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리니지의 18세 이용가 등급 분류에 대한 우리의 입장

온라인 게임 리니지의 18세 이용가 등급 분류에 대한 우리의 입장

2002년 10월 17일 엔씨 소프트사의 리니지가 '18세 이용가' 등급 분류를 받은 사실로 인해사회적 논의가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가 진행되면서 게임사와 일부 게이머들의 의견만 대변되고, 교사와 학부모의 의견은 소외된 채 여론이 호도되는 안타까운 상황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어 본 성명서를 발표하고자 한다.
온라인 게임의 사회적 폐해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의 결정이 게임사에게 사회적 책임을 묻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의 의미를 높게 평가한다. 오히려, 게임의 사회적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사회적 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현실을 볼 때, 영등위의 결정은 늦은 감이 있다.

<게임의 유용성>
게임은 우리에게 삶의 활력소가 되며, 정보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 특히, 리니지의 경우 정교한 판타지 영역을 개척하였고, 화려한 그래픽 기술 발전을 이룩하여 외국에 수출까지 함으로써 게임이 고부가가치 산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인식시켜 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게임의 유용성과 리니지의 긍정적 역할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문제점과 부작용을 우리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리니지의 문제점>
리니지는 전체 사용자중 1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한다. 그러나 청소년들조차도 리니지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의견에 상당수가 동의한다. 그 지적된 문제점으로
첫째, 리니지는 PK(player killing)를 허용함으로써,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이겨야한다는 잘못된 가치관을 청소년들에게 심어 주고 있다. 이러한 PK 허용은 아이템의 현금 거래 및 게임 중독의 원인이 된다. 뒤틀려진 게임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PK가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한 책임을 게이머에게 돌리기 이전에 게임 기획 단계에서 여러 가지 부작용을 알면서도 PK를 허용한 게임 개발사 NC소프트사가 1차적으로 져야 한다. 이와같은 양육강식의 코드를 가지고 있는 리니지가 청소년들이 이용하기에 과연 적절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영등위의 등급 판정 이전에 NC소프트사가 먼저 스스로 던졌어야 했다.
둘째, 리니지는 아이템의 현금 거래로 인한 다양한 범죄 유발 가능성을 안고 있다. 2년 전에도 리니지는 사회 문제였고, 18세 이용가 판정이 유력했었다. 그러나 게임산업 발전이라는 논리 때문에 NC소프트사의 노력을 전제로 전체가 판정을 받았었다. 그러나 이후 상황은 오히려 악화되었다. 사이버 경찰청 자료에 의하면 게임 관련 사이버 범죄 발생 건수가 지난 2000년 하반기에 488건이던 게임 관련 사이버 범죄가 올해 상반기에 15,470건으로 폭증하였다. 사이버 전체 범죄에서 게임관련 범죄가 차지하는 비중도 26.3%에서 54%로 크게 증가하였다. 검거 인원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온라인 범죄중의 상당수가 리니지 게임 관련 아이템 거래의 사기, 현실 폭력, 해킹이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셋째, 리니지는 청소년들에게 사행심을 조장하고 있다. 게임의 레벨을 높이거나 좋은 아이템을 소유함으로써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을 청소년들에게 심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잘못된 인식은 게임을 삶의 여유와 활력소를 위한 도구로 즐기게 하기 보다는 돈벌이를 위해서 게임을 하게 만들어 많은 사회적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 심지어는 전문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청소년들을 악용하는 전문 업체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들에게 리니지는 게임이 아니라 돈벌이 도구일 뿐이다.
넷째, 리니지의 중독성을 들지 않을 수 없다. 리니지는 게이머를 레벨화시키고, 일정 시간 이상 투자하거나, 다른 게임에 비해 아이템의 중요성이 지나치게 높아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있어야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있게 하는 구조를 가졌다. 리니지 게임 자체가 중독을 유발시킬 수 있는 많은 장치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청소년들의 8 - 30 % 이상이 인터넷에 중독되어 있다는 심각한 현실은 안전 장치를 고안하지 않은 게임사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다섯째, 리니지 게임 내에서 나타나는 폭력성을 들 수 있다. 모든 캐릭터가 죽이지 못하면 죽임을 당해야 하는 구조이다. 리니지의 게임 내에서 캐릭터의 피가 튀긴다든지,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를 내게 하는 것은 폭력성의 전형이다. PK의 문제점이 누차에 걸쳐 지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개 서버를 제외한 40여개의 서버에서 모두 PK를 허용한 것은 NC소프트사의 기업 윤리에 의문을 갖게 한다.

<리니지의 18세 이용가 결정의 타당성>
위와 같은 문제점을 볼 때 리니지는 애초부터 청소년들이 이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게임이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처럼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리니지를 사회적 무관심 속에 청소년들이 이용하게끔 방치하였다. 영등위의 리니지 18세 이용 등급 판정은 청소년들이 이용하기에 적합한 게임의 수준은 무엇인가에 대한 화두를 제시한 것이다. 나아가, 지금까지 게임 심의의 주된 기준이었던 선정성과 폭력성을 넘어서서, 중독성이라든지 사회적 부작용을 고려한 종합적인 심의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리니지의 등급 조정은 매우 타당한 것이다.
NC소프트사의 리니지가 외국에 수출을 하고, 게임 산업의 기수 역할을 한 공로가 매우 큼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게임의 산업적 효과만을 고려하여,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교육적 효과와 일상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한 채 게임 산업의 위축을 운운하며 책임을 영등위와 정부에 돌리는 식의 태도는 기업 이기주의에 불과하다. NC소프트사는 교사와 부모들이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보다 건전하고 유용한 게임을 만드는 것이 오히려 게임 산업을 살릴 수 있는 지름길임을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청소년이 게임에 중독되거나, 게임 관련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 그 책임을 개인에게 귀착시켜 왔다. 그 결과, 산업은 번창하였으나 인간은 황폐화되는 정보화의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났으며, 가장 큰 피해자는 청소년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관점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기업에게도 일정 부분의 책임을 묻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하며, 정보 소비자로서 기업들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과 요구를 과감히 제기하여야 한다. 이러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생각하여 볼 때 NC소프트사 스스로 리니지의 부작용을 감안하여 성인용으로 서비스를 전환하던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획기적인 장치를 고안하여야 할 것이다.
NC소프트사를 비롯한 게임 제작사들은 사회적 약자인 청소년에 대한 배려와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스스로 인식하여 게임을 제작·운영하여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이제는 청소년들이 보다 건전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인터넷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어야 하는데 일익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환경 제공을 위해 정부, 기업, 시민단체, 학부모와 교사가 적극 나서야 할 때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리니지의 18세 이용가 결정은 타당한 것이며, 재심의에서도 동일한 등급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 그것이 인터넷에 의해 부지불식간에 고통받고 피해받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사회적 배려일 것이다.

우 리 의 요 구

1. NC소프트사는 영등위의 결정을 수용하고, 아동 청소년에게 해악을 끼치는 리니지를 대폭 개선하여 건전한 게임문화 정착과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노력해주기 바란다.

2.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제작사의 요청에 의한 재심의에서 리니지 게임을 18세이용가 등급으로 결정해야한다.

3. NC소프트 사의 온라인 게임 리니지에 대한 18세 이용가 결정을 계기로 정부당국은 온라인 게임으로 인한 청소년 폐해에 대해 보다 큰 관심을 갖고 대책을 마련하기를 촉구한다.


2002년 10월 23일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 운동,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인터넷 피해 청소년 지원 센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의교육시민연합, 좋은교사운동 산하 15단체, 청소년 네스튠,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학부모정보감시단,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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