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시작

홍주영
학기초부터 시도하려 했던 아침 활동을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어제 아이들에게 아침활동에 대한 공고를 했는데 모두들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오늘은 '미디어 속으로'를 하는 날. 오늘은 내가 TV에서 본 멋진 장면을 그리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늘 보는 TV라 그런지 쉽고 재미있게 장면을 그렸다. 진작에 시작했을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기쓰기 방식도 새로 바꾸었다. 매일 모든 아이들의 일기를 다 거둬서 검사했는데 날마다 번호를 정해 일기를 검사하기로 한 것이다. 다양한 일기 방식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이제 아직 저학년도 아니고 내가 매일 주제를 정해주는 것보다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선택하는 자율성을 주어야겠다 싶어서이고 정해진 요일의 아이들의 일기를 보며 그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에서다.
오늘은 책은 한번도 안펴고 과학상상 그림그리기나 과학 발명 만화 그리기, 과학 글짓기나 과학 독후감 쓰기를 했다. 이제 정말 지도를 했다. 처음 3학년 올라와 수채화물감 그리기를 했다가 온동네 다 흘리고 물감을 쓰다보니 다 번져서 그림이 망쳐지고 했는데 오늘은 어떻게 할 건지 차근 설명을 하고 주의를 주고 했다. 그러니 이제 좀 나아졌다.
원고지도 쓰기 지도, 독후감 쓰기 지도를 하고 시작했더니 그래도 나았다. 이게 정말 지도구나 싶다. 이제 4년째 하는 연례행사지만 모처럼 지도를 하고 제대로 가르쳤구나 싶다.
교사의 말한마디, 주의 하나가 이렇게 중요하구나 싶다.
오늘도 여전히 건호와 동현이와 동완이와 씨름을 했다. 여전히 수업시간에 자리를 지키지 않고 종이치면 밖에서 맴돌다 늦게 들어온다. 몇번 찾으러도 나가고 했지만 내가 힘이 빠진다. 결국 건호와 동완이를 나홀로 조로 옮겼다.
그리고 또 한번만 더 수업시간에 자리를 지키지 않고 밖에 나가면 학부모님이 와서 문을 지키라고 했다. 우리 교실은 열린 교실이라 복도 벽이 없고 문이 없고 밀고 당기는 식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어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잠시도 가만히 자리에 앉아 있지 못하는 아이. 계속 돌아다니거나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 학교에서 와서 도대체 무얼하는지 하라는 건 하나도 안하고 딴짓만하다 집에 가는 아이.
나의 힘으로 이젠 지치고 할 수 없는 것 같다. 그래도 학기초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 나 스스로 위로하지만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건 사람이 아니라 오직 주님뿐이심을 다시 한번 더 고백한다. 더 많이 이 아이들을 위해 무릎으로 주님께 나아가야겠다.
요즘 몸도 피곤하고 목도 쉬어서인지 열심히 간절히 기도하지 못하는 것 같다. 간절히 기도할 힘을 주시길.
이제 내일부터 성경공부가 시작된다. 신청서와 학부모 동의서를 낸 아이는 모두 8명. 진영이, 병준이, 석민이, 영길이, 소연이, 영철이, 민교, 정윤이다.
내일이 올해 첫성경공부 모임이라 긴장이 된다. 계속 생각하고 기도하고 있긴 한데 아직도 정확히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하나님께서 지혜를 허락하시길.
나는 부족하지만 내가 성경공부 안내서에 쓴 것처럼 성경공부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참된 하나님의 자녀로서 변화되어지길 그분에 의해 빚어지길 간절히 소망한다.
조회 수 :
390
추천 수 :
7 / 0
등록일 :
2002.04.12
21:35:10 (*.229.130.130)
엮인글 :
http://www.tcf.or.kr/xe/freeboard/101011/950/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01011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비추천 수sort 날짜
2598 정말 힘들다. [4] 416     2002-04-12
1학년이 힘들다. 3교시를 하고 나면 머리가 핑~~돈다. 1학년을 맡고 난 후 근막염에 걸렸다. (물론 계속적인 과부화로 인했겠지만 1학년을 맡은 후로 심해졌다.) 어제는 눈물이 피잉~~돌았다. 참느라 혼났다. 원덕이...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아이 아니다. 내...  
» 또 다른 시작 홍주영 390 7   2002-04-12
학기초부터 시도하려 했던 아침 활동을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어제 아이들에게 아침활동에 대한 공고를 했는데 모두들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오늘은 '미디어 속으로'를 하는 날. 오늘은 내가 TV에서 본 멋진 장면을 그리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2596 그럴수록 더욱 씩씩하게 ^^ [2] 388     2002-04-15
많은 분들이 걱정해 주셨어요. 죄송하고 감사하고 내가 얼마나 위로가 필요한 사람인지.. 얼마나 공감이 필요한 사람인지 이번에 다시 한번 알게 됩니다. 오늘 아이들의 발달단계에 관련한 책을 좀 사러 갈 생각입니다 1학년 아이들 .. 저학년 아이들의 신체적...  
2595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법 (4). 597     2002-04-15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법 (4) 최문식 2001년도에 있었던 일입니다. 하나님의 일하심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저에게는 참으로 대단한 우상으로 여기는 것이 있습니다. 다름이 아닌 낚시입니다. 이것을 한번 가면 밤새우는 것은 기본이고 며칠이라도 하니 말입니...  
2594 울산지방 tcf? 입니다.. [6] 475     2002-04-16
안녕하세요~~ 저는 부산교대 ivf를 졸업하고, 이제 2년차로 울산에서 교사생활을 하고 있는 김은영입니다. 먼저 울산지방 tcf?라는 말에 놀라셨죠? 네^^ 울산에는 tcf가 없습니다.. 그런데, 지난 겨울 학교 선배이신 김정태 선배님과 부산지방 tcf대표님을 만...  
2593 실행위원회 약도와 연합 휴직교사 후원금 입금 file 433     2002-04-16
 
2592 하진이와 만원 [3] 364     2002-04-17
며칠전 부산에 사는 남편 친구가 춘천에 왔었습니다. 오랜만에 저희집을 어떤 일로 들렀는데 하진이와 주윤이가 토요일이라 어린이집을 가지 않고 집에서 둘이 놀고 있었지요. 그 아저씨는 만원짜리 한장을 하진이에게 주면서 "동생하고 똑같이 나눠 가져라"라...  
2591 Re..선하언니! 323     2002-04-17
지인이에요~ ^^ 언니 결혼식때 못가봐서 미안하고 또 섭섭하고 그러네요.. 그 때 제가 장염으로 고생하고 있어서리.. 언니 글 읽어보니깐 1학년~ 아~ 공포의 1학년! 전 5학년이에요. 갑자기 울 반 녀석들이 넘 고맙게 느껴지네여. 이만큼 커 주어서~ 울반도 장...  
2590 드디어..비법을 터득하다.. [4] 449     2002-04-17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을 저는 이제 터득했습니다. 우리반 아이들에게 화 안내는 방법!!! 상황1 승현이: 선생님 원덕이가요 지나가는데 저를 밀었...(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 (원덕이를 홱 돌아보며) 서원덕..일어섯! 원덕이: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자기 ...  
2589 이런 교사가 되라 421     2002-04-19
.. 1.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학생을 알고 그를 감동시키라. - 학생들을 대하고 가르칠 때 혹시 자기 자신의 만족을 위해 하지는 않는지 곰곰이 생각해 봅시다. 오직 주님만을 위해 학생들을 올바로 가르치고 그들의 마음을 울려야 합니다. 2. 하나님을 위해 ...  
2588 정말 오랜만에 318     2002-04-19
정말 오랜만에 아이들에게 크게 꾸중하거나 화내지 않고 아이들을 집에 보냈다. 이번 주 동안 거의 매일 아이들을 혼내고 야단치고 그렇게 아이들을 보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일기를 쓰기도 부끄러웠다. 어제 TCF 조모임에서 나눈 것처럼 요즘...  
2587 서로의 입장이 되어본다는 것.. [3] 356     2002-04-20
저의 시아버님이 간암 말기이십니다. 병원에서는 6개월에서 길어야 9개월이라고 하십니다. 발견된 것이 작년 12월이니 벌써 5개월이 되었네요.. 아버님이 요즈음 안 좋으십니다. 그래서 모두들 예민해져있구요.. 저는 감기가 걸려버려서 병원에도 가지 못하고 ...  
2586 Re..아름다운 섬김에 깊이 감사 [2] 342     2002-04-21
이현래선생님 아름다운 섬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내려갈 때는 3시간 30분이 걸렸는데 올라올 때는 서울 톨게이트까지 1시간 30분 걸렸습니다. 영철선생님 모셔다 드리고 집에 오니 새벽 1시 경 되었습니다. 굉장히 위험한 순간도 있었는데 주의 은혜로 무사...  
2585 Re..감사합니다! 374     2002-04-22
잘 도착하셨는지 궁금했었는데..고생을 많이 하셨군요 고속 터미널에서는 춘천쪽에 운행을 하지 않고.. 시외버스중에 고속형이 있어서 빨리 가는 것과 여러군데 들리는 것이 있나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2584 Re..감사합니다! 338     2002-04-22
저는 잠까지 재워주시고 정성껏 아침식사까지 챙겨주시고 희주와 이현래선생님의 배웅을 받으며 춘천에 온 시각은 오후 2시 30분.알고보니 고속버스도 있다고 하던데 혹시 춘천에 오실때 절대 제가 탄 버스 타지 마세요.구석구석 들르는 곳이 참 많았습니다. ...  
2583 Re..사모님께도 감사드립니다. 344     2002-04-22
환상적인 회덮밥과 요리책에서나 볼 수 있었던 '티라미슈'를 직접 맛 볼 수 있게 해 주시고 ('티라미슈'가 뭐냐구요? 직접 드셔보신 분만이 그 맛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박은철 선생님 아들 선재까지 돌보시느라 고생하신 사모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덕분...  
2582 Re..잘 도착하셨는지요? 349     2002-04-22
시골 다녀오느라 이제야 접속합니다. 예전에는 청주라고 하면 낯선 땅이었는데 이현래선생님이 계신 곳이라고 생각하니 참 정겹고 가고 싶어지는 곳이 되더군요. 그날의 섬김과 배려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청주에서의 밤 가슴 벅차오르는 감격과 흥분이 아...  
2581 잘 도착하셨는지요? [4] 345     2002-04-21
어제 실행위원 모임하고 가신 분들 잘 도착하셨는지요? 모처럼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고 여유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강영희 선생님은 조금 전 9시 5분차를 타기 위해 터미널에 내리셨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박은철 간사님 수고 많으십니다...(그리고 수원팀들.....  
2580 참 찔리네요! 320     2002-04-21
세 곡이 메들리로 되있는 건데 두번째 곡, 가사가 예술입니다...!!! 아이들의 찬양속에 우리가 놓치는 많은 부분이 있네요...^^; 참 웃음이 나오는데...어딘지 모르게 찔리는 건 왜일까요?... 반성해야겠습니다...그리고 우린 그러지 맙시다~!!  
2579 실행위원 모임 잘 마쳤습니다. file 375     2002-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