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와 딸 셋은 특수 시설로 향하고 있었다.
큰딸 메리는 열두 살, 조앤은 아홉 살,
막내 루스는 18개월. 막내 루스가 장애아로 태어났기 때문에,
우리는 그 슬픈 길을 조용히 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루스를 특수 시설에 넣으라고 충고했
다.

"짐이 훨씬 덜할 거예요."

"자기와 비슷한 아이들과 사는 데 루스에게도 훨씬 좋을걸세."

"다른 아이들도 생각해야지. 장애인이 있는 가정에서 자란다는
게 얼마나 힘들겠어."

나는 차 안의 침묵이 너무 무거워서, 라디오를 켰다.
뜻하지 않게 동창생이 출연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양다리가 없는 친구였다. 그는 지금 장애인을 고용하는 단체의
회장이 되어 있었다.
그는 어린 시절을 회고하면서, 어머니와 나
누었던 대화를 들려주었다.

"어머니가 제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장애를 가진 아기가
세상에 태어날 시기가 되면,
하나님과 천사들은 회의를 열어 이 아이를 어느 집으로 보낼지
결정한단다. 어느 가정이
아이를 사랑해 줄지. 그래, 네가 태어날 때는 우리 가정이 선택
받은 거야.'"

이 말을 듣자마자 아내 에드나는 몸을 숙여 라디오를 껐다. 그리
고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
로 말했다.

"우리 당장 집으로 가요."

루스의 작은 얼굴을 만져보았다. 얼마나 해맑고 예쁘던지. 그 순
간 깨달았다. 루스가 우리
에게 온 것은 목적이 있다는 것을. 20년 간 연락 없이 지내던 친
구가 하필 그날 라디오에서
내게 그런 말을 하다니... 기적이 아닌가. 단순히 우연일 뿐일
까? 아니면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이 우리를 붙들어서, 앞으로 루스로 인해 우리가 풍요로
운 삶을 영위하도록 도와준
것일까?

그날 밤, 아내는 새벽 3시까지 자지 않고 생각에 잠겨 메모했
다. 아침이 밝자, 우리는 그 메모를 가지고
<하늘이 주신 아주 특별한 아이>라는 시를 썼다.


지상에서는 아주 먼 곳에서 회의가 열렸다.
천사들이 하나님께 말했다.

또 아이가 태어날 때가 되었습니다.
이 특별한 아이에겐 큰 사랑이 필요할 겁니다.
아주아주 더디게 자라는 것 같을 테니까요.

할 줄 아는 것도 별로 없는 듯 보이고,
저 밑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특별한 보살핌이 필요할 겁니다.

아이는 달리거나 웃거나 놀 줄도 모르고,
생각이 아주 먼 곳에 머물 겁니다.
여러 가지로 적응하지 못할 테고,

장애인으로 알려지게 될 테지요.
그러니 아이를 어디로 보낼지 신중히 정하세요.
저희는 아이가 만족스런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하나님, 당신을 대신해서 특별한 일을 맡을
부모를 찾아주세요.

그들은 당장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깨닫지 못하겠지만,

이 아이가 하늘에서 보내지면
믿음이 강해지고 사랑도 더욱 커질 것입니다.

곧 그들은 하늘의 선물을 돌보는
특권을 얻었음을 알 것입니다.

그들에게 맡겨진 보드랍고 여린 아이가
하늘이 주신 아주 특별한 아이임을.
조회 수 :
842
등록일 :
2001.11.10
09:39:23 (*.90.236.205)
엮인글 :
http://www.tcf.or.kr/xe/freeboard/100020/29f/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00020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sort 비추천 수 날짜
738 Re..이전 답변 보충입니다. 359     2001-12-10
선생님 아래의 답변을 조금 수정 및 보충을 하겠습니다. 2번  
737 마음이 아파요... 354     2001-12-11
벌써 한반을 맡아서 그 아이들과 생활을 해 온지도 거의 1년이 됩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학기초부터 계속 기도해 왔던 일, 기독교사 모임의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 가정방문 했던 일, 아이들의 깜짝 생일 파티를 받은 일, 아이들과 개인별 노트 나눈 ...  
736 시 한편 읽어보세요. [2] 381     2001-12-12
혹시 기억하시나요? 10월 정도에 올렸던 우리반 아이들의 시 .. 그중 가장 인상깊었다고 말씀해 주신 시가 바로 이 시였습니다. 제목: 낙엽 나무의 자식 나뭇잎 가을이 되면 자식이 집을 나간다. 빨갛게 노랗게 성이나 집나간 자식들 자기이름 스스로 낙엽이라...  
735 발자국 392     2001-12-14
..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삶이 힘들고 어려워 지치신 분들에게 용기와 소망을 드리고 싶습니다. .. .  
734 Re..장황한 윗 글에 대한 이해를 간략히 하는 글 465     2001-12-19
[re] 홍세기 간사님!! 윗 글 꼭 읽어 주세요. 먼저 전화로라도 말씀을 드려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초등학교 5학년인 우리 디모데 아이들 중에 교사에 대한 비젼을 갖고 있는 얘들이 있습니다. 그 아이들이 수련회에 아이들을 돌보는 보조교사로 섬기면서 수...  
733 신재식 선생님 [1] 352     2001-12-20
수련회 오는 방법을 공지사항에 올려 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할 수 있지만 ^^ 디렉터의 일이라 사료 되옵니다. 단체로 오시는 분들 이외에 버스나 기차, 그리고 자가용을 이용하는 분들을 위해 약도와 오는 방법을 부탁드립니다. 오늘 5시에 뵙겠습니다....  
732 교회 옮기는 문제에 관해 보낸 편지 1006     2001-12-22
- 교회를 옮기는 문제로 고민하며 기도 부탁한 동생에게 보낸 글입니다. 여러분에게도 좋은 나눔이 될 것 같아 띄웁니다. "내 신앙 생활의 중심은 교회입니다. 내 사역의 중심은 학교입니다. 그리고 내 삶의 중심은 하나님입니다."라며 일을 더 맡길 바라는 교...  
731 119 신고 소식(이재동, 김소명 관련) 717     2001-12-24
12월 21일 금요일 저녁 대구의 이재동, 김소명 선생님으로부터 119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재동 형제는 경북 칠곡에 있는 고등학교 만기로 후임지를 위해 기도하던 중이었고 소명 자매는 지난 가을에 대구에서 두 명 뽑는 국비 유학(미국) 시험에 합격한 상태입...  
730 수련회 다녀와서-감사합니다. 347     2001-12-29
그 어느때보다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절묘하게 경험하며 참여한 수련회,처음엔 너무 자극적인 것을 원했는지 실은 마음이 민밋했는데 갈수록 잠잠하게 은혜를 주시더군요. 꼭 필요한 말씀을 듣게 하시고 만날 사람들을 만나게 하시는등 세밀하게 도우시는 하...  
729 Re..맞아 맞아 345     2001-12-31
그렇습니다. 정선 선생님들 화이팅 이유영,권미영,고수영,이정미 선생님들 화이팅을 외칩니다. 꼭 기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힘내세요.  
728 예비교사의 수련회 382     2001-12-31
tcf가 뭔지도 몰랐던 어리버리 예비교사에게, 1차 시험을 보고 방에서 뒹글던 예비교사에게, 이번 수련회는 하나님께 받은 선물이었습니다. 눈물나도록 감사한 하나님의 축복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조장으로 섬겨주셨던 옥미나 선생님과 30조의 세 분 선생님...  
727 기독교사의 비젼(12.27) 497     2002-01-02
세번째 강해 설교 기독교사의 비젼(요21:1-17) 꿈은 성경에 비추어 재해석되는 것이다. 성령으로 확인되어야 하는 것이다. 야망은 더높이,빨리,멀리 나를 쫓는 것, 나의 계획이 중요한 나의 왕국 내 눈을 들어 나를 보는 것, 내가 높아지는 것, 내가 위대한 종...  
726 파송의 지침(12.29) 393     2002-01-02
파송예배 파송의 지침(눅10:1-20) 첫째,공동체에 깊이 소속되어 있어야 한다. 공동체에 강한 소속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공동체로 일하며 공동체 안에 있을 때 하나님의 은혜가 더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최대이 전략은 tcf핵심멤버이다. 둘째, 추수할 일꾼 ...  
725 Re..임산부를 위한 수련회 활용 팁 좋았습니다. 389     2002-01-04
임산부를 위한 수련회 활용 팁을 책자로 펴 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724 Re..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438     2002-01-04
감사합니다.  
723 Re..기다림의 본질은 약속을 믿는 것임을... 404     2002-01-05
>기다림의 본질은 약속을 믿는 것임을, 그리고 미래에 성취되어질 것이 이미 시작되었음을 바라보며 현재를 능동적으로 살며 그 곳에서 인내하며 기다리는 삶이라는 것을... 나 자신을, 내 삶을, 내 미래를 통제하고자 하는 불가능한 것을 포기하고 하나님이 ...  
722 Re..반갑습니다. 432     2002-01-04
수련회에 참석하면서 차안에서 심은희 선생님께 선생님의 소식을 좀 들었습니다. 이번 수련회때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좀 아쉽네요. 런던에서 잘 지내시고요.... 다음에 또 뵐 날이 있겠지요.... 건강히 잘 지내세요.  
721 그물을 다시 던져라.??? [1] 451     2002-01-04
수련회 가기전의 마음은 1년의 모든 수고가 허무하게 끝을 맺은 기분이라고 할까? 1년동안 여러가지 일들을 함께 겪으며, 끔찍히도 사랑했던 아이들. 4시간 넘는 출퇴근 시간에도 그 아이들 생각만 해도 참을 수 있었던 나날들이었는데, 12월의 카페를 우연히 ...  
720 가슴이 뭉클~또 하나의 생각! 351     2002-01-05
다시보는 수련회 사진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 집니다. 마음이 연약해지고, 안개에 쌓인 듯한 시간이 온다해도 수련회 때 받은 은혜를 생각나게 하는 사진을 보면 다시금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사람의 수고가 저희에게 얼마나 큰 은혜가 되는지요....  
719 Re..말씀으로 산다는 것은... 372     2002-01-09
말씀으로 산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최승민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 참 마음이 아프기도 했지만 참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수련회때는 똑같이 평안하고 기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수련회이후인 것을 늘 느낍니다. 선생님께 일어났던...