.어릴적 쥐에게 물린적이 있어서)
참새 한마리가 죽어 있지 뭐예요.
중1학년에게 통하는 방법.
누가 했는지 적어보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다 "모른다" "다른 반 아이가 했다"등등.
그런데 단 한아이 늘 성실하고 정직한 한 아이가 세명의 이름을 썼답니다.
그래서 일단 믿을만한 아이의 의견이니 맞다는 확신이 들어서
"선생님은 누가 했는지 알고 있으니까 이 수업 끝나고 제발로 걸어서 교무실로 오기 바란다"고 단호하게 얘기했지요.
그리고 아무일 없다는 듯 수업을 하고 참새가 끼어있던 출석부를 가지고 교무실로 내려왔답니다.
(그 참새는 1교시에도 선생님을 놀래키는데 사용했고 2교시에 또 사용한 것이었답니다)
...제가 알아낸 이름은 세명인데 5명의 아이들이 교무실로 내려왔고,결국은 용서해주는 것으로 마무리할 생각이지만 일단은 겁을 주어 교실로 올려보냈구요.
그 반 전체 아이들에게 수행평가 태도점수에 넣을것이니 간단한 글을 써보라고 했는데,
"참새를 출석부에 넣은 일이 왜 혼날만한 일인가?"라는 제목으로 아이들이 쓴 글을 읽고 있는 중입니다.
"귀한 생명을 갖고 장난을 쳐서","종요한 문서인 출석부에 참새를 넣어서"등등.
제가 해줄수 있는 것들을 그 아이들은 이미 다 머리로 알고 있네요.
지금 이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며 가르칠수 있는 교사였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 제게 지혜와 사랑할수 있는 마음을 주십시요.
그리고 사랑하기 때문에 잘못을 일깨울수 있는 마음을 주십시요.
조회 수 :
440
등록일 :
2002.12.02
11:16:07 (*.248.104.254)
엮인글 :
http://www.tcf.or.kr/xe/freeboard/101781/3a3/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01781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1838 난 아직 멀었다! [4] 이민정 2002-11-17 387
1837 우리반 아이의 일기를 읽으며... [1] 이민정 2002-11-19 489
1836 무죄라니 [4] 박은철 2002-11-21 340
1835 저 내일 복귀합니다. [3] 현승호 2002-11-25 438
1834 날씨 만큼 [1] 강영희 2002-11-26 345
1833 수련회 팜플렛을 구할 수 있을까요? [4] 최원진 2002-11-26 358
1832 좋은교사 - 도난 사건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요? [9] 이경조 2002-11-26 985
1831 기도부탁드립니다. [2] 홍순영 2002-11-29 342
1830 교과서에 실리는 작가는 누구?? 선생님들의 고견 부탁드립니다. 꿈꾼는 요셉처럼 2002-11-30 521
1829 기간제 교사들을 위한 카페 소개 학사모 2002-11-30 859
1828 12월을 맞으며 강영희 2002-12-02 380
» 출석부와 죽은 참새 강영희 2002-12-02 440
1826 Re..가족방이 안되는군요. [2] 준비팀 2002-12-13 444
1825 정말 재수생이 강세인가? [4] 강정훈 2002-12-05 381
1824 하나님 자녀<동시> 이민정 2002-12-10 443
1823 Re..여호와는... 손혜진 2002-12-11 380
1822 공허함때문에... [3] 슬픈사람 2002-12-11 393
1821 겨울 수련회 기도제목은... 정선 2002-12-15 343
1820 겨울수련회 등록상황 [1] 박선희 2002-12-16 553
1819 이번 크리스마스 이브에는...(좋은 의견이 있으신 분들은 대구방으로) [1] 신재식 2002-12-17 3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