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가 좋은교사 잡지 편집장을 맡으면서 매월 공장처럼 돌아가는 시스템에 적응하느라 한동안 ‘TCF역사와 정신취재기를 쓰지 못했습니다. 벌써 5월 중반을 넘겼네요. 그런데 신기하게 이 생활에도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잡지 6월호 교정을 마치고 그동안 손보지 못했던 ‘TCF역사와 정신원고를 정리하던 중 취재기를 이어 봅니다.

 

열 분의 대표간사 인터뷰를 마치고 작년 말부터는 지역모임 개척사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지역모임 중에서 10년 이상 매주 꾸준히 모임을 갖고 있는 지역, 전국 수련회를 한번 이상 개최한 지역, 개척 초기부터 모임을 섬겨온 리더가 있는 지역, 이 세 가지 기준으로 10개 지역을 선정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지역모임 개척사를 풀어볼까 합니다.

30년이 넘는 TCF 역사 속에서 회원들이 폭발적으로 모였던 몇 지역이 있습니다.

대구, 수원, 전주 지역입니다. 대구는 1990년 중반에서 2000대초까지, 수원은 2000년대 초, 전주는 2000년대 초반에서 중반까지 그런 부흥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이 지역들에는 그런 부흥을 경험케 한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물론 취재기에서 그 공통점을 일일이 다 기록하면 책에 쓸게 없어지니 지금은 두 가지 정도만 소개할께요.

 

첫째, TCF에 거의 미쳤던한 사람, 리더가 있었습니다.


대구에는 이용세 선생님이, 수원에는 박은철 선생님이, 전주에는 전형일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이분들은 정말 TCF에 거의 미친사람들이었습니다.

 

이용세 선생님은 거의 매주 교사들과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사역하다가 나중에는 목사님이 됩니다. 대구주님의교회는 그때 그렇게 전도된 학교 학생들을 말씀을 가르치기 위해 세워진 교회입니다. 교사로도 너무나 훌륭한 사람이 교직을 내려놓고 목사가 된 놀라운 사건이었지요.

 

또 박은철 선생님은 지금도 이렇게 고백합니다.

 

기독교사에게 건강한 기독교사공동체는 밭에 감춰진 보화와 같습니다. 당장 모든 것을 팔아 사야 할 것입니다. 제게는 TCF가 그랬습니다. 그 선택을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고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20대 중반에 발령을 받는 순간부터 오직 한길, 지역모임에 개척에 힘쓴 전형일 선생님은 결혼식 후 신혼여행을 TCF수련회로 오는 만행(?)을 저지릅니다.

 

이분들은 한마디로 TCF에 미친 분들이었습니다. 무엇이 그들의 심장을 그렇게 뛰게 했고 그들의 시간과 30대의 젊음을 쏟아 붓게 했을까요? 분명한 것은 그런 그들 곁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그들의 정신과 헌신은 다른 교사들에게 전이되었습니다. 그게 대구, 수원, 전주 모임의 부흥의 첫 번째 원인이었습니다.

 

 

두 번째, 함께 먹기를 즐겼습니다.


90년대 말 대구모임은 한때 70-80명까지 모였던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많은 분들이 모여서 함께 식사를 같이 합니다. 그런데 그냥 차가운 김밥만 먹는게 아니었습니다. 급히 퇴근하고 모인 대구IVF사무실 주방에서 일부 여선생님들의 섬김으로 매주 따뜻한 오뎅이 나왔습니다.

 

수원모임은 지금도 그렇지만 매주 모일 때마다 각 선생님들이 준비한 한가지의 음식으로 뷔페를 열었습니다. 가정에서 모이는 리더모임일 경우 더 풍성했습니다. 그 사진들을 보면 도대체 이분들은 먹으러 모였던 것 같습니다. 특히 장현건 선생님 같은 분은 거의 요리사 수준의 기가 막힌 음식을 만들어 수원 선생님들의 감동을 이끌어낸 분입니다.

 

전주모임 역시 위의 두 지역에 뒤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전주 모임은 2000년대 초반 젊은 교사들이 모이면서 수시로 번개모임, 음식모임을 가지면서 피곤에 지친 교사들이 함께 먹으면서 교제의 깊이를 더해 갔습니다.

 

적절힌 인용일지 모르나 박총 전도사의 책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시적이지 않은 혁명은 가라. 춤을 출 수 없다면, 난 당신의 혁명의 일부가 되고 싶지 않아.’

 

예수님은 중요한 순간마다 제자들과 함께 먹으셨습니다. 먹는 자리에서 말씀하셨고 사람들을 변화시키셨습니다. 그리고 성찬식을 통해 당신의 죽음을 기념하게 하셨습니다. 죽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 인간적으로 보면 항상 비장하고 슬퍼해야 할 것 같은데 아닙니다. 주님과 함께 하는 식탁에는 풍성함이,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말씀과 함께 음식을 나누는 식탁공동체가 형성되었던 대구, 수원, 전주에 부흥이 찾아왔던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고 봅니다.

지역모임에서 함께 음식을 나누는 일,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닙니다. 식탁을 공유해야 마음이 열리고 진정한 교제가 일어나며 우리의 사귐이 깊어질 수 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비추천 수 날짜sort
918 아이들과 야인시대 [1] 571     2002-10-29
1. 아이들과 "야인 시대" "야아!(긴 함성) 3반 오야봉 지나가신다!"(지난 토요일 5반 ㅇ이가 복도에서 그반 앞을 지나가는 나를 보고 자기반 아이들에게 했던 말) 오늘 4반 수업시간 시작전 여기저기서 들리는 소리 "야아! 3반 오야봉 오신다" 토요일은 결혼식...  
917 사랑은... 참 힘든 것 같다 [3] 519     2002-10-26
내가 나를 착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모든 이들을 사랑하고 있다는 착각... 이 정도면 좋은 교사가 아닐까 하는 착각... 이제 더이상 관계의 문제때문에 힘든 일이 없어 보이는 듯한 착각... 그래~~~ 정말로 그것은 착각이었다. 우리반의 한 아이로 인해 나는 ...  
916 축복해주세요!-안상욱선생님 [1] 419     2002-10-26
오늘 안상욱선생님이 결혼합니다. 자매는 TEM의 김미성선생님. 춘천교대,제일성결교회 커플로 오랜 사랑을 나눈 두 사람의 결혼. 이 가정을 통해 하나님은 아름다운 일들을 이루어가시겠지요. 결혼식은 신림역근처 웨딩아테네. 시간은 오후1시. 서울,경기에서 ...  
915 Re.. tcf수련회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342     2002-10-25
최원진자매님! 이런 반가울데가... 이번 수련회는 1월 21일 - 24일(3박 4일) 천안 나사렛대학교 에서 열립니다.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곧 홈페이지에 게시될 겁니다. 저번 세미나때 제가 얘기 한 것 처럼 참가가 당연히 가능하고 모두가 크게 환영해드릴거예요...  
914 tcf수련회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2] 441     2002-10-25
안녕하세요. 저는 교사의 꿈을 품고 있는 최원진이라고 합니다. 저는 ivfer로 활동중이구여, 한양대 안산 캠퍼스 영문과 4학년에 재학중입니다 ivf에서 하는 진로적성 세미나에서 박은철선생님을 뵙고 이렇게 tcf 홈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졸업하기전, 마지...  
913 누가 이 아이를...2 [1] 393     2002-10-25
*ㅅ이야기 지난 2년간 나한테 수학을 배웠던 아이. 유난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말이 안되는 행동을 많이 해서 특별히 지도를 많이 했던 ㅅ. 어제 아침 제 옆자리의 자기 담임을 찾아왔는데,배를 움켜쥐고 걷지 못하고 있더군요. 처음에는 조퇴하고 싶어서 일...  
912 <성명서> 리니지의 18세 이용가 등급 분류에 대한 우리의 입장 474     2002-10-25
리니지의 18세 이용가 등급 분류에 대한 우리의 입장 온라인 게임 리니지의 18세 이용가 등급 분류에 대한 우리의 입장 2002년 10월 17일 엔씨 소프트사의 리니지가 '18세 이용가' 등급 분류를 받은 사실로 인해사회적 논의가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  
911 누가 이아이를 구제할까?-1 [2] 557     2002-10-25
1. 이 얘기에 앞서서 *어제 남양주모임이 있는날, 김정태선생님이 대구 모임을 나가며 했던 말 "모임을 두개 나가니 은혜도 두뱁니다" 나도 춘천외에 모임을 하나 더 나가니 은혜가 두배이상,우리 봉화중선생님들이 나외에 4명씩이나 남양주모임을 가고 있어서...  
910 Re. 추천합니다. [1] 355     2002-10-24
얼마전 김덕기 선생님의 인성보고서를 읽었습니다. 1년 동안 선생님이 학교와 대구 TCF에서 해오신 일들을 글과 사진으로 정성껏 정리한 자료였습니다. 다들 아시는 대로 선생님은 세심함과 따뜻함의 대명사이십니다. 선생님의 보고서에는 그러한 인품이 학급...  
909 돈을 훔치는 아이 [1] 1048     2002-10-23
안녕하세요 저는 춘천교육대학교 4학년에 재학중인 김소진입니다. 제가 공부방이라는 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그 아이중 한 아이가 어제 다른 교사의 지갑을 훔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공부방 아이들이 거의 편부 편모 가정이듯 그 아이도 아버지와...  
908 하지영선생님의 또 다른 책 [4] 601     2002-10-23
하지영선생님이 보내주신 논문을 방금 다 읽었습니다. " 청소년기 열등감 극복을 위한 인지상담적 접근 " 공허하고 딱딱한 이론서나 감상적 체험기가 아닌 깊은 신앙과 학문적 열정에 기저를 둔 사람에 대한 애정 미래에 대한 안목 전인적 성장과 치유에 대한 ...  
907 캄보디아에서 교사를 구합니다. 448     2002-10-22
안녕하세요 갑자기 넘 추워졌어요 감기 조심하시구요 캄보디아 한인선교사 자녀를 위한 MK 선교사를 모십니다 1. 분 야 : 보육교사(유치부), 국어교사, 예체능 교사 : 2-3명 2. 자 격 : MK 교육에 소명이 있는 세례 교인 이상의 선교 헌신자로 2003년 1월부터 ...  
906 무슬림을 위한 30일기도운동안내 529     2002-10-21
"무슬림을 위한 30일 기도운동(=역라마단 기도운동)“ 예수전도단에서는 해마다 무슬림을 위한 30일 기도운동을 하고있습니다.라마단이란? 전세계적으로 12억이 넘는 무슬림들(이중절반은 청소년과 아이들)이 이슬람 월력인 아홉번째달에 새벽부터 해질때 까지 ...  
905 Re.. 그래.. 난 네가 그럴 줄 알았어 [1] file 622     2002-10-19
 
904 네가 그럴줄 알았어 [1] 423     2002-10-19
9월 한달.. 몸이 안 좋아서 보건실 신세를 일주일에 2-3번씩 졌었다. 당연히 보건 선생님과는 친하게 되고 남편 이야기, 자식 이야기.. 거의 아줌마의 대화였지..^^* 그러던중 가끔 교사의 대화로 흐르곤 하는데 .. " 어떤 애가 인터넷실 복도를 하도 뛰어다니...  
903 취업 전 교육 사례 & 카풀맨들에게 고함 [1] 751     2002-10-18
일전에 학생들의 취업을 앞두고 학급활동시간에 늘 하던 '3분 묵상'을 실시했습니다. 3분 묵상은... 요즈음 아이들의 특성이 어른의 훈계를 지긋하게 앉아서 듣지 못(?)하는 지라 고민 끝에 마련한 아이디어입니다. 원동연 박사의 '5차원전면교육법' 책을 참고...  
902 가을이다(2) [2] 361     2002-10-17
가을이다. 내 나이도 벌써 내년이면 서른이란다. 언제 어떻게 이만큼의 인생을 살아왔는지... 세월이 살갗이 빠름을... 실감하게 된다. 돌아보면.... 나에게도 추억거리가 많다. 어린시절 자연가운데서 해가 어둑할 때까지 동네 아이들과 놀았던 시절... 잘 기...  
901 송인수3서 375     2002-10-17
송인수입니다. 일대일 결연 11월 2일, 9일 행사와 관련하여 지역별 행사 내역을 홈페이지에 올려서 선생님들에게 안내를 하려고 합니다. 강원의 임영규 선생님의 경우는 조금 특별해서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다른 지역의 경우엔 모이는 장소, 시간, 프로그램...  
900 송인수후서 343     2002-10-17
편지를 통해서 말씀드렸다시피, 예비교사길라잡이와 좋은교사 길라잡이를 전국 교대, 사대 기독교수들과 선교단체 실무자들에게 보내고자 합니다. 단체나 지역모임 리더분들께서 관리하고 있는 리스트가 있으면 속히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가급적이면 이번 ...  
899 송인수전서 [3] 419     2002-10-17
10월 28일부터 kbs2에서 「사람이 아름다워라」라는 신설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그 첫 프로그램으로 좋은교사운동 소속 교사의 사례를 인간극장 식으로 다루고 싶다고 프로듀서가 연락을 해왔습니다. 그분의 취지는 교육이 어두운 세상에서 이런 좋은 선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